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자식이 상팔자란 말이 맞나 보다.
엄마가 57세에 혼자가 되어버렸다 . 나에게 미안했던 엄마는 가끔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널 낳지 않았으면 난 어떡할뻔했니?" "괜찮아 엄마, 엄마는 우리 여덟 잘 키웠고 이젠 새끼 걱정 그만 하고 애인(愛人)이나 만들어서 즐기고 살아!'" "난 애인(愛人)은 안 돼. 아빠 같은 남자(男子)가 없어'"
그러던 엄마가 어느 날 나에게 슬그머니 말씀하셨다. "남자(男子) 친구가 생겼어. 작년 해운대(海雲臺) 바닷가 갔다가 만났는데 괜찮은 거 같아.." "뭐 하는 분인데? " "개인병원 의사(個人病院 醫師)인데 사별(死別)했대.'" "이번 엄마 환갑 때 초대(招待)해봐. 내가 언니 오빠들 한 테 말해 놓을 게"
우린 엄마 생신 때 호텔 연회장(宴會場)을 하나 빌렸고 엄마 지인(知人)들과 여고 동창(女高 同窓)들을 다 초대(招待)했다.
"그 집 아들들이 재혼(再婚)을 원한다는데 어쩌지? 혼자 계시는 아버지가 좀 그렇다네." 모두들 찬성(贊成)이었다. 그런데 작은 오빠가 길길이 뛰기 시작했고 "안돼 엄마. 그런 게 어디 있어, 이 나이에도 남자(男子)가 필요해? 우리 자식(子息)보며 살면 안돼? 창피해! 형은? 엄마! 아직 난 엄마가 필요(必要 )하다고!"
말도 안되는 욕을 퍼붓는 나를 엄마가 막으셨다. "그만 해라, 없었던 일로 하마. "
그리고 다음 해 어느 날 술이 잔뜩 취해 올캐와 싸웠다고 작은 오빠가 전화(電話)가 오고 가지 말라고 말리는 나를 뒤로 하고 간 엄마는 다음 날 병원 응급실(病院 應急室)에서 만났다. 새벽에 얼까 봐 수돗물을 틀어 놓으러 나오셨다가 쓰러져 뒤늦게 발견(發見)된 엄마! 우리 자식(子息)들은 중환자(重患者) 실에 누워있는 혼수 상태의 엄마를 처음엔 매일(每日) 붙어 있었지만, 시간(時間)이 좀 흐르자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슬슬 볼 일들을 보기 시작했고 면회 시간(面會時間)을 꼭 지켜 기다리고 있는 건 병원(病院)을 맡기고 온 원장(院長) 님 뿐이었다.
우린 깨어나지 않는 엄마를 기다릴 뿐이었는데 원장(院長)님은 엄마를 주무르며 계속(繼續) 속삭였다. "박 여사(朴女史) 일어나요. 우리 전(前)에 시장(市場)가서 먹었던 선지 국밥! 그거 또 먹으러 갑시다. 내가 사준 원피스도 빨리 입어 봐야지!'
병원(病院)에서 우리 형제들을 불러 놓고 말했다. "이제 병원(病院)에서 해줄 것은 없습니다. 퇴원(退院)하셔야 됩니다." 평생 식물인간(平生 植物人間') 이라는 판정(判定)과 함께 어디로 모셔갈 건 지를 정해 줘야 차(車)로 모셔다 준다는 말에 모두들 헉!
큰 올캐가 먼저 말했다. 자신(自身)은 환자(患者)를 집에 모시는 건 못한다고. 둘째 오빠가 말했다. 맞벌이라 안된다고. 장가도 안간 스물 여덟 살 막내 동생(同生)은 울기만 한다. 오빠들 그 동안 네가 모셨으니 계속(繼續)하면 안될까?' 하는 표정(表情)으로 날 본다.
그냥 누워 계시는 게 아니라, 산소(酸素) 호흡기를 꽂고 있어야 하니 모두들 선뜻 대답을 못했다' 난 결국 내 집인 줄은 알지만 그런 형제(兄弟)들 꼴을 쳐다보고 있는데,
"저~제가 감히 한마디 해도 되나요?" 언제 오셨는 지 우리 곁으로 오신 원장(院長)님. "제가 그때 박 여사(朴女史)와 재혼(再婚)을 말했을 때 朴여사가 이렇게 말했어요. 아직 우리 애들한텐 엄마가 필요(必要)한가 봐요. 자식(子息)들이 내가 필요(必要)없다 하면 그때 갈게요 했어요. 지금도 엄마가 필요(必要)하세요? 난 저렇게 누워있는 사람이라도 숨만 쉬고 있는 朴여사가 필요합니다. 나한테 맡겨 주세요. 내 병원(病院)이 朴여사한텐 더 편(便)할 겁니다."
결국(結局) 엄마는 퇴원(退院)을 못 하고 돌아가셨다. 모두 저 마다 믿는 신(神)에게 기도했겠지만 난 엄마에게 부탁했다.
" 엄마! 엄마의 이뻤던 모습만 보고 먼저 간 아버지는 잊고 엄마의 추한 병(病)든 모습까지도 사랑한 이 원장(院長)님만 기억(記憶)하고 가, 엄마!"
엄마는 팔 남매 키운 공은 못 보고 가셨지만 여자(女子)로 사랑 만큼은 멋있었어' 67세에 우리 엄마는 그 가슴 졸이며 평생(平生) 키운 팔 남매(八男妹)가 아닌 몇 년(年) 만난 남자(男子)의 손을 잡고 마지막 숨을 거두셨다.
자식(子息)이 식물인간(植物人間)이 돼 있다면 부모(父母)는 무엇을 이유로 댈까.... 우리 엄마한테 묻고 싶다.' 엄마~또 다시 새 인생(人生)을 준다면 팔 남매(八男妹) 낳을 것인가?? 몇년(年 )만난 애인(愛人)을 택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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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메일 옮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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