요즘은,
힐링(healing)이 대세다.
‘마음의,
병을 치유해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
떠나는,
순간 힐링은 시작된다.
‘구국의 성지 여수’
여수 진남관(여수시 군자동에
있는 조선후기의 군사용 목조
건물) 옆, 육교에 쓰여 있는
글귀다.
하긴,
여수하면 이순신이고, 이순신
하면 거북선이니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얘들아,
저기 벽면 좀, 보아라.
역사탐방 다니면서 너희들에
게 이 할아버지가 귀가 따갑
도록 강조했던 말 아니더냐”
5.18,
광주 사건을 다룬 ‘택시운전사’
영화를 촬영했다는 다실을 지
나, 여수 여행선물 1위를 자랑
한다는 ‘딸기 모찌’를 맛보는
건, 여행자의 예의.
손주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워터 파크.
그 뷰가,
한려수도를 지키고선 여수 바
다를 배경으로 한다면, 즐거움
은 배가 될 터.
바다를,
여행 왔는데 생선회가 빠지면,
앙꼬 없는 진빵.
이제, 입이 호강하는 차례.
딱,
들어 있어야 할 것들만 적당히
모아 알맞은 맛을 낸다.
오후 6시 50분경.
여수선상,
불꽃쇼를 보기 위해 우리 일행
(14명)만 타는 배에 올랐다.
여수,
바다에 지는 붉은 노을을
본적이 있는가.
해가,
서산으로 지고 달이 떠오르면
여수의 낭만이 시작된다.
여수의,
아름다움에 한껏 취하려면 돌
산대교로 가야 한다.
어둠이,
적당히 감출 무렵 돌산대교의
불빛들은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흩뿌려져 있다.
다른,
나라에 와 있는 착각에 빠진다.
여수바다는,
밤에 보아야 제 맛이다.
휘황찬란한,
돌산대교를 지나자 거북선 배가
떠간다.
빨간,
색으로 바다를 물들이고 있는
건물 하나가 이색적이다.
2019년,
한국여자바둑리그 ‘여수거북선’
팀(지금은 ‘여수세계섬박람회’으로
바뀌었음)에 김은선 6단이 선수
로 뛴 적이 있다.
그때,
여수 투어를 저 건물에서 열렸
는데, 김은선 선수가 일본의 용
병 후지사와리나 선수(일본여류
1위)를 이겨 잠깐 화제가 되기
도 했다.
2000년도,
일본 기사 입단축하연에 초대되
어 함께 갔을 때, 어느 일본 여
류 기사가 다가와 “후지사와 리
나 이긴 사범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었으니까.
♫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스피커에는,
여수 밤바다의 풍경을 눈앞에
절로 그리게 하는 발라드 곡이
감미롭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지막이,
속삭이듯 끝나는 이 노래에 모
두들 취하고 말았다.
여수,
공업단지 앞에 배가 당도하자,
갑자기 여수 밤하늘에 ‘따 닥’
하고 폭죽이 터진다.
일제히,
‘와~’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삶의,
찌든 일상은 선상 불꽃쇼에
잠시 놓아두고 그저 오늘만큼
은 여수 밤바다에 취하면 그만
이었다.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여유를 만끽 하면
이것이 힐링 일 것이었다.
나의,
人生 하나가 기록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