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피터팬 지키기
2023.05.04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
소파 방정환 선생을 포함한 ‘색동회’가 3.1 운동을 계기로, 존중의 당부와 함께 ‘어른에게 드
리는 글’이 1923년 5월 1월 첫 번째 어린이날 에 배포되었습니다. 그리고 1945년 광복 이후
5월 5일로 날짜를 다시 정하여 지금까지 어린이날을 기념하고 있는데요.
유년과 소년을 부르기 위해 어린+이, 어린 사람을 뜻하는 말로, 어린 아동을 하나의 인격체
로 보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말을 새롭게 만들어 부르기 시작했던 것이죠. 어린이는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세계에는 200여 개의 나라가 있으며 모든 어린이가 손꼽아 기다리는
날입니다. 우리는 생김새가 다르고 피부와 언어, 자라온 환경과 문화도 모두 다릅니다. 물
론 같은 것이 있다면 우리 모두는 ‘어린 사람’을 거쳐 왔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와 다른 세계에서 어린이는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요.
먼저, 우리의 반쪽나라 북한에도 어린이날이 있었답니다. 북한의 어린이날은 중국과 같은
6월 1일로, ‘국제아동절’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각종 체육경기와 예술 공연을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중국의 어린이날은 우리나라처럼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있진 않지만, 학교나
유치원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치르며 어린이날을 기념하고 황제, 공주처럼 대해 주는 것
이 그들의 문화입니다. 꼬마 황제, 꼬마 공주라는 뜻인 샤오꽁티, 샤오꽁주 등으로 부르면
서 말이죠.
일본은 아이의 성별에 따라 어린이날이 다른데요. 남자아이를 위한 어린이날은 5월 5일로
‘코도모노히’라고 하지요. 남자 어린이날에는 지붕 위에 잉어 모양의 깃발 (코이보노리)을
매달아 아이의 건강과 사회적 성공을 기원한다고 해요.
여자아이를 위한 어린이날은 3월 3일인데, ‘히나마츠리’라고 부르지요. 열흘 전부터 일본
전통 인형과 꽃이 달린 복숭아 나뭇가지로 집안을 장식한답니다. 계단식의 붉은 단에 장식
하는 인형은 3월 3일에 바로 치워야 해요. 장식을 늦게까지 하고 있으면 여자아이가 시집을
늦게 간다는 속설이 있거든요. 그리고 ‘남자 어린이날’은 보통 당일과 그 다음날, 총 이틀을
공식적으로 쉬는데, 여자 어린이날은 그렇지 않아 차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어린이 모두를 위한 날’이라 생각하며 하루만 기념일로 보내는 가정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국가에서 지정한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지구 공동체를 위해 UN이 제정한 ‘세계어린
이의 날’이 매년 11월 20일에 열리고 있는데요.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4대 권리인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을 핵심으로 아동의 기본권과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협약이다. 이 협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비준한 국제 협약이기도 한데, 2020년 기준 196개국이 이 협약을 비준했다. 우리나라도 1991년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으며, 2003년부터는 11월 20일이 있는 주를 ‘아동권리주간’으로 선포하고 매년 기념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세계 어린이의 날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우리는 반드시 지켜야 할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확실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시차
가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어린 사람’을 사랑하며 지키고 있습니다. 선
택이 아닌 지구공동체 일원의 의무로 말이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자발적인 기념일도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은 어린이날을 공식적으로 제정하지 않았지만, 종교계에
서 일 년에 두 차례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5월 1일에는 청교도 신자들이,
6월 둘째 주 일요일은 개신교 신자들이 행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교회 마당에는 장미꽃
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테이블을 꾸미고 찬송가를 부르며 케이크를 나눠먹는 방
식으로 존재를 사랑하고 있답니다. 이처럼, 우리의 사랑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식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날에 사랑받은 기억은 우리가 어른이 되어도 절대로 잊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른’이
라는 단어를 힘겨워할 때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자존감으로, 내면의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내안의 ‘피터 팬’을 잘 지켜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