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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있는 까뻬 초계중학교20회
 
 
 
카페 게시글
─‥‥∥게시판 스크랩 달의 두 가지 의미를 아세요?
정기수(초계) 추천 0 조회 76 07.04.03 16:3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지은이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출간일
2007.3.30
장르
소설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올드팝과 함께 전해지는 사랑 이야기 SBS POWER FM 허수경의 가요풍경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이재익 PD의 감성연애소설. 데뷔작 질주질주질주 후 10년, 이재익 작가는 보다 편안하고 대중적으로 이 시대 사랑의 의미를...
이 책은..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달을 좋아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 일까? 시골이 집이라 고등학교까지 차로 한시간이 되는 거리를 통학한 적이 있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밤 11시쯤이었는데 그때 차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길이 무섭지 않은 건 달빛 때문이었을 것이다. 까만 밤 차가운 바람에도 혼자가 아닌 것 같아서 달을 보며 집으로 돌아왔다. 달을 밖에다가 두고 나만 돌아온 것이 미안하다는 어느 동화 속 올빼미의 말처럼 홀로 두고 온 달에게 미안해서 창문을 열고 자서 혼난 적이 많았다.

 

달을 계속 올려다 보고 있으면 달빛에 젖을 때가 있다. 달빛에 젖는 밤이면 무언가 신비로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은은한 두근거림이 달을 보는 내내 가슴에 차오른다. 그 두근거림이 좋아서 밤이면 자연스레 하늘을 올려다 보고 간혹 구름이 달에게 이불을 덮어주면 입으로 바람이라도 불어 구름을 벗겨내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달을 좋아하는 내게 친구가 준 이 책은 손에 잡는 것만으로 두근거렸다. 달과 사랑이야기라니 상상만으로 은은한 두근거림이 전해졌다.

은은한 두근거림으로 인해 달의 눈물을 잊어버렸다.

 

 

#내 사랑 그녀는 달의 왕국에 살지요, 애너벨 리. -준혁과 진영

중학교 때 한번 읽은 이후로 좋아하게 된 포의 시, 애너벨 리를 책에서 만나는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마치 오늘이 보름달이 뜰 때인지 모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환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하며 하늘을 봤을 때 보름달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마는 것처럼.

 

옥탑방에 살며 팝송을 좋아하며 달을 좋아하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남자 준혁.

그 남자의 옆 건물의 옥탁방에 살며 밤이면 달빛을 사랑하는 여자 진영.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연애경험 한번 없는 준혁은 진영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것을 첫눈에 반했다고 해야 하는 걸까? 그 끌림을 난 무엇이라고 해야하는 걸까? 달이 바다물을 당기는 그런 끌림이라고 해야할까? 어찌할 수 없는 처음부터 그렇게 끌리게 되어있는 거였다고 말해야 하겠지. 그들의 사랑은.

 
<"그 눈빛을 알아. 항상 좋은 일만 생겨서가 아니라, 선천적으로 밝게 태어난 눈빛 말이야. 그리고 걸음걸이도 기억해. 가늘지만 선이 곧은 목소리도, 화가 났을 때 떨리는 아랫입술도 기억해. 아직 느껴보진 못했지만, 체온마저도 기억해." -p.67>
  

단 한 번도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 적 없는데 준혁은 그녀에게 끌린다. 갑자기 사라진 그녀를 찾기 위해 학교 강의도 빼먹고 학교 정문만 지키는 준혁은 겨우 진영을 만나 그녀가 그토록 자신에게 도망친 이유를 알게 되고 사랑으로 감싸주며 둘은 사랑하게 된다. 애너벨 리를 사랑한 그 남자처럼 혹은 그 남자를 사랑한 애너벨 리처럼.

 

#달빛에도 그림자가 지는 걸 아나요? -관과 소원

사랑의 달빛에 취한 준혁과 진영은 보지 못하는 그림자가 달빛에 울고 있다. 준혁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말못하는 소원과 그런 소원을 지켜보는 관. 사랑은 이렇게 아프다. 사랑도 셋이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둘이 하는게 가장 좋은 것이 사랑이기에 남은 사람은 아플 수 밖에 없다. 진영과 준혁은 서로를 바라 볼 수 있지만 소원은 준혁의 등을 관은 소원의 등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사는 건 참 잔인한 엇갈림 같아. 그렇지 않니?" -p.67>

 

길이 엇갈리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힘이 들고 지치는데 사람 마음 엇갈림이야 오죽할까? 읽는 독자야  마음이 급해 그저 소원이가 관을 좋아하면 좋겠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리 쉬울까. 마음의 엇갈림으로 아파하는 소원과 관의 이야기 또한 책의 주는 아림이다.

