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九祖 伏馱密多 行化至中印度 有一長者 香蓋 携一子來 禮尊者曰此子 在胎六十歲 因號難生 今遇尊者 可令出家 尊者卽與落髮授具 摩之際 祥光燭座 仍感舍利三七箇 自此精進忘疲 旣爾 師告之曰如來大法 今付於汝니 汝護念之 乃說偈曰 眞理本無名 因名現眞理 受得眞實法 非眞亦非僞 尊者付法已 卽入滅盡三昧
제9조 복태밀다 존자가 교화를 펴다가 중인도에 이르렀다. 한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향개(香蓋)다. 한 아들을 데리고 복태밀다 존자에게 예배를 드리면서 말하였다.
“이 아들은 모태 가운데서 60세를 있었기 때문에 그로 인하여 태어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뜻의 난생(難生)이라고 부릅니다. 지금 존자님을 만났으니 출가하게 하려합니다”하였다.
존자가 곧 머리를 깎고 구족계를 주는데 갈마작법을 할 즈음에 상서로운 광명이 그 자리를 비추며 사리 37개가 쏟아졌다. 이로부터 정진을 하는데 피로함을 잊었다. 그리하여 스승 복태밀다 존자가 말하였다.
“여래의 큰 법을 지금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그대는 잘 보호하여 기억하라”하시고 이에 게송을 설하였다.
“진리는 본래 이름이 없으나 이름을 인하여 진리를 나타낸다. 진실한 법을 받으면 진실도 아니고 또한 거짓도 아니다.”
존자가 법을 부촉하여 마치고 곧 멸진삼매에 드시니라.
60년간 모태에 있은 제자에게
부처님법 부촉하자 사리 나와
해설 : 복태밀다 존자의 제자가 된 이 사람은 60세를 어머니 태중에서 있다가 출생하였다는 매우 특이한 분이다. 중국의 성인 노자(老子)도 어머니 모태 중에서 72세를 있다가 출생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사람들은 그 출생부터 특이한 예가 많다. 출가하여 스님이 될 때 상서로운 광명이 비치고 사리가 37과나 쏟아졌다. 대개 사리는 열반에 든 뒤 다비를 하고나서 수습을 하는데 살아 있을 때 사리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나라에도 3·1 독립을 선언한 33인 중에 1분인 백용성스님도 살아계실 때 사리가 3과가 나왔다. 필자가 직접 본 사실로는 1975년경 부산 서면에 사는 한 노보살님에게서 사리가 수십과가 나온 것을 보았다. 보살님은 평소에 법화경을 많이 독송하였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살아 있을 때 나온 사리를 생(生)사리라 한다.
법을 부촉하면서 설한 게송에 “진리는 본래 이름이 없으나 이름을 인하여 진리를 나타낸다”라는 말씀은 천고에 명언이다. 온갖 물질의 세계에서나 정신세계의 문제에 대해서도 그것들을 이름을 지어 부르고 말과 문자로써 표현하는 일은 그 사물이나 그 정신의 사실 못지않게 중요하다. 예컨대 자비심이 참으로 아름답고 중요한 마음이지만 그것을 이름 짓고 말과 문자로 표현함으로서 자비심이 비로소 드러난다. 드러남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전해져서 모든 사람들이 자비심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 마음을 이름 지어 부르지 않았다면 설사 그와 같은 마음이 있다하더라도 어떻게 오랜 세월을 경과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겠는가. 하물며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높고 중요한 진리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진리를 발견한 사람이 그것을 진리라고 이름을 지어 부르고 문자로 표현함으로서 진리를 나타낼 수 있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름과 언어와 문자를 진리이상으로 귀중한 방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정신적인 문제거나 존재의 이치에 관한 문제들도 그렇거니와 형상이 있는 물질의 세계에서도 역시 그렇다. 이 세상에 많고 많은 저 모든 것들에 만약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저 많은 사람들에게 만약 그들을 지칭하는 이름이 없다면 그들을 어떻게 부르고 어떻게 표현할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리나 사물이나 사람 못지않게 그 이름도 중요하다 하겠다.
무비스님 / 조계종 전 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