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생명과학 2 수능 20번 문제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소송을 건 사람들 주장의 핵심은 문제 풀이의 중간 과정에서 구해진 개체수에 음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수학에서는 음수가 존재하지만 과학적 현실에서는 음수가 존재할 수 없기에 문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수능 문제는 이미 검증된 과학 이론의 체계내에서 출제되어야 하기에 문제 자체가 오류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어 정답이 없음으로 판결해버렸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별 고민없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출제가 잘못되었음을 믿어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때를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수능 폐지론자들은 목소리를 높여 미래의 꿈과 희망인 고등학생들을 억지로 줄을 세우려 기괴한 문제를 출제해 국제사회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수능을 폐지해야 한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나는 이 부분을 가장 크게 우려한다. 그리고 이런식의 판결은 학문적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점까지 짚어 이 문제에 오류가 없다고 주장한다.
수학에서 처음 음수나 허수가 나왔을 때를 상상해보면 내 주장을 이해하기 쉽다. 그 당시의 정답은 그 당시의 법적 판결은 틀림없이 음수나 허수는 인간의 망상에 분명했다. 아무리 잘 봐줘도 수학적 상상에 불과한 현실적 의미가 전무한 숫자였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우리 과학자들은 그 상상의 숫자인 음수와 허수를 이용해 엄청난 성과를 이러어냈다. 허수의 복소공간이 아니었으면 상대성 이론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최첨단 과학 이론은 등장할 수 없었다.
나는 수능 문제에도 이러한 과학적 열린 자세를 견지해야 학생들의 창의력을 증진시켜 미래 과학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며 생명과학 2 수능 20번 문제 출제위원의 생각도 나와 같음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상당한 숫자의 명망있는 다른 출제위원들을 설득하여 본문제로 선정이 되었겠는가? 수능 폐지론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이번 생명과학 2 수능 20번 문제는 외국 과학단체로부터 대단히 흥미로운 도전이라고 극찬을 받기도 하였다.
수능이 폐지되면 대학별 고사로 신입생을 뽑게 되는데 거기에는 더 많은 오류 심지어는 비리까지 포함되어 있다. 대학 수가 하도 많다보니 이러한 오류나 비리는 전혀 조절이 불가능하다. 대선을 앞 둔 정치권 인사들의 자기편 보호를 위한 발언에도 수없이 등장하듯이 기득권 세력들의 입시 비리는 완전히 일상화되었다. 내 주변 인사들을 통해서도 공부를 못한 특권층 자식들이 심지어 SKY는 물론 그보다 큰 인기를 자랑하는 의대에도 수시를 통해 척척 합격한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다. 거기에 수능까지 폐지되어 그나마 공정한 대입의 문에 닫힌다면 그 후의 결과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사법고시가 폐지되고 로스쿨로 바뀌고, 군가산점이 폐지되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한국 사회의 신분제도는 더더욱 공고히 굳어지고 있음을 명확히 알고 수능 하나만큼은 결연히 지켜내는 서민들이 되어야 한다. 자식들에게 "부모님! 왜 저를 나셨나요?"소리를 듣고 싶지 않으면...
첫댓글 출제 위원들은 허수가 나온다는 걸 알면서도, 과학적 열린 자세와 창의력
증진을 위해서 이 문제가 출제되었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오징어 게임을 한거군요^^
세상을 위한거니 오징어 게임과 정반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