 

#누구의 질투인가?  사랑을 잃은 오르페우스는 어디로 가야 하나?

영화 <편지> <타이타닉>의 줄거리를 알면서도 고등학교 때 보러가서 실컷 울고 온 적이 있다.

전반부의 행복함은 후반부의 아픔을 더 크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을 알면서도 생각할 틈도 없이 빠져들며 웃음지었으며 후반부의 슬픔에 마음을 다잡을 틈도 없이 울고야 말았다. 뻔한 결말의 사랑이야기라도 그 순간에 나를 몰입할 수 있게 된다면 내게는 상관 없었다.

 

이 책 역시 프롤로그에서 이미 슬픔을 예감했지만 그들의 사랑을 쫓아다니는 것만으로 바빴던 내게 갑작스런 슬픔은 또 어찌할 틈없이 나를 슬픔으로 내몰았다. 책 속 준혁의 말대로 준혁과 진영은 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떠오르게 한다. 둘이 사랑할 때 오르페우스의 하프는 세상 가장 사랑스런 소리를 연주했지만 에우리디케가 죽고 나자 하프는 죽음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아니, 하프를 켤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오르페우스에게는 저승에 다녀가 에우리디케를 구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다. 준혁에게도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달을 향해 빌다보면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닿을 수 없는 사람에게 닿고 싶으면 달에게 소원을 빌어봐.

 

<정말 간절하게 달한테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지든가, 미치든가 둘 중 하나가 된대요

달을 영어로 루너(lunar)라고 하잖아요. 루너틱(lunatic)은 미쳤다는 뜻이고.  달은 사람을 살짝 미치게 하는 힘이 있거든요. 달을 보며 끝없이 소원을 빌면, 정말로 소원이 이뤄지든가,

아님 기도가 너무 간절해서 그 소원이 이뤄진 것처럼 정신을 이상하게 만드는 거죠  p.90~91>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것은 아주 어릴 때부터였다. 엄마와 떨어져 살 때 엄마가 보고 싶으면 달에게 소원을 빌라는 할머니 말씀에 아주 열심히 소원을 빌었고 엄마는 시간이 되서 오신건지 정말 오시기는 했다. 그 이후로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것은 내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달을 보며 소원 비는 것은 누구나의 습관이 아닐까?

 

오르페우스에게 있는 하프가 없었던 준혁은 달을 보며 빈다. 달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녀가 달을 좋아하는 만큼 그녀를 사랑한 남자가 달을 보며 빈다. 그녀를, 제발 그녀를 돌려달라고.

준혁에게도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뒤돌아 보지 않을거라고 말한다. 절대 뒤돌아보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달을 좋아하는 한 여자, 민희가 말한다.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을 했다는 거, 그거 하나면 충분히 행복한 삶 아닌가요? 사랑의 감정을 한 번도 못 느껴보고 끝나는 삶도 많은데. 그리고 시 마지막 부분 기억 안 나세요? 달빛의 밝을 때마다 애너벨 리의 꿈을 꿉니다. 별이 뜰 때마다 애너벨 리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봅니다. 착각 속에서라도 사랑이 계속 된다면, 그걸로도 행복할 거 같아요." -p.188~189>
 
이 말이 귀에 맴돌았던 하루다.
 
#달과 사랑 그리고 2%의 부족함.
달과 슬프지만 운명같은 사랑이야기, 팔에 소름이 돋았던 결말에도 이 책은 아쉽다. 책을 보는 동안 내게 필요했던 것은 이 책으로 내 앞에서 연기를 해줄 배우들이었다. 섬세한 심리묘사에 목이 마른 내게 배우들이 그 심리를 연기로 나타내주길 원했다. 그것만 채워졌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 그래도 그 아쉬움을 채워주었던 것은 책에 수시로 등장하는 올드팝송이었다. 준혁이 휘파람으로 부르는 건즈앤로지스의 patience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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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놓치면 안 되는 일들이 있어. 너무 늦어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일들 말이야." -p.41

 

