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격동기에서 그 우유부단함으로 실정을 거듭하다가 결국 볼쉐비키들에게 비명횡사한 니콜라이2세...그 이야기는 하도 드라마틱해 많이 영화화되었습니다.
서방측에서 만든 영화는 니콜라이2세가 공산당에게 야만적으로 살해되어서 그런지 동적적으로 그린 영화가 많습니다. 제가 접한 영화로는
아나스타샤
아나스타샤 (디즈니 만화)
라스푸틴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
니콜라이2세 다큐
가 있습니다. 헐리웃 냄새가 가장 강한 (선과악의 대결) 디즈니 아나스타샤 에서는 한없이 착한 아버지겸 황제로서의 니콜라이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니콜라이2세는 민중의 고통을 외면하고 짜리즘의 건재를 위해 고군분투한 반동입니다. (앗, 공산주의식 표현!!) 1차 대전 발발 직후 겁없이 독일을 선제공격하여 독일로부터 괴멸적 타격을 입고 전세를 만회하기 위해 황제가 총사령관이 되어 내정을 때려치고 전선으로 향합니다. 내정을 유능한 정치가에게 맞기지 않고 독일인 황후에게 맞겨 내정은 엉망이 됩니다. 황후의 총애를 입은 라스푸틴이라는 인물이 등장해 러시아를 완전히 x판으로 만듭니다.
제가 읽은 니콜라이2세 전기에 새로운 러시아사병용 군복이 제정되자 니콜라이2세가 며칠동안 시착을 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 옷이 혹 병사들에게 불편하지 않을까 염려한 황제의 자상한 배려였지요. 이런 점에서 볼때 니콜라이2세가 마음씨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도자의 조건은 따뜻한 마음씨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 이익을 위한 마키아벨리적 교묘함이 있어야 합니다. 치열한 국제정세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죠.
1차 대전이 발발하고 프랑스가 독일에게 침공당하자 짜르는 프랑스에 대한 의리 때문에 전쟁준비가 전혀 안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대신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동프로이센을 공격합니다. 독일은 허둥지둥 프랑스에서 군대를 빼 반격합니다. 결과는 러시아군의 괴멸이죠. 이 바람에 프랑스는 한숨돌려 독일에 대해 대반격을 가해 전선을 유지하는데 성공합니다. 프랑스는 두고 두고 이 사실을 고맙게 생각했지만 막상 고통을 당한 것은 러시아 민중이었습니다.
소련이 히틀러와 사생결단의 항쟁을 할 때 처칠과 루스벨트는 제 2 전선의 개설을 거절합니다. 준비가 안되었다는 이유였죠. 44년 여름 전세가 거의 소련측으로 기울자 비로소 유럽대륙에 상륙을 합니다. 니콜라이 2세와 처칠의 행동 중 어느것이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약은 지도자를 만나면 그 국민이 덜 피를 본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첫댓글 디즈니가 아니라 20세기 폭스사 아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