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중구청 근처에 서울 시내 막회의 원조격인 선술집과 실내포차 분위기의 식당이 문을 열고 주변 직장인들에 의해 사랑을 받아 오던 집입니다. 이 집의 대표메뉴인 막회와 겨울철 과메기로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은 집으로 그동안의 입소문에 이미 알려질만큼 알려지고 최근엔 매우 저렴하던 가격이 올랐느니 양이 줄었느니 하면서불만 섞인 입소문도 함께 한 집이지만 여전히 감히 최고라고 자부 할 만한 초고추장의 알싸한 맛과 좁은 내부에 발디딜 틈 하나 찾기 쉽지 않은 집으로 오히려 요즘은 새로운 발길들은 뜸~해졌으나 단골만으로도 이 추위에 밖에서 기다려야 할만큼 인기가 식지 않는 곳입니다.
을지로4가 9번 출구로 나와 직진(충무로 방향) 3분 거리에 중구청이 나옵니다. 중구청을 지나 100여 미터를 지나면 오른 쪽으로 꺾어지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 20미터 안 오른 방향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맛집인 충무칼국수가 바로 옆에 있기도 합니다.
지금은 이 곳 말고도 지하철1,2호선 10번 출구 근처 서소문 배제빌딩에 또 하나의 영덕회식당이 있는데 중구청 옆 골목은 부인이, 서소문점은 그 남편이 꾸려 나가고 있답니다. 서소문점은 중구청점하고는 달리 더욱 다양한 메뉴가 있어 다양함을 원하시면 그 쪽으로~
매우 간단한 메뉴. 안주물회는 주로 여름에 많이 나가는 메뉴. 주로들 막회와 과메기를 주문하십니다. 저희 역시 주문 한 것이 막회(대: 25,000원)입니다.
접시 한 쪽 쑥갓을 담고 양파 채와 무 채가 바닥에 깔리고 뼈 째 다져진 미주구리가 그 위를 덮고 배와 오이 채, 고추와 쪽파 다진 것이 통깨와 함께 담겨 나옵니다. 그리고 이 집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초고추장이 옛날 스뎅(?) 밥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이 양념을 막회 위에 얹어 섞어주면 되겠습니다. 허나 이때 한 꺼번에 너무 많은 양념을 얹어 비벼주면 물이 생기게 되기 쉬우므로 약간의 양념만 얹어 섞어주고 개인 종지에 초고추장을 넣어 막회와 양념을 듬뿍섞어 드시면 더 맛 좋은 막회를 술 자리 내내 드실 수 있겠습니다.
쑥갓을 비벼진 막회와 같이 집어 듬뿍 양념과 함께 드시면 새콤하고 알싸한 맛이 쑥갓의 강한 향과 묘하게도 어울려 뒤 따라 삼켜버린 소주 맛이 전혀 쓰지가 않습니다.
막회를 다 섭렵 해 줄 즈음 과메기(22,000원)를 주문합니다.
과메기는 초겨울 야외에서 꽁치를 말린 것으로 밤엔 얼고 낮엔 녹아가며 그 덕에 쫀득한 양질의 과메기로 거듭날 수 있답니다. 이상하게도 과메기와 한잔을 할때면 평소보다도 더 많은 술이 들어가니 이런 날을 조심해야지요~^^;;; 술이 단 날은 꼭 취하는 날이기도~ 영덕회식당의 잡내 없는 과메기 맛은 좋은 편이나 너무나 잘게 과메기를 잘라 놓아 찐득하고 꾸덕한 질감을 즐기기에 좀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과메기 3형제. 미역과 다시마, 마른 김, 그리고 파와 마늘입니다. 우선은 미역과 다시마를 놓고 그 위에 마늘과 파, 과메기와 초고추장을 얹고 다시 그 위에 마른 김을 덮어 미역을 돌돌 말아 드시면 야채와 함께 꾸덕하게 씹히는 과메기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잘은 과메기라 아쉽긴 하지만 그런대로 먹음직스럽고 덕분에 오늘 과음도 시간 문제로군요.
영덕 강구항에서 들여오는 횟감과 과메기의 맛이 범상치 않고 장안에서 둘 째 가라면 서러워 할 초고추장 맛에 발길이 줄지 않는 집입니다. 그 전의 유명세에 비하면 다소 색이 바란 감도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 실망스럽지 않는, 한잔 술이 달게 느껴지는 집입니다.
전번: 02) 2267-0942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 |
출처: 모하라의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moh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