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도시 전체가 공업단지로 지정되면서 급속도로 커진 대표적인 도시다.
해방 당시만 해도 읍내 인구가 2만명이 채 되지 않았던 울산은,
고래잡이를 비롯해 각종 물고기들이 집결하는 유명한 어촌이었다.
하지만 박정희의 5개년 개발계획이 발표된 이후부터 어마어마한 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는데,
이웃의 경주, 포항은 물론이고 청주, 전주 등 거점도시마저 추월한 울산은 결국 1998년 100만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35년만에 5만명에서 100만명으로 수직상승한 인구는 울산의 도시 구조마저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지금의 중구와 방어진 일대를 중심으로 고기잡이 항구에 의존했던 곳이,
바둑판 모양의 도로가 쭉쭉 뻗어나가고 시가지와 공단이 나란히 얽히는 곳으로 바뀌어버렸는데,
이런 이유로 울산의 교통망도 완전히 새롭게 개조되었다.
버스터미널도 그 중의 하나로서 전체적인 인상이 울산의 도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아마도 울산만큼 도시의 느낌을 잘 살려내는 터미널도 없을 것이다.

터미널 앞 도로의 모습.
깔끔하고 세련된 고층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근처에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롯데호텔, 아웃백, 베니건스 등도 들어서 있어,
울산 신도심에서 가장 큰 상권으로 꼽히는 지역으로 유동인구도 무척 많다.

바로 이런 곳에 버스터미널 두 개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으니 이들에게는 정말 축복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터미널 위치가 '삼산로'변이 아니라서 찾는데 조금 애를 먹을 수 있는 위치지만,
건물 자체가 터미널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지라 위치만 잘 파악하면 크게 헤맬 일은 없을 듯 싶다.

사실 지도로만 봐왔을땐 터미널 건물이 무척 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두 개의 거대한 백화점이 맞닿아 있는데다 롯데백화점 바로 옆이라는 위치 덕분에,
백화점 건물을 임대해서 쓰거나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터미널 모두 독자적인 건물을 쓰고 있었고,
높이도 1~3층뿐이어서 직접 본 순간 조금 실망감이 든다.

하지만 그 것은 실로 큰 착각이었다.
내부로 들어온 순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확 눈을 사로잡는데,
바닥이 반짝반짝 빛나는 재질로 닦여있고 잡상인 공간도 거의 없어서 한껏 넓직하고 깔끔해 보인다.

평일인데다 시간이 8시를 훌쩍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터미널 안에는 사람들이 그럭저럭 있었다.
주변에 부산, 경주, 포항 등 굵직한 도시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전혀 이상할게 없는 광경이다.
나름대로 '광역시'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노선망도 꽤 다양한 편이고,
주변 지역으로 가는 버스도 상당히 자주 운행하는 편이다.

아까 입구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울산시외터미널은 정말로 공간활용을 잘 해놓은 것 같다.
건물 크기는 조그맣지만 마감재 재질이 좋고 상업시설을 확실하게 정리해 놓아서,
실제 넓이보다 더욱 넓어보이고 지저분한 인상이 전혀 들지 않으니까 말이다.

버스 타는 곳은 상업시설이 모여있는 우측에 자리잡고 있다.
문이 유리로 되어있어 버스가 오가는 것이 훤히 보이긴 하지만,
대합실과 직선상으로 연결되지 않아 기다리면서 확인하기는 조금 어렵다.

단순하면서도 꽤 길게 늘어진 시외버스터미널 승차장.
부산가는 버스가 많아서인지 부산행 플랫폼만 여러 개 갖춰져 있고,
그 외 울산, 포항행 플랫폼까지 합하면 거의 절반 가까이 이른다.

