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가 리모스를 동행한채 리모스의 마을을 떠나온지 5일째. 아츠는 리모스가 짐만 될꺼라고 생각했으나 의외로 리모스는 힘도 잘쓰고, 요리같은 것도 잘해서 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리모스, 뭐해? 어서 이리로 와봐!!"
"기사님!! 전 물이 싫어, 아니 무섭다니까요!!"
이 덩치 크고, 힘 잘쓰는 리모스라는 청년의 유일하고 가장 큰 문제는 여러가지로 겁이 너무 많다는 것.. 저 거구가 들어가면 허리까지 밖에 오지않을 강에 들어가는 걸 무서워 하다니.. 아츠는 기가막혀 말도 않나올 지경이었다.
"리모스!! 어서 건너오지 않으면 너와의 여행은 그만 둘테다!! 어서 이리 와!!"
"아, 알겠습니다, 기사님!!"
아츠가 여행을 핑계한 강요 반 협박(?) 반인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리모스는 헬쓱해진 얼굴로 강을 건넜다.
"이렇게 빨리 올걸 왜 그리 뜸을 들여??"
"죄, 죄송합니다 기사님.."
"그리고, 그 기사님, 기사님 하는 소리는 그만 둬."
리모스는 여행을 떠난 후 부터 여태까지 주욱 아츠를 '기사님'이라 부르면서 따랐는데, 아츠는 그것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자신은 그 허울좋은 '기사'란 말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여행을 떠나왔다. 허나 아직도 모지른 지금 자신에게 이런 아부들이 들어온다면 집까지 떠나 여행을 온 이유가 흐려진다. 아츠는 그 이유때문에 그동안 리모스의 말들에 조바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 아버지는 항상 나에게 말씀하셨지.. `언제나 침착하거라.`라고 말이야.. 그동안 이 말을 잊고선 너무 바쁘게, 조바심내며 이곳까지 왔다. 하아.. 내가 잘못했구나..'
아츠는 자신의 아버지, 베리트 클레이모어가 자신과 여러 기사들에게 하던 말을 되새기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아니, 기사님 왜 그러십니까?"
그런 아츠의 모습에 놀란 우리의 순진한(^-^;;) 청년 리모스는 아츠에게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아츠는 한숨을 한번 쉬고는 리모스에게 말했다.
"아냐, 아무것도.. 그리고 리모스 앞으로는 날 그냥 아츠라 불러라, 그 '기사님'이란 허울 좋은 명칭은 그만 두고 말이야. 네가 가장 증오하는게 그 '기사'들이 아니냐..??"
"아, 알겠습니다, 기사.. 아, 아니, 아, 아츠형님"
마지막의 '형님'이란 말에 아츠는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이렇게 덩치 큰 청년이 자신에게 형님이라고 말하는게 솔직히 우스웠다. 한편으로는 이런 녀석이 내 동생인가 하는 마음도 들어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차라리 그게 좋다."
아츠가 기분 좋은 듯한 얼굴로 경쾌하게 말하자 리모스도 걱정스런 기분이 풀린 듯 다시 힘차게 걸으며 연신 '헤헤'하며 웃었다. 그렇게 웃을 때면 아츠도 기분이 좋아서 같이 웃었다.
"하하핫~ 리모스, 오늘은 사냥이나 해볼까??"
"헤헤, 그거 좋지요 형님, 헤헤헤~"
"그래, 그래.. 내가 형님이란 말이지.. 하하핫~"
아츠와 리모스의 웃음소리가 숲속의 나무들 사이로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