"난 널 잘 안다고 생각햇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에 대해 아는건 아무것도 없는것 같구나"

"나도 내가 날 잘안다고 생각햇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내가 누구한테 이렇게 온전하게

미치게 될줄은 몰랐어"  -p67

 

우리 모두 끝없는 우주를 여행하는 별이다. 타인들로 가득한 까마득한 암흑 속에서, 타인이 아닌 의미있는 별을 만나 함께 한다는건 1에다 0을 33개 붙인 수를 분모로 하고 분자를 1로 한 확률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나, 이제 그 힘겨운 여행을 시작하려고 한다.  -p.53

 

"사람들은 말이야. 다 자기만의 사랑하는 방식이 있대.

별자리를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실패해도 계속 그런 식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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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 리 / 애드거 A. 포우
 
 
퍽이나 오래된 이야깁니다.
바닷가의 한 왕국에
혹여나 여러분도 아실지 모를
애너벨 리라는 한 아가씨가 살았답니다
날 사랑하고 내 사랑받는 것밖에는
다른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아가씨
 
바닷가의 이 왕국에
그 애도 어린 아이 나도 어린애
하지만 우리는 사랑보다 더한 사랑으로
서로 사랑했지요, 나와 애너벨 리 는
하늘의 날개 돋친 천사님들도
우리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바로 바로 그 때문, 그 옛날
바닷가 이 왕국에서
오밤중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 닥쳐
나의 애너벨 리를 냉기로 휩싼 것은
그래서 그녀의 대갓집 친척들이
그녀를 내게서 앗아가 버렸지요
그리곤 바닷가 이 왕국의
무덤 속에 그 애를 가뒀답니다
 
천국에서 절반도 행복하지 못한 천사들이
그 애와 나를 시기하게 된 거지요
맛아요! 바로 그 때문에
(바닷가 왕국에선 누구나 다 알아요.)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 닥쳐
내 애너벨 리를 차디차게 죽였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나이 먹은 어른들, 똑똑한 어른들의 사랑보다도
훨씬 강했어요.
저 하늘 위 천사들도 바다밑 물귀신도
어여쁜 애너벨 리의 영혼과
내 영혼은 떼 놓을 수 없답니다
 
달만 뜨면 언제나 찾아드는
어여쁜 애너벨 리의 꿈
별만 뜨면 언제나 눈에 선한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동자
그래서 밤새도록 나의 애인, 나의 사랑
나의 목숨, 나의 색시 옆에 누워 있어요
바닷가의 그 애 무덤 속에서
바닷가의 그 애 잠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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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 리 / 애드거 A. 포우
 
 
퍽이나 오래된 이야깁니다.
바닷가의 한 왕국에
혹여나 여러분도 아실지 모를
애너벨 리라는 한 아가씨가 살았답니다
날 사랑하고 내 사랑받는 것밖에는
다른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아가씨
 
바닷가의 이 왕국에
그 애도 어린 아이 나도 어린애
하지만 우리는 사랑보다 더한 사랑으로
서로 사랑했지요, 나와 애너벨 리 는
하늘의 날개 돋친 천사님들도
우리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바로 바로 그 때문, 그 옛날
바닷가 이 왕국에서
오밤중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 닥쳐
나의 애너벨 리를 냉기로 휩싼 것은
그래서 그녀의 대갓집 친척들이
그녀를 내게서 앗아가 버렸지요
그리곤 바닷가 이 왕국의
무덤 속에 그 애를 가뒀답니다
 
천국에서 절반도 행복하지 못한 천사들이
그 애와 나를 시기하게 된 거지요
맛아요! 바로 그 때문에
(바닷가 왕국에선 누구나 다 알아요.)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 닥쳐
내 애너벨 리를 차디차게 죽였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나이 먹은 어른들, 똑똑한 어른들의 사랑보다도
훨씬 강했어요.
저 하늘 위 천사들도 바다밑 물귀신도
어여쁜 애너벨 리의 영혼과
내 영혼은 떼 놓을 수 없답니다
 
달만 뜨면 언제나 찾아드는
어여쁜 애너벨 리의 꿈
별만 뜨면 언제나 눈에 선한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동자
그래서 밤새도록 나의 애인, 나의 사랑
나의 목숨, 나의 색시 옆에 누워 있어요
바닷가의 그 애 무덤 속에서
바닷가의 그 애 잠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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