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째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더불어 다 사는 지혜를 얻어
3월 28일, 대아서당 퇴용당에서 <다스림은 다 살림>이란 주제로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글의 향기, 책의 기운)를 나누고자 하는 연구공간 파랗게날의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지리산․덕유산․가야산 자락 우리 곁의 명승고택을 찾아 문학, 역사, 예술, 철학, 말과 글 등 다양한 인문학적 교감을 나눈다.
지난 2월 거창박물관에서 김상엽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으로부터 미술품 수장의 오묘한 내력들을 살핀 데 이어, 오는 3월 28일 낮 2시 대아서당 퇴용당(경남 거창군 남하면 대야리 1766, 대야마을)에서 서른아홉째 강좌로 윤구병 변산공동체 대표의 <다스림은 다 살림>이란 주제로 더불어 다 살리는 길을 찾아 나선다.
“말길을 바로 잡아야 다사로이 다 살리는 길입니다.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하고 없는 것을 없다고 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닐 때만 우리는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한테 ‘없을 것’이 무엇인지 눈뜨게 하는 ‘비판정신’을 일깨울 수 있고, ‘있을 것’이 없으면 어떻게 빚어내거나 만들어서 있게 할 것인지를 깨우치는 ‘창조정신’을 길러 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윤구병 대표는 농부철학자이다. 1943년 함평에서, 아홉째 막내로 나 ‘구병’이다. 맏형 ‘일병’을 비롯한 일곱은 6.25 전쟁에서 죽고, 하나 남은 형 ‘팔병’은 넝마주이로 ‘넝마공동체’를 이끌었다. 공부는 좀 했으나 학교에서 쫓겨나는 등 말썽 많은 청소년기를 보내고,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마쳤다. ≪뿌리깊은나무≫ 초대 편집장, 충북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지내다, 학교가 중심이 된 마을공동체를 꿈꾸며 ‘변산공동체’를 일구었다. 보리출판사 대표살림꾼을 맡아 <잡초는 없다>,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 들을 내고, <보리 국어사전>을 기획․감수했으며, “아이들이 놀아야 나라가 산다.”라며 어린이 그림책 <심심해서 그랬어> 들도 펴냈다.
이 달의 강좌가 펼쳐지는 대아서당大雅書堂은 120년 전 지역 유림들이 후학을 양성하고자 강신계講信契를 만들어 학문을 익히고 덕을 쌓던 곳으로, 후일 일제의 침탈에 따른 망국의 위기에 지역 유림의 중진으로서 유림단파리장서사건에 적극 가담하여 무참한 박해를 무릅쓰고 대의를 밝힌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파르스름한 그 정취만 남아, 바로 곁 행복한절에서 스님의 거처로 빌어 퇴용당(退勇堂)이라 이름하고 있다.
대아서당 퇴용당으로 찾아가는 길은, 서울에서 거창까지 서울남부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각 10여 회의 고속버스가 있으며,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려서는 7.8km를, 올림픽고속도로 거창나들목으로 나와서는 6.1km를 달려 대야마을 언덕에 자리잡은 대아서당(퇴용당)에 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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