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9-9월 11일(월. 10일차)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하여...
베트남 국경 '목바이'에서 '호치민'까지 가는 길
13시 30분쯤. 호치민 데땀 거리 신카페 앞에 도착했다. 즉시 사람들이 칭찬한 신카페 옆의 호텔(이름을 모르겠다. 영어 아니면 못 외움.)에 갔는데 싱글도 없고, 선풍기방도 없고, 12달러 내란다. 아침밥 안 먹으면 10달러고. 밥은 뭐 주냐고 물으니 빵, 과일, 차라고 하여 그냥 10달러에 묵기로 했다. 1달러만 깎아달라고 해도 절대 안깍아준다. 되게 고압적이다. 나중에 다른 숙소와 비교해 보니 창문도 있고, 엘리베이터도 있고, 나름대로 괜찮은 곳이었나 보다. 물론 하루만 묶었지만.
무지 짜증났던 게 에어컨만 켜면 머리도 아프고 답답하고, 그렇다고 선풍기만 틀면 돈 아깝고…… 결국 나쁜 짓(?)을 했다. 창문 열어놓고 에어컨 틀어놓기.
우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어떤 사람이 추천한 쌀국수 먹으러 나갔는데 중간에 어떻게 가는지 몰라 헤메다 ‘포24(poh24. poh=국수)’로 들어갔다. 상당히 깨끗하고 괜찮아 보였다. 물론 맛도 좋았다. 쌀국수와 meat ball 시켰는데 미트볼은 어묵 같은 게 국물과 같이 나왔다. 아들이 맛있다고 좋아했다. 값은 기억이 쌀국수가 12,000동, 미트볼이 7,000동인가?
맛은 있다. 깨끗하고, 실내고, 값도 이 정도면 만족.
조그만 그룻이 미트볼.
나중에 클린턴 대통령이 갔다는 ‘포2000’도 가봤는데 여기보다 나은지 모르겠다. 그 당시 공사중이라 무지 정신 없고 시끄럽고, 먼지 날리고… 1층은 개방되어 있어 상당히 복잡했다. 포24는 실내라 좋은 것 같다. 시원하고.
다 먹고 계산서 받았는데 뭔지 모르는 것에 1,000동(100동이었나? 설마?)이라고 써있어서 ‘이게 뭐?’냐고 물으니 ‘물수건 값’이란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내가 달라고 했나? 솔직히 ‘나 이거 안 시켰거든’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한번만 참았다. 그 이후 물티슈는 절대 안 썼다.
베트남 인간들 상술이 좋은 건지 얌체인지 지들 맘대로 가져다 놓고 돈을 받는다. 모르면 바보되는거지. 시킨 것 외의 것이 나오면 ‘무료냐?’고 꼭 물어봤다. 내가 원래 작은 것에 무지 배 아파하거든. 이런 이유로 바가지 씌운다는 말이 많은가 보다.
우기인지 오후만 되면 비가 오는 거다. 앙코르 유적에서 막 내던지던 우산을 쓰니 살도 몇 개 망가지고 보기 괴로울 정도다. 비가 와 숙소로 들어가는데 숙소 직원이 친절하게 우산을 빌려준다. 웬일이야?
아들이 좋아하는 쉐이크(신또) 사주러 바로 건너편 가게로 가려고 했거든. 나는 우리나라에서 비싼 걸 먹으면 좋겠는데 아들은 먹어본 적 있는 바나나나 파인애플 쉐이크만 먹으려 한다. 방콕에서 먹은 망고가 되게 맛 없었나 보다. ‘초코 바나나 쉐이크’를 샀는데 아줌마가 담배를 피워서 숙소로 돌아와 마셨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원래 여기가 맛있는 집이라는 것 같다. 값은 6,000동(400원 정도)인데 무지 싼 편이다. 이건 두 가지를 섞어서 더 비싼 것 같다.
바나나 초코 쉐이크
재미있는 게 텔레비전에서 한국 드라마를 무지 많이 보여주는데 성우 한 사람이 다 한다. ‘러브 인 하버드’랑 뭐 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 한국말 강좌도 있다.
조금 놀다 비를 뚫고 ‘해피투어’를 찾아 나섰다. 메콩강 3박4일 투어 하고 싶었는데 책에는 있는데 남들 다 2박3일한다고 이거 하란다. 나는 26달러 애는 13달러였던가? 투어를 신청하면 아침, 인터넷 1시간, CD 만들어 주기, 티셔츠 중 하나를 주는데 나는 셔츠를 받았다. 그런데 이거 참…… 한번 빨면 걸레로 쓰면 딱 좋게 생겼다. 속이 다 비칠 정도로 얇고 허술. 그래도 입고 다니는 아줌마 한명 봤다.
정말 뒤가 훤히 보이죠?
그럼 아침밥은? 바게트 같은 걸 준다. (선택) 나는 한번 먹었는데 바게트 한 개와 버섯넣은 계란 후라이같은 것(계란 2개 넣은 듯. 이걸 오물렛이라고 하더군)을 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라면 이걸 주면서 음료는 뭘 하겠냐고 묻는거지 커피라도 마시면 10,000동을 받으니 손해 볼 것 없지.
