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만물상
[만물상] 역사를 바꾼 초대박 상품
조선일보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02.23. 20:11업데이트 2024.02.23. 23:44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4/02/23/WI2DTKGNLFENVIMOTITAWVGE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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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상훈
2000년 전 로마가 세계를 주름잡던 시절, 초대박 상품은 중국 비단이었다. 비단은 이집트 정복으로 돈이 넘쳤던 로마 귀족이 가장 갖고 싶어했던 사치품이었다. 같은 무게 비단과 금이 가격이 같았다. 로마의 한 역사가는 “매년 비단 나라(중국 한나라)로 흘러가는 금이 7t에 이른다”고 썼다. 비단길을 통해 함께 유통된 도자기, 차 등은 중국을 2000년 동안 무역 흑자국으로 만든 대박 품목이었다.
▶유럽은 대항해시대를 열어 대박 상품을 찾았다. 16세기에 스페인이 개발한 남미 포토시 은광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잭팟이라 불린다. 스페인은 100여년간 포토시 광산에서 1만5000t이 넘는 은을 채굴했다. ‘은벼락’에 취한 스페인 왕조와 귀족들은 거대한 궁전을 짓고 사치와 향락에 빠졌다. 과도한 은 유입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며, 스페인 국력을 시들게 했다.
▶은에 이어 향신료와 면화가 노다지 상품이 됐다. 15세기 인도 항로를 개척한 바스쿠 다가마는 인도산 향신료와 면화를 가득 싣고 와 6000% 수익을 냈다. ‘향신료의 왕’ 후추는 같은 무게의 금과 교환됐다. 무겁고 칙칙한 양털 옷을 입던 유럽인들에게 새하얗고 가벼운 인도산 면(綿)의 등장은 패션 혁명이었다. 영국 모직물 산업이 붕괴하자 면 수입 금지령까지 내렸지만 흐름을 뒤집을 순 없었다. 이후 영국은 면화에서 실을 뽑는 방적기를 발명하고, 인도를 식민 지배하는 방법으로 ‘면 노다지’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20세기 인터넷 혁명은 새로운 노다지의 산실이 됐다.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맞아 빌 게이츠의 윈도95가 1호 초대박 상품에 올랐다. 개당 209달러 소프트웨어가 출시 1년 만에 4400만개나 팔렸다. 빌 게이츠는 순식간에 세계 1위 부자가 됐다. 2007년엔 스티브 잡스가 세계 최초의 스마트 폰을 선보여 공전의 히트를 쳤다. 애플 아이폰은 출시 15년 만에 20억대 이상 팔려 애플을 시가총액 세계 1·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엊그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판매로 작년 4분기에 221억달러 매출에 136억달러 이익을 냈다는 실적 발표를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100원을 팔면 61원 이익을 얻는다. 초대박 노다지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칩(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주가도 덩달아 급등했다. 한국 D램 반도체도 한때 이익률이 50%를 웃돌던 초대박 상품이었다. 최근 10년간 한국은 반도체 수출로 960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한국 반도체도 초대박 신화를 새로 썼으면 한다.
김홍수 기자 논설위원
ALS
2024.02.23 21:32:51
AI도 결국 기반은 반도체다. 반도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시대가 됐다. 집에 앉아 편안하게 은행일을 볼 수 있고, 상품을 주문할 수 있으며, 선택한 문화 컨텐츠를 불러모아 즐길 수도 있다. 이런 생활을 리드하는 정치체제는 누가 뭐래도 자유민주주의 아니면 안 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한국엔 이 공식을 부정하는 트랜드가 형성돼 국민 뇌세포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목수의 망치질과 판사의 망치질이가 같은 대우를 받아야 된다는 날나리가 박수를 받고, 경쟁 없는 공동을 공정으로 왜곡해 외치는 인간이 집권해 국가 성장동력의 싹을 잘라 버렸다. 문화는 창조에서 발생한다. 사회 발전은 경쟁으로 나타난다. 이 원칙을 시궁창에 처박아 놓고 가구당 백만원으로 국가 정체성을 변질시킨 정당이 의회 분탕질에 몰빵한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정권교체로 그 굴레를 완전하게 벗어났나? 벗어나긴 개뿔, 국회 제 1당의 대표란 인간의 요즘 행태를 보면 그게 바로 대한민국의 부정할 수 없는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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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자
2024.02.24 01:33:16
그래도 혁신하는 국민, 회사, 기업가가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