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당사자가 달리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통상 이야기하는 짝사랑이기도 합니다. 한 쪽은 감정을 쏟고 있는데 다른 한 쪽은 밋밋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한 쪽만 아파하며 기를 쓰는 것입니다. 불행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깨닫고 물러서야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또한 문제입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결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 탓인가요? 비슷한 말이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감정의 사랑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쪽은 이성의 사랑을 하는데 다른 한 쪽은 친구 정도의 사랑으로 만족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역시 한 쪽만 속이 탑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세상사나 인생사가 다 그렇겠지만 경우마다 사람마다 각양각색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지역에 따라 문화에 따라 비슷한 형태의 사고방식이나 행동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으로 특징을 이루기도 합니다. 시대적 사고방식이나 지역적 특성 또는 세대의 특징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그것으로 일반화가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남성과 여성의 사랑에 대한 생각과 태도도 다르기는 합니다. 물론 표현방법에도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이성을 모르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한 평생을 같이 살아온 부부도 때로는 서로를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어울려 몇 십 년을 살았습니다. 사랑은 참으로 묘한 것이지요.
이혼 9년 차, 그럼에도 가까이 지낼 수 있을까요? 물론 친구처럼 지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구태여 원수로 헤어지지 않았다면 말이지요. 각자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혹 재결합의 기회도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혼 부부가 교통하는 경우는 자녀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부부는 남이 될 수 있어도 자식과는 남이 될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단절된 부부 사이를 자식이 오가며 교통정리를 해줍니다. 어쩌다 두 사람이 화합하는 기회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자식의 입장에서 이보다 좋은 경우는 없겠지요. 자식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그런 기회를 만드는 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좋아서, 사랑해서 부부의 연을 맺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옛 추억을 되살려 식었던 사랑을 다시 불붙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게 죄입니까? 사랑한다는 사실이 죄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질문 하나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사랑한다는 게 왜 죄입니까? 문제는 그 대상이 누구인가에서 생깁니다. 예를 들어서 영화 관람이라는 취미가 나쁜 것입니까? 말이 안 되지요.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도 아니고 사회에 악을 행하는 일도 아닙니다. 문제는 해야 할 본업을 제쳐두고 밤낮 없이 극장만 다닌다면 어떻겠습니까? 학생이라면 부모의 걱정이 클 것이고 한 집안의 가장이라면 그 가족에게 짐이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배우자를 사랑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아직도 우리에게는 동성애가 그리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나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 동성의 이웃이 사랑한다고 매일 따라붙으면 어쩌겠습니까?
이혼 가정의 아들은 지금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고교생입니다. 어느 날 바로 이웃의 젊은 아줌마가 잠깐 도와준 계기로 인연이 지속됩니다. 그 남편이 출장 중이니 아줌마에게는 말동무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방황하는 학생의 상담사로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듯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삶의 보람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역시 생각과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성지간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는 사춘기의 남학생입니다. 살갑게 대해주는 이 아줌마에게 그만 빠져들어갑니다. 문제는 아줌마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더구나 유부녀입니다. 출장 중이지만 엄연히 남편이 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순전히 공상만 가지고 글을 쓰기는 힘들 것입니다. 설령 공상과학소설이라 해도 그 내용 속에는 자기 삶의 부분들이나 사상의 부분들이 섞여 있게 마련입니다. 전혀 무에서 유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수가 없습니다. 작가 ‘현’은 오래도록 내놓은 책이 없습니다. 그 동안의 유명세로 버티고는 있지만 고민입니다. 아내의 양육비 독촉에 출판사의 원고 독촉이 끊임없으니 날마다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갑니다. 학교 강의로 버티고는 있지만 학생들 보기도 민망합니다. 어떻게든 글이 나와야 하는데 말이지요. 너무 평범한 일상이 발목을 잡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전혀 바라지도 예상도 하지 못한 ‘유진’의 등장이 결국 나쁘지는 않게 됩니다. 아무튼 사랑한다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이 작가지망 수강생을 어쩝니까?
기막힌 사랑 이야기들도 있지만 아마도 평범한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많을 것입니다. 물론 당사자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특별한 사랑입니다. 그런 가운데 사랑이라는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랑이 죄는 아니지요. 그러나 죄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하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