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명실공히 국민음식 반열에 올랐지만 짬뽕에 비해 은근한 홀대를 받아온 짜장면, 지역마다 특색 있는 재료로 고유한 이미지와 가격을 구축한 짬뽕과 달리 대동소이한 레시피로 쉽게 만들어 대충 한 끼를 때우는 음식으로 저평가된 짜장면을 맛있게 만든다는 서호손짜장으로 향했다.
서호손짜장은 통영에서 유일하게 전국 짜장면 맛집 지도에 등재된 식당으로 전에 갔던 심가네 해물짬뽕 바로 앞에 있었다. 점심시간임에도 맛집의 풍경인 웨이팅은 고사하고 손님이 한 명밖에 없어 가게 안은 썰렁하다. 이게 머선 129...? 여러 방송매체에 소개된 유명한 식당이 맞나 싶은 의아한 마음으로 손짜장을 주문하고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되도록 PR성 호평을 하고 싶건만 플레이팅부터 여기가 왜?... 녹차를 첨가해 반죽한 면은 그린색이 감돌아 보기 좋았지만 식감이 강해 마치 덜 익은 면을 씹는 듯하고 소스는 지나치게 짭조름하다. 평소 짜장면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는 편인데 이 식당의 소스는 너무 짜서 먹을 엄두가 안 난다. 도대체 여기가 왜?... 평균에 만족하지 못함은 맛집에 대한 나의 특별한 기대감 때문이니 실망도 온전히 나의 몫으로 남겨두고 식당을 나섰다.
맛집을 탐방할수록 맛집의 정의는 맛이 아니라 매스컴에 의해 규정되는 측면이 더 강하다는 느낌이다. 맛집을 검색해 먼길을 찾아가 비싼 가격을 지불했는데 동네식당보다 맛이 미진해 허탈감을 느낀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맛집 리뷰의 많은 부정적 표현에서 보여지듯 그들만의 리그에 현혹된 식객들의 시간과 정성이 애꿎게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5년 전에 작성돼 정체성을 상실한 맛집 정보가 인터넷에 유령처럼 떠돌고 맛과 무관하게 사치성으로 도치된 허접한 리뷰들이 더 헷갈리게 만드니 그저 우리 식객들의 발품이 더욱 요구될 수밖에 없겠다.
상호: 서호손짜장 주소: 통영시 새터길 74-3 (서호시장 인접) 가격: 4.000원 주차: 가게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