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치시민넷 성명서)익산시는 근대문화유산 자원에 대한 활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익산은 마한·백제의 중심지로서 고대 역사자원이 풍부한 도시이기도 하지만, 근대 문화유산 자원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근대 문화유산 자원도 일제강점과 수탈관련 시설, 종교관련 시설, 교육시설, 전통한옥 등 다양하다. 익산시 근대관련 등록문화재는 9건으로 전라북도 내에서 10건을 보유하고 있는 군산 다음으로 많다.
익산은 고대부터 근대까지 역사의 현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적으로 매우 특별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구 이리는 군산과 더불어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계획적인 도시이다. 일제가 미곡을 수탈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형성된 교통·물류의 중심도시이다. 1912년 이리역이 준공되면서 도시가 형성되었고, 이리역 앞에는 조선식산은행 이리지점, 동양척식주식회사 이리지점 등이 진출하였고, 극장, 여관, 백화점, 수리조합, 일본인 농장 사무실들이 들어섰다.
익산은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미래세대로 갈수록 일제에 의해 저질러졌던 만행의 역사가 점점 잊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아픈 역사에 대해 다시 기억하게 할 수 있는 현장이다.
익산에는 아직도 일제 강점기 때 조성된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남아있는 건축물은 문화재로 등록된 것도 있고, 시민들이 지금도 상업용이나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익산역에서 몇 걸음만 가면 철도관사, 동양척식주식회사 이리지점 관사 및 직원사택, 이리극장, 익옥수립조합 건물, 나루토여관, 대교농장 사무실, 구 이리농림학교 축산과 교사 건물, 백화점 및 상업용 건물 등 일제 강점기 건축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조금만 벗어나 춘포로 가면 춘포역사, 일본인농장가옥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요즘은 여러 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근대문화유산 자원을 관광산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근 도시인 군산시는 근대역사박물관을 건립하고 구 도심지에 남아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군산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로 관광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인천은 근대 밤빛 거리축제, 대구는 국채보상운동과 계산성당 등을 활용한 근대문화 거리 조성, 포항은 구룡포 내 근대박물관 및 근대거리조성, 강경은 근대 건축물을 활용하여 근대 역사문화공간 조성, 나주는 영산포 홍어거리 내 근대건축물을 활용한 근대포구문화 조성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익산은 근대문화유산 자원에 대한 활용대책이 없다. 정책이 전무한 수준이다. 익산역과 구도심인근에 산재되어 있는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하면 교육 자료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음에도 관련 계획이 없다.
호남고속철 개통으로 일 평균 2만 명이 익산역을 이용하고 있고, 전국에서 많은 대학생과 젊은이들이 코레일의 내일로를 활용하여 지역여행을 하고 있는데도 익산시는 역 주변에 있는 근대문화유산 자원 활용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익산시가 전체적인 조성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택지개발과 상가 리모델링으로 인해 근대 건축물이 사라지고 훼손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든다.
익산시는 지금이라도 구도심 주변에 있는 근대문화유산 자원에 대한 활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구도심 도시재생과 익산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역사자원에 정확한 조사와 이후 활용계획에 대해 종합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