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후배의 죽음.
그는 85학번이다. 체육학과
출신으로 레슬링이 전공이다. 그런 그가 죽었다.
그것도 자살로 죽었다. 신문이나 방송을 봤으면 알 것이다. 그는 주니어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이다. 그를 안 것은 성남과 용인에 거주 하는 대학 동문의
모임에
서 알게 되었다. 운동을 해서 그런지 선배에 대한 예의가 깍듯했고
후배에게는
조금 엄한 후배였다. 그런 그가
85학번의 총무를 맡고 있는 후배에게서 문자가 왔다.
대충 짐작해서 XX상이라고 하니 부친상이나 모친상으로 알았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본인상이다. 정말 깜짝 놀랐다. 아니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요즘 사는데 바빠서
모임에 소홀하여 못 나갔더니 뜻 밖의 비보에 아연실색 하였다. 어떻게
된 사연이냐고
총무 후배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연락만 받았단다. 이후 다음날 신문에
아주 조그맣게
기사가 실렸다. 자살이며 아무래도 레슬링협회의 일을 보면서 감사에 30억 횡령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신문의 기사가 다시 한번 더 나를 놀라게 한다. 그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본인의 의사가 반영이 안된 것 같다. 몇번의 검찰의 호출에도 잘 견뎌오던
그가
너무 억울해서 자살을 선택한 것 같다는 신문의 기사는 나를 더 슬프게 한다.
우리나리가 OECD국가중 자살률이 부동의 1등이란다. 우리나라도 잘 하는게 있기는 한가보다..
자살에 대하여 이번 기회에 생각해 본다. 나 또한 극한 상황에서 솔직하게
생각 안 해본건
아니다. 그러나 생각만 했지 실행에 옮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용기가
정말 필요한
일이다. 흔히 말한다. 죽을
용기로 살라고… 그 말은 정말 허언이 아니다. 그만큼 죽기 위해서
는 용기가 필요한데 솔직히 나는 그럴 용기가 없어서 살고 있다. 그리고
나 하나 없어지면
그만 이지만 내가 낳아 논 아이들은 졸지에 힘든 상황이 되는데. 이는
무책임이다. 용기가
있을지는 모르나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다. 한 집안의 가장은 경제적인
책임만 지는 것이
아니다. 한 집안의 가장은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크다. 그래서
한 집안의 가장은 무한책임이다. 그런 그의 책임을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이유로 도망
간다면 이 땅의 가장들이 이렇게 직무유기를 한다면 이 사회는 멍들고 힘들어 질 것이다.
아니 이 나라가 어찌될 지는 불 보듯 자명하다. 정말 내가
결백하고 깨끗하다면 나 같으면
끝까지 투쟁해서 나의 결백을 반드시 밝힐 것이다. 그것이 명예회복이고
나의 결백을
정말 떳떳하게 밝히는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뒤로 숨고 비껴나가는
행동은 솔직히 용납이
되질 않는다.
내가 아는 그 후배는 자녀도 아들과 딸 둘이 있는 것으로 안다. 과연
그 아이들은 무슨 죄로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간단 말인가? 아이들이 받을 충격을
아버지가 충분히 헤아렸다면 그와
같은 경거망동한 행동은 안 했을 것이다. 고로 어떤 이유이든지
자살은 아니다. 솔직하게 내가
조금 험악하게 얘기 하자면 그런 나약하고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은 살 만한 가치도 없다고
단언하고 싶지만 글이 너무 함악할 것 같아 그렇게까진 표현하지 않겠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오해가 있다면
반드시 풀어야 하고, 억울 하다면
끝까지 맞짱떠서 명예를 회복 해야만 한다. 비겁하게 도망 간다거나
피하면 절대 안된다.
금번의 85학번 후배의 자살에 즈음하여 무엇이 그를 그 지경까지 몰고
갔는지는 모르지만
수수방관한 레슬링협회의 무능함과 조직적으로 횡령에 가담한 사람들을 발본색원해서 뿌리를
뽑아야만 한다. 구매하지도 않은 운동기구를 구매한 것처럼 허위 계산서로
횡령한 금액이
30억원 이상이라고 하니 이는 조직적이고 위 아래 가릴 것 없이 레슬링협회가
썩어 있음을
증명하는 사건이다. 국민의 혈세가 이런 친구들에게 생선을 맡긴 상황이니
개탄할 일이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살은 모든 행동을 절대로 정당화할 수 는 없다.
한 안타까운
전도유망한 후배의 죽음에 즈음하여 사회에 만연한 대한민국의 부정부패에 일침을 가하는
사건이다. 지금도 환하게 웃으며
90도 각도로 인사를 잘하는 경상도 사투리가 구수한 그 후배가
그리운건 사실이다. 그래서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다. 아~ 죽기는 왜 죽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