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날이 궂다. 비도 내린다. 광주의 병원에서 시술받은 누님 문병도 가야하고 도청 앞에서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후배들 얼굴도 봐야하고 취업준비하는 아들 놈도 봐야하는데 토요일에 일하러 나가는 바보를 보면서 광주가기를 포기한다. 일요일에 오랜만에 순천 나가서 점심먹고 쇼핑을 하기로 한다. 법원 앞에서 비싸게 먹는 우럭탕은 맛이 없다. NC백화점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돌아나와 광양의 LF스퀘어라는 곳응로 간다. 바깥 주차장까지 차가 가득하다. 바보는 오랜만에 옷을 산다면서 내 옷을 더 산다. 봄 등산바지를 한개 값에 두개를 준다하여 산다. 난 그만 사자고 몇번이나 말한다. 째째하다. 원예농협 마트에 들러 봄꽃을 사려는데 추운 바람 탓인지 꽃이 없어 술만 사 나온다. 5시 넘어서 물이 많이 빠진다기에 간천리 앞 남진기념관 앞에 가 미역을 따 보기로 한다. 물은 빠졌으나 파도가 세차 바위를 넘는다. 미역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작년에 다 따 버린걸까? 몰인지 톳인지 이름도 모르는 해초를 따 넣는다. 발을 적시며 작은 거 몇 개 따고 사자바위 쪽으로 가 본다. 찬바람 속에 몽돌과 모래를 지나 미역을 찾아도 안 보인다. 바람과 파도만 보고 돌아왔는데 검은 비닐봉지를 열어 본 바보는 그래도 미역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