여기서 중요한 점 하나! 데땀 거리에 신카페, 킴카페, 해피투어, TM 브라더스 등 여행사가 많은데 해피와 TM이 더 저렴하다. 물론 질은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해피와 TM은 연계하여 운영한다는 점이다.
메콩강 투어는 해피가 TM 것도 한다. 그런데 값이 다르다. TM이 1달러 더 싸다. 결국 해피것 하려면 TM에서 하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 그런데 북쪽으로 올라가는 버스는 해피 것을 TM이 한다. 호이안까지 TM이 하고 호이안부터는 ‘카멜’이 한다. 이런 식으로 서로 연계하여 장사를 한다. 버스값은 TM이랑 비슷한데, 여긴 상품을 사면 인터넷과 CD만 만들어 준다.
저녁은 케밥 먹었다. 베트남에 오니 먹을 게 많아서 좋은 것보다 값이 싸서 좋은 것 같다. 여행자 거리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케밥은 별로였다. 아들이 맛없다고 같이 나온 과자와 감자튀김과 레몬쥬스만 먹었다. 세트(애들 주멱 두개만한 양고기 케밥+레몬쥬스+조그만 쿠키2개 감자 튀김)에 47,000동인데 고기 맛이 좀 이상했다. 어쩐지 손님이 한 명도 없더라고.
맛이 정말 별로. 가게 이름은 모르지... 난 영어 아닌 이름 가게는 전혀 기억 못한다.
이번 여행중 아들이 가장 많이 먹은 것은? 아이스크림, 콜라, 쉐이크. 물론 바게트도 많이 먹었다. 덥고 힘든지 입만 열면 아이스크림 사 달라고 한다. (원래 좋아한다)
호치민에 ‘깸 박 당’이라는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나중에 여기 가서 사주겠다는데도 무조건 먹어야 한다니 안 사줄 수가 없었다. 아이 데리고 여행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생각만큼 쉬운 건 아니다. 애가 힘들어 하면 내가 더 피곤해지거든. 대충 원하는 걸 해줘야 일 진행이 된다.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가 없어서 들어갔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그 많은 음식을 다 할 줄 아는지, 재료가 다 있는지 메뉴도 무지 많다. 아이스크림이 종류마다 없어서 대충 시켰는데 갑자기 냉차를 가져다 주는 거다. 내가 약간 겁먹은 표정을 지니까 무료라고 알려준다. 녹차 비슷한 맛인데 아들도 아주 잘 마신다. 베트남 식당에 가면 주는 차 같은데 나중에 ‘깸 박 당’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무지 많이 마셨다. 잔이 조금만 비워도 또 주고 또 주고..
녹차 비슷한 냉차인데 은근히 맛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들이 귀가 아프다는 거다.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여행사 직원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겠단다. 그대신 건너편 약국에 가보라고 하여 갔는데 씨클로를 잡아주며 차비로 얼마를 내면 된다는데 갑자기 또 겁먹었다. ‘이거 가도 되나?’ 갑자기 길 끝에 있는 ‘리멤버 투어(한국 사람이 하는 여행사)’가 생각났다. 거기 가서 물어보겠다고 하고 도망 왔다. 리멤버 투어 가서 물어보니 병원이 4시인가? 끝난다며 내일 가보라며 한인 잡지를 줬다. 메콩강 투어 하고 와서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대충 그렇게 병원행은 물 건너갔다.
참! 중요한 정보. 환전할때 아무데서나 하지 말고 몇 군데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신카페(배낭족 여행사)에서 하면 좋다고 하여 했는데 손해 봤다. 1달러에 15,900동 줬다. 며칠 후 보니 옐로우 하우스(게스트 하우스)에서는 16,000동 넘게 줬다. 확실하지는 않은데 은행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대신 신카페에선 환전 영수증을 주고 옐로우에선 그런 것 없다. 나중에 하노이 공항에서 보니 1달러는 16,300동쯤 된다.
베트남 사람들 웃기는 게(생각해 보니 별로 웃기는 건 아님. 당연한거지) 자기네들 맘대로다. 숙소에서 베트남 돈으로 내려면 1달러=16,000동이다. 그런데 만약 달러로 내려면 15,000동으로 계산한다.
게다가 잔돈을 잘 안 주려고 한다. 물론 워낙 적은 단위라 못 줄 수도 있지만 따져야 한다. 공항세 낼 때 동으로 냈더니 대충 몇천동은 안 준다. 계산기로 보여주면 할 수없이 준다. 나야 물론 다 받아냈지. 50동짜리는 없다고 못 준다고 한다. ‘그래도 줘’하면 할 수 없이 100동 준다. 꽤나 치사? 쪼잔 하다는 표정이다. (공항에서도, 옐로우 하우스에서도) 물건 살 때는 절대로 50동 단위는 나올 수 없으니 걱정 없다.
참! 환전은 조금만 해도 된다. 숙소나 여행사 상품(1일투어, 버스)은 다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