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곽가전]의 기록을 보면, '곽가'가 손책의 후방 기습을 걱정하는 조조에게 손책이 조만간 암살자의 손에 죽을 것을 정확하게 예측한다. 이 정도면 거의 예언 수준이다.
여기서 조금 흥미로운 추론을 해보기로 했다.
손책이 강동에서 엄청나게 활약을 했다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고, 이게 결국 당시 동오의 지방 호족들 때려 잡아 그들의 피와 시신을 거름으로 정권을 세운거다.
진수는 손책을 비교적 우호적으로 평가했으나, 손책은 욱하는 성질이 심했다. 어느 정도로 심했냐면 옛날에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강동의 4대 대호족 중 한사람인 '육강'을 살해했을 정도.....
참고로 육씨의 세력은 손씨보다 막강해 손권이 육손을 제거하고도 훗날 육손의 아들 육항을 불러 사과할 정도였다. 이때 손권은 명색이 황제인데 육항의 협력을 구하려고 했으니 육씨 집안의 위세를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오나라의 재상, 장군, 제후 중 육씨 집안 사람이 매우 많다) 이런 육씨 집안의 육강을 손책은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만으로 죽였던 것이다.
강성한 호족도 손책 앞에서는 파리 목숨인데 다른 호족들이야 어떨까. 손책이 깨뜨린 엄백호, 호공 등의 무리도 사실 강동의 호족들로 다만 능력이 부족해 손책에게 격파됐으니 확실히 손책이 싸움은 잘한 모양이다.
그런데 적대 세력을 달래어 포섭하는데는 손책이 매우 부족했다.
후한 말기, 여러 지역에서 도적떼가 들끓자 지방의 호족들은 재산을 베풀어 자신들에게 충성을 바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집했다. 흔히 말하는 식객들인데, 이들은 자신을 보살피는 주인에게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 한나라의 유교 이념에 따라 충성과 협객 정신으로 무장했다. 이들에게 있어 손책이란 영웅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주인을 죽인 원수일 뿐이었다.
곽가와 순욱은 이런 강동의 상황과 호족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곽가와 순욱은 이걸 지켜만 보고 있었을까. 혹 손책과 적대적인 위인들과 접선해 게릴라전을 유도하려고 하지는 않았을까. 당장 조조가 산월족에게 벼슬과 보물을 내려 손권 정권의 후방을 교란한 기록도 있다.
아쉽게도 곽가와 순욱이 이들과 접선했다는 직접적인 기록이 없어 어디까지나 가설의 영역에 있지만, 강동의 정치범을 선동하여 손책의 후방을 교란한다는 발상은 조조군 참모들의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첫댓글 그럴수도 있겠지만 곽가 순욱이 손책까지 생각할 겨를이 있을까 싶네요. 상대적으로 먼 강동이고 코앞에서 호랑이처럼 버티고 있는 원소 상대하기에도 빠듯한지라
기록을 보면 조조와 곽가가 비교적 자주 손책에 대해 논의한 듯 싶습니다.
조조에게 있어 손책은 원소 못잖게 중요한 인물입니다. 생각할 겨를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생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죠. 어떤 의미로 원소보다 더 골치 아픈 인물이었습니다.
저도 인정하는바입니다 조조, 원소와의 대치상황에서 유비 여포를 쳤고 장수마저 군사를 쪼개어 쳤슴 암살단 조직을 못할 조조가 아님 ㅋㅋ
참고로 내가 그리 매력있게 읽은 영웅삼국지란 책에서도 순욱이 손책을 죽인걸로 나오고 손권에게도 시도를 하였지만 실패하는데 대신 태사자가 죽는 결과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