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4년 10월 26일 호적으로 만60세가 되는 날 정년퇴임식을 가졌다. 검찰에서 나보다 먼저 정년퇴임한 검사는 3명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조용히 정년퇴임식을 치르고 물러났는데 나는 내 뜻과는 다르게 홍성에 있는 홍주문화회관에서 외부인사들을 초청해 놓고 거창한 정년 퇴임식을 가졌다.
내가 홍성지청장으로 오자 보령이 고향인 박상진 사무과장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는 과거 나와 한 청에서 근무한 기억도 없는데 나에 대해 잘 아는 눈치였다. 박 과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모든 일반직원이 지청장님을 존경하는데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내가 사무과장으로 있는 한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지청장님의 정년퇴임식은 성대하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나는 “시골에 와서 지청장 하는 것이 무슨 자랑이라고 떠벌리느냐, 나는 조용히 물러날 것이니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정년퇴임을 2~3개월 앞두고 박 과장이 정년 퇴임식을 외부행사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나는 “금년 봄에 민건식 의정부 지청장이 정년퇴직을 했는데 그 분은 어떻게 했는가 알아보고 그 분이 한 대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며칠이 지나도 민 지청장이 정년 퇴임식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봤다는 보고가 없었다.
어느 날은 “의정부 지청에 알아봤느냐”고 물었더니 박 과장이 “민 지청장은 민 지청장이고, 그 분과 상관없이 남 청장님의 정년퇴임식은 저의 사무과장 직을 걸고 성대하게 하겠다”고 했다. 내가 직접 민건식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정년 퇴임식을 청내 행사로 했는지를 물었다. 민 변호사는 “나는 청내 행사로 직원들만 모아놓고 간단히 했으니 남 청장도 쓸데없는 생각말고 청내 행사로 조용하게 하라”고 했다.
내가 홍성지청장으로 오자 보령이 고향인 박상진 사무과장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는 과거 나와 한 청에서 근무한 기억도 없는데 나에 대해 잘 아는 눈치였다. 박 과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모든 일반직원이 지청장님을 존경하는데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내가 사무과장으로 있는 한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지청장님의 정년퇴임식은 성대하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나는 “시골에 와서 지청장 하는 것이 무슨 자랑이라고 떠벌리느냐, 나는 조용히 물러날 것이니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정년퇴임을 2~3개월 앞두고 박 과장이 정년 퇴임식을 외부행사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나는 “금년 봄에 민건식 의정부 지청장이 정년퇴직을 했는데 그 분은 어떻게 했는가 알아보고 그 분이 한 대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며칠이 지나도 민 지청장이 정년 퇴임식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봤다는 보고가 없었다.
어느 날은 “의정부 지청에 알아봤느냐”고 물었더니 박 과장이 “민 지청장은 민 지청장이고, 그 분과 상관없이 남 청장님의 정년퇴임식은 저의 사무과장 직을 걸고 성대하게 하겠다”고 했다. 내가 직접 민건식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정년 퇴임식을 청내 행사로 했는지를 물었다. 민 변호사는 “나는 청내 행사로 직원들만 모아놓고 간단히 했으니 남 청장도 쓸데없는 생각말고 청내 행사로 조용하게 하라”고 했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그리고 얼마 동안 조용했다. 정년퇴임 날이 임박해 사무과장이 공문을 들고 와서 “지청장님이 반대하셔서 할 수 없이 사무과장 전결로 대검찰청에 외부행사로 정년퇴임식을 하겠다는 계획서를 작성해 승인요청을 했습니다. 오늘 외부행사로 정년퇴임식을 하라는 지시공문이 왔으니 더 이상 반대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 사람이 정년퇴임식은 내가 하는데 왜 나의 의사를 무시하고 외부행사로 하려느냐, 그리고 두어 달 전에 이곳 홍성에서 변호사를 하기로 결정한 판에 어떻게 외부 인사들에게 정년퇴임식을 하니 오라고 통지를 하느냐, 대검의 승인을 받았다 해도 못하겠으니 일을 크게 만들지 마라”고 재차 지시했다. 하지만, 박 과장은 “저는 검찰에서 몇 십 년 근무하면서 검사들 중에서 지청장님을 제일 존경해 왔는데 마지막 가는 마당에 정년 퇴임식이라도 성대하게 해 드리고 싶어서 내 사무과장 직을 걸고 준비하는 것이니 더 이상 고집 부리지 마시고 제가 하는 대로 가만히 계십시오”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나는 마음이 약해져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내버려뒀다. <②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