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2교 벽에 그려진 해월정 달 변화도 어색해
저 달이 보름달이 될까, 그믐달이 될까?
달이 차면 기울고 기울면 다시 찬다. 달이 보이지 않는 그믐[삭(朔)]에서 달이 차기 시작해 초승달이 되고 상현달이 된 후 보름달이 된다. 그리고 보름달에서 하현달로 되었다가 그믐달로 줄어져 다시 그믐이 된다.
이 같은 변화 속에 반달이 점점 커지는 상현달인지 아니면 작아지는 하현달인지 구별하는 방법을 초등학교 때 배운 적이 있다. 같은 반달이지만 밝게 보이는 부분이 오른쪽이면 상현달, 반대면 하현달이 되며 이에 따라 초승달과 그믐달의 형태가 정해진다. 이를 알면 밤하늘에 달의 모양만 봐도 보름으로 향하는지 아니면 그믐으로 향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이런 달의 모양이 변하는 과정을 표식으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대부분 왼쪽에서 보름달로 차올라 다시 오른쪽 그믐으로 기우는 형태다.
대천호수 아래 춘천2교 교각 벽에도 달의 변화도가 그려져 있다. 아마도 달맞이언덕 문탠로드와 해월정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함으로 보이는데 달의 변화 방향이 이상하다.
그림 왼쪽에서 차오르는 형태면 상현달이 되어야 함에도 하현달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상현달 형태로 그믐으로 향하고 있다. 상현달과 하현달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물론 북반구가 아닌 달의 변화가 반대로 나타나는 남반구에선 현재의 그림대로 표현할 수 있다. 남반구에서 나타나는 현상대로 하현달에서 달이 차오르게 그렸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곳은 엄연히 북반부이다. 통상 북반구인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다. 또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초등학생 눈으로 바라봐도 어색한 그림이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