한창 사진을 찍는 와중에 노포동으로 가는 푸른교통 시외버스가 조심스레 출발준비를 한다.
시끄럽고 바빴던 일상을 뒤로 한 채 남은 일을 끝내고 조용히 들어가려는 버스를 보면서,
복잡했던 내 마음도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도시적인 느낌이 은은하게 묻어나왔던 울산시외버스터미널.
과연 몇 십 년이 지나도 이러한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첫댓글 독자적인 건물을 쓰긴 하지만 두 터미널 모두 롯데소유의 부지이고,롯데에서는 이곳에 터미널을 내주고 백화점,호텔을 개장하면서 중심상업지역을 이곳으로 옮기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요즘은 터미널과 백화점 이용차량이 겹치면서 주말마다 극심한 체증을 불러일으키며 롯데에서는 수년전부터 터미널 이전을 요구하기에 이르지만,터미널이 이전할 곳을 찾지 못해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급스러운 재질이랄 것도 없는 일반 타일이며,경주,포항이 왜 굵직한 도시인지 잘 모르겠네요.매표소 뒤로 다 막혀있고 승차장 나가는 문이 두 곳 뿐인데 버스 오가는 것이 어떻게 훤히 보이나요? 문은 어딜가나 다 유리재질이며 대합실과 울산만큼 일직선으로 연결된 곳도 없습니다.꽤 길게 늘어진 저 플랫폼이 전부가 아니라 ㄱ자 형태로 홈이 몇 개 더 있습니다.
1종대형님 제 개인적인생각 인지는 모르겠지만 포항과 경주는 제생각에도 꽤 굵직한 도시인듯 합니다 포항은 경북 제일에 도시이며 경주는 역사가 있는 도시전체가 박물관이죠이정도면 한 도에 작은 시라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안을까요?참 전 경주포항이 아닌 구미에 살아요^.^오해하실까봐
xd turbo님 제 개인적인생각 입니다만 포항과 경주보다는 구미가 더 크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경주와 포항이 한 생활권이긴 하지만서도,,,^^
인구로는 포항>구미>경주 순입니다
제가 봐도 포항과 경주는 굵직한 도시인것 같네요..대구를 제외하고는 포항이 경북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을 뿐더러 포항의 산업동력인 제철소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경주는 xd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도시 자체가 거의 문화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의미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구미 역시 큰 도시이기는 하나 포항보다는 작은듯 싶습니다..인구수로만 따진다면 포항이 약 11만명정도 많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종대형경력3년님께서 말씀하신 경주, 포항이 왜 굵직한 도시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현에는 아마도 경주와 포항이 어떠한 이유로 굵직한 도시인지를 부연설명하면 더 좋을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것 같기도 합니다..
흠,,, 그랬었군요, 하긴 구미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많기는 하지만 딱히 연계생활권이라 할만한 곳도 없고,,, (그렇다고 안동/영주권역이 더 크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것 같기도 하네요,,, -_-;;)
상당히 터미널이 도시적이며 무척 클것 같았다가,독자적인 3층 건물이라 실망했다 안은 넓고 깔끔한건 도대체 규모가 어떤건지 상당히 혼란스러움을 주겠네요,위치가 삼산로와 딱 안 붙었다고 삼산로변이 아니라 할 수는 없습니다. 상권분석 하는 어느 자료를 봐도 저 정도 입지면 삼산로변이라 보고 있습니다. 도시적인 많은 주변 시설보다 터미널은 개장 당시와 비슷한 시설과 규모로 정체되어 있으며 하차장조차 공간협소로 아예 없습니다.롯데측의 계속적인 이전요구로 미래도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모든걸 긍정적으로 보시고 생각하시길 바래요.^^
항상 맥시멈님의 터미널 기행을 잘 보고있는 1인입니다..가보지도 못한 전국의 터미널을 사진을 통해서 소개해 주시고 있으니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저도 맥시멈님의 글을 처음 부터 보고있는 회원들중 한 명입니다...항상 터미널을 소개 하실때마다, 그 지역의 특색과 특성을 잘 조화 하시면서, 글을 쓰시는 모습이 매우 좋고, 감탄의 감탄할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맥시멈님 시간표 게시판에는 길건너 고속터미널에도 다녀오신 것 같은데 고속터미널편은 언제 올려주실지 궁금하네요~ 몹시 기대가 됩니다. ^o^
그동한 너무도 뜸하다 싶어 이젠 터미널 기행 안 올리시나 했는데 다시금 올려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네요.. 전국 방방곳곳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대리만족 형태로 나름 많은 정보 얻어가고 있어 늘 감사 할 따름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맥시멈님의 글 정말 잘 읽고 갑니다..울산 정말 자주 갔는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