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7%가 야간에 제기능 못해…청소 상태도 지극히 불량 - 범인·차량 식별 안돼 뺑소니사고 등에 속수무책
방범용 CCTV의 성능이 떨어져 야간 뺑소니사고에 속수무책인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박모(30)씨는 지난 13일 새벽 3시께 강릉시 금학동 대학로에서 주차해 둔 자신의 차량의 문이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 주변을 살펴본 박씨는 차량을 세워 둔 장소의 인근에 방범용 CCTV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박씨는 CCTV의 동영상을 확인한 경찰로부터 야간이기 때문에 도주한 차량의 번호판식별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처럼 CCTV 주변에서 발생해 강릉경찰서에 접수된 사고만 수십건에 이르지만 범인이나 차량의 식별이 되지 않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서 시내 각 지역의 CCTV 야간촬영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구형 CCTV의 경우 행인의 인상착의와 달리는 차량의 식별이 어려웠다. 심지어 CCTV로부터 불과 7~8m 앞에 주차된 차량의 번호판조차 알 수가 없었다. 또한 일부 CCTV는 청소상태가 불량해 먼지 등으로 인해 주간에도 차량 등의 식별이 어려운 상태로 방치돼 있기도 했다. 이는 강릉시에 설치된 방범용 CCTV의 97.4%를 차지하는 101개소 260대가 야간에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41만 화소급의 구형 CCTV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역광보정기능 등이 개선된 130만 화소의 CCTV는 지난해 11월 강릉교육지원청과 단오문화관 인근의 설치된 2개소에 단 7대뿐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09년부터 설치된 41만 화소급의 CCTV도 당시에는 뛰어난 성능이었다”며“지난해부터는 경찰과 협의해 성능이 개선된 130만 화소급의 CCTV를 설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CCTV의 설치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며 “예산상 수요만큼은 안되지만 지속적으로 CCTV의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 설치된 CCTV의 경우 야간 사물인식과 차량의 헤드라이트 빛에 취약점이 많다”며 “지자체와 협의해 성능이 개선된 CCTV의 설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