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접 지구 '종일 비'로 보도한 일기 예보 때문일까요? 아직까지는 흐려서 얼씨구나 트래킹을 나갔어요. 어제 '편편집'에 놓고 온 적토마 때문에 트래킹 방향을 광릉 네로 잡고 걸었어요.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별안간 버스에 올라 탔어요. 미친놈이니까 가끔 하는 돌 아이 짓을 용서하시라. 버스 요금이 1500입니다. 잠깐, 기사가 백발의 잔다르크가 아닙니까?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아 룸 밀러 속 우먼 드라이버의 아우라를 몇 번이나 확인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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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여자고 산발 머리 노파입니다. 버킷리스트인 버스 운전을 앞당겨야겠다고 다짐하고 광릉 사거리에서 하차했어요. 광릉 네 시절 광릉 오거리부터 진벌리-진접까지 뛰어 다녔던 기억이 나서 살짝 들뜬 것도 같아요. 광릉 숯불 불고기 길이 도로공사로 없어져 버려서 초등학교로 가로질러 갔더니 소사 아저씨가 담벼락을 끼고 돌라며 친절하게 가르쳐 주네요. 물론 본심은 불청객의 학교 진입을 막르려는 속셈인 것을 나는 다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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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음식처럼 나오는 광릉 숯불 집은 내0이란 여성이 내게 알려준 맛집입니다. 도로공사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도 여전히 사람들이 바글거렸어요. 예전 번호표 대기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벼운 한 끼로 먹을만 합니다.문제는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이 밥상이 25.000원짜리 밥상이고 소 불고기로 하면 54000원이라는 것 같아요. 먹방 때마다 에예공 생각이 나는 것도 병입니다. 다정도 병인양하여 독야청천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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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수국이 모유 수유를 이미지 모션시키기도 했고 김수근의 작품 같기도 합니다. 옥수수밭-나를 잊지 마 물망초-75사단 휴양소와 물먹은 녹음방초가 노스텔지아를 자극합니다. 마크사 -우체국-그리고 오거리에 타이어숍이 위풍당당 하게 서있네요. 타이어 가게 건물이 '아미랜드' 자리라는 걸 아시나요? 얼마 전에 들어가 봤는데 전쟁 벽화가 그대로 있더라고요. 후, 에스더 미안해. 내일은 골뱅이 술 안주를 사들고 병문안을 가야겠어요. 에예공! 기다려 아빠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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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 중심의 사유 말고 '생성'으로서의 '차이' 개념에 주목한 이유가 뭘까. 포스트모더니즘은 움직이는 거라서 그런가. 들뢰즈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자기 동일적인 실체가 아니라 매 순간 변화하며 달라지는 과정으로 바라봐요. 들뢰즈는 '차이'가 기존의 시각처럼 동일성들 사이의 관계로 이해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요. 오히려 차이는 모든 개체, 개념, 사물들의 기저에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창조적인 과정에 가깝다고 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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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우주)'는 헤겔의 주장처럼 어떤 동일성 간 차이를 줄여가며 하나의 점으로 수렴하는 것이 아니며, 끝없이 스스로를 '차이'화해가며 발산하는 운동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차이'가 생성으로서의 과정이라면, 그렇다면 '반복'은 뭣이여? 모든 순간은 저마다 독특하고 매 순간과 다르다는 것 까진 이해가 가. 근데 그게 어떻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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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자(인간)의 인식 체계는 매 순간 다른 우주(존재)의 미세한 차이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연결 동작으로 본다는 뜻이야. 구별 동작으로 보면 결코 '반복'은 똑같은 걸 되풀이 하는 게 아닌 '생성(창조)하고 있다고. 공장의 불량품마저 반복이 만들어낸 차이라고. 언더스텐?
2024.7.9.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