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열전(史記 列傳), 자객열전 예양열전 중 일부
*士爲知己者死, 女爲說己者容, 今智伯知我, 我必爲報讎而死, 以報智伯, 則吾魂魄不愧矣(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 금지백지아, 아필위보수이사, 이보지백, 즉오혼백불괴의).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인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얼굴을 아름답게 단장한다. 이제 지백이 나를 알아주었으니 내가 기필코 원수를 갚고 죽겠다. 이같이 해서 지백에게 보답하면 내 혼백이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위 부분은 사마천의 사기 열전(史記 列傳) 자객열전(刺客列傳) 예양열전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예양은 진(晉)나라 출신으로 일찍이 범씨와 중항씨를 섬겼다가 후에 지백을 모셨는데, 지백은 예양을 매우 존중하고 총애하였고, 지백이 조양자를 공격하자 조양자가 한씨 및 위씨와 공모해 지백을 멸한 후 지백의 두개골에 옻칠을 해 술잔으로 사용하자, 이에 예양이 산속으로 달아나 탄식하면서 위와 같은 말을 한 바 있습니다.
그후 예양이 조양자를 죽이려다 실패하였음에도 조양자가 예양을 의인이라 생각하고 예양을 풀어주었는데, 예양이 그후에도 조양자를 계속 죽이려다 실패하여 조양자에게 잡히자, 예양은 조양자에게 자신은 마땅히 죽어야 하고, 다만 조양자의 옷을 얻어 이를 칼로 쳐 원수를 갚으려는 뜻을 이루게 해달고 하여 조양자가 예양의 의기를 크게 칭송하고 자신의 옷을 예양에게 주자 예양은 칼을 뽑아 세 번을 뛰어 그 옷을 내리치며 비로소 지백에게 보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 끝내 자진하였습니다.
*사기 열전(史記 列傳)은 사기 중 압권으로 불리며 내용과 문체가 만연체로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사마천이 해당인물의 특징적인 면모만 선별적으로 기록해 놓은 덕분이라고 하며, 사기 총 130편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열전에는 백이와 숙제를 시작으로 한문제때까지 활약한 귀족. 관료. 장군. 책사. 자객. 토호. 은자. 미희 등 온갖 유형의 인물이 등장하고 그 기준은 선(善)과 의(義)로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 것이 하늘의 도리이고 이치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원망의 취지를 담고 있고, 그리하여 열전은 이상과 현실의 괴뢰를 따지는 데서 출발한다고 하고, 모택동은 중국에는 두 편의 대작이 있는데, 사마천의 사기와 사마광의 자치통감이 그것이라고 하였다 합니다.
*자객열전(刺客列傳)은 춘추전국시대를 대표하는 다섯 명의 자객인 조말, 전제, 예약, 섭정, 형가의 사적을 다루고 있는데, 조말은 제환공을 위협하고, 전제는 오왕 요를 척살하고, 예양자는 조양자를 척살하고자 했고, 섭정은 한나라 재상 협루를 척살하고, 형가는 진왕 정을 척살하고자 했으며, 조말, 전제, 예양, 섭정, 형가 모두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격언을 추종하며 몸속에서 들끓고 일어나는 협기에 충실했던 사람들이고, 자객열전은 비극적인 색채가 강하고 배신이 난무하는 난세에 목숨을 내던지며 의리를 지킨 자객들의 다양한 행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사마천(司馬遷, 자는 子長, 기원전 145년~86년, 한경제의 치세인 기원전 145년 전후에 사관으로 재직한 사마담의 아들)의 필생의 역작 사기(史記)(太史公記, 또는 太史公書로 불리기도 함)는 오제부터 한무제까지 제왕의 역사를 기록한 본기(本紀), 역대 제왕과 제후의 연표를 기록한 표(表), 고대 중국의 역법, 치수, 경제를 기록한 서(書), 역대 제후와 공신들의 연대기인 세가(世家), 정치가, 학자, 군인, 자객, 해학가 등 각종 인물의 흥망사를 기록한 열전(列傳)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사마천은 한무제 때 천문역법을 관장하는 태사령이 된 후 49세 때 황제를 무고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되었으나 부친의 유한과 사마천 개인의 통한을 승화시킨 작품인 사기를 작성하기 위해 당시 죽음만도 못한 것으로 여긴 굴욕적인 궁형(宮刑, 거세형)을 자청해 죽음을 면한 후 세기의 역작 사기를 저술하여 후대에 역사를 거울로 삼아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이치를 깨닫는 사감(史鑑)의 전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사기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대의멸친(大義滅親)으로, 치국평천하의 대의를 위해 친인척으로 상징되는 소의(小義)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마천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극도로 싫어하는 호리오해(好利惡害)를 인간의 본성으로 파악했고, 사기 중 열전은 사기 총 130편 중 70편에 달하는 것으로 사기의 꽃에 해당한다고 하고(열전을 읽지 않으면 사기를 읽지 않은 것과 같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열전만 따로 번역한 책이 많이 출간되기도 하였습니다.
첫댓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모든것을 던지는 마음....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현재진행형........
작은것에 얽매이는 삶....보기 싫은 소인의 삶.......
네, 배려에 감사드리고,
늘 행복이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