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글로리
그댄 나의 영광이다.
***
"나 오빠가 데리러 오기로 했어."
"왜?"
"왜긴왜야. 사귀는 사이니까 그렇지."
서울에 도착하니까 어느새 밖이 어두워졌다.
저녁때도 놓치구. 배고파 죽겠네.
저놈도 배고플텐데.
"야. 이틀남은거 알지?"
"아,응...."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됬나.
와-0-.....빠르다 빨러.
처음엔 정말 거절할 생각과 변명밖에는 머릿속에 있지않았는데
지금 정말 솔직히.... 내 마음을 들여다 보면 솔직히 고민이 된다.
요즘들어 자꾸 이 녀석하고 있으면 재밌고. 웃게되는것만 같아서 얘랑 같이다니면
즐겁겠다는 생각도함께.
"곧바로 집에가. 알겠지?"
"그렇게 걱정되면 데려다 주던가~"
"아 됐고요~ 니 친구들 걱정되네. 전화한번 해보지."
"답답하면 지네들이 와. ....야."
"이게 진짜 누나라고 하라니까! 왜!!!!!!!"
"..형.....올때까지 기다려 줄까?"
멋쩍은듯 뒤돌아서 말하는 녀석.
푸하. 귀엽다.
이럴때보면 고등학생이 아니라 짝꿍좋아하는 여덟살 새내기 초등학생인데 말야.
우스운 마음에 한참을 조용히 있다가 영광이 앞으로 걸어갔다.
"깐돌아. 이 누나 걱정하지말구. 너 조심히 들어가. 난 괜찮으니까."
"싫으면 싫은거지 왜 깐돌이래!"
"으흐흐-.,- 밤바람차다! 얼른 들어가! 나도 오빠 오면 바로 집으로 갈거야."
핸드백으로 등을 퍽퍽 치는 날 못마땅하게 바라보더니
자판기로 달려가 따뜻한 캔커피를 하나 뽑아온다.
와 따뜻해>_<......
"춥다. 기다리다 안오면 나 부르고. 심심하면 부르고. 보고싶으면 부르고."
"아이고 됐네요~"
"나 간다."
웃으며 말하는 날 한심하단듯-_-.... 잠깐 바라봐주고 뒤돌아가며 손을 살랑살랑 흔드는 녀석.
뭐야. 개그냐? 킥킥.....
그리고 앞에선 택시를 잡아 탄다.
이놈아 새지말고 바로 집으로 가...응?
하여튼... 못살아 내가 정말.
캔커피를 위안삼아 발을 동동구르며 십분정도를 서있었던것같다.
와, 방학이라그런지 오가는 학생도 많고 사람들이 참많다.
헤헤. 사람들 .....모두바쁘구나.
'빵빵-'
"오빠!!"
"춥지. 미안 늦어서."
"괜찮아 뭘."
와 이제 좀 살것같다.
아까 발도시려워서 얼어죽을뻔했는데 차에타니까 낙원이 따로 없네 그려.-.,-
"어머님 아버님 잘 계시구?"
"응. 많이 늙으셨더라구.. 일좀 하지말라니까. 속상하게."
"그래? 보약한재 해줄까?"
"으이구 됐어요 왕자님~"
안전밸트를 매주고 차를 출발 시켰다.
길가에 세워둔 차를 빼 차도로 진입하려 할때 스쳐보이는 택시하나.
저거...아까 영광이가 타고간 택시아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몸을 빼 백미러를 확인했다.
맞잖아 그거.
그리고 빠르게 작아져 가지만 멀리서나마 보이는 검은색의 실루엣.
확실하진않지만. 느낌이....신영광이다.
설마 나 오빠 차 탈때까지 기다린거야?
....
한참을 백미러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멍- 하니 있는 날 부르는 오빠.
"뭘봐?"
"아, 아무것도 아냐."
"......부산에 혼자.... 갔어?"
"그럼. 혼...자 갔지. 헤헤."
내 말에 아무말도 없이 그냥 운전만 하는 오빠.
역 근처를 벗어난 시내의 사거리.
퇴근시간이라그런지 차가 완전 꽉- 막힌다.
눈앞에 온통 붉은빛 이 아른거렸다.
곧이어 좌회전 초록색 신호등이 떨어졌다.
어? 오빠 뭐야. 좌회전 해야 우리집 가지....라고 오빠에게 말하려는 순간,
무작정 직진하는 오빠.
순간 도로의 모든 차들이 빵빵 거리며 거리를 울렸다.
단체로 울리는 크락션소리에 놀라 바라보는 길거리의 사람들-
그리고 아예 창문밖으로 고개를 빼고 욕하는 사람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직진만 하는오빠.
"영광이랑 같이 간거 왜 말안해."
"뭐?"
"뭐야.정말 같이 갔나보네. 그럼,왜 거짓말 해. 내가 그거 싫어하는거 알잖아."
...아, 역시 알고있었구나.
가뜩이나 저번에 그런일까지 있었는데 요번에도 같은시간에 사라졌으니
충분히 의심받을만 했다.
하지만, 지금 일단 이게 문제가 아니잖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얼른 핸들돌려. 사람들 화났어."
"......."
내 말에도 아무런 미동없이 차만 몰고가는 오빠.
그리고 서서히 나도 화가 나기 시작했다.
화나는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왜이래, 오빠 이런사람아니었잖아.
"오빠! 미쳤어?! 여기서 직진하면 어떡해! 얼른 핸들돌려!!!!"
"직진 한다고요."
"왜 이래 정말!!!"
"난 처음부터 끝까지 너한테 직진하겠다구요. 오바다양, 내말 알아들었어요?"
"....."
"자, 알아들었으면 뽀뽀 한번!"
왠지 모를 속상함.
알지만 말못할 미안함.
그리고 또한가지의 왠지모를 미안함.
.... 오빠.....
몇초간의 침묵이 몇십년의 침묵처럼 길고 차갑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침묵동안 오빠는 차를 길가에 세웠다.
그리고 말했다.
"내 여자."
"....."
"내 여자, 얼른 대답해요."
"....왜요, 내 남자."
"난 니꺼 맞지."
".....그럼요."
가슴이 아려온다.
과연 진심인지 아닌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왜이러지. 이럼 안되는거잖아.
다만 한가지 확실한건 ..더이상 오빠에게상처주기싫다는것.
"너도 내꺼맞지."
"당연한걸 왜 물어요."
"다행이다. 나 정말 잠깐동안 슬펐거든요. 우리 헤어질까봐."
"......."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죽을때까지 미안할거야.
왜그런지는.....나도모르겠어.
근데 다만 확실한건 평생토록 오빠한테 미안할거라는거.
그거하나.
- 집.
당일치기로 부산까지 왔다리갔다리 하려니 이 몸이 남아나질않는구나.
샤워도 하지 못한채 마냥 침대에 털푸덕 쓰러지다 시피 누웠다.
집에 들어오기 전에, 침대에 눕기 직전만해도 금방이라도 잠을 잘것 같았지만
막상 누우니까 이런저런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져와 잠이 달아나버렸다.
왜, 학생때 다들 한번씩 꿈꾸잖아.
두남자에게 혹은 여러남자에게 대시받는 행복한 여자.
그리고 그사이에서 괴로워 하고 갈등하는 여자.
그때는 알지 못했지. 왜 행복해서 입이 찢어질 시기에 바보같이 엇갈리고 상처주고 우는지.
근데. 막상 이렇게 되보니까 그 여자 알것같애.
더 마음이 향하는 남자에게로 가자니 날 사랑해주는 그 남자 상처받을까봐 겁나고
싫은 사람에게 갈수는 없고. 그런 생각이 드니까 자꾸 서로 엇갈리고.
울게되고. 괴로워지는 그런거.
......
드르르르륵.
어? 문자네?
[형님 잘자라. 씹으면 내일 전쟁이다.]
-_-....도저히 나혼자 괴로움에 빠져들시간을 주지않는구나.
고마워 해야되니 미워해야되니.
이도저도 아닌 마음에 배가고파와 집에 남은 밥과 반찬을 다뒤져서 비빔밥을만들었다.
참기름넣고 고추장넣고 ...!
와 맛있겠다 흐흐-.,-
그리고 그 밥속에 파묻혀 내일 일어날 진짜 전쟁은 꿈에도 모른채
티비를 보다 쇼파에 기대 달달한- 꿈과함께 잠에 빠졌다.
첫댓글 아진짜재밋어석니마님최고야ㅠㅠ!깐돌이영광이홀릭♥
영광이 광이시군요.< 헐 농담임돠 ㅋㅋㅋ 흐흐. 영광이칭찬은 곧 제칭찬<누구맘데로
전쟁 전쟁 ? 무슨전쟁이 일어날까 흐으으 우주오빠 힘내세요 <이봐이봐 // 하하 잘보고 갑니다
아 이쪽은 우주광<... 전쟁을기대하시라두둥-.,- // 감사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낄낄내사랑설우석이다옆에
낄낄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