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남
前 광주일보 논설실장
現 광주 비엔날레 사무총장
오사카의 김연자 2001/11/21
지난주 오사카에 갔다. 마침 오사카 중심부 코마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김연자의 공연에 들렀다. 김연자는 광주비엔날레 명예 홍보대사이다. 김연자 공연은 오사카의 제일 번화가인 우메다 역부근 한큐 인터내셔널 호텔 코마극장에서 선정한 11월 특선 프로였다. 한 달 동안 매일 두 차례씩 공연한다. 코마극장은 관중석이 1,500석쯤 되나 광주문예회관 보다 더 높고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입추의 여지없이 관중이 들어찼다.
공연은 1부 연극 검객상매(劍客 商賣)와 2부 김연자 공연으로 연달아 열렸다. 2개의 공연을 다 보는데 7천엔, 김연자 공연만 보려면 5천엔(6만원정도)을 내야 한다. 1부 공연후 30분 휴식시간이 끝나고 오후 7시, 전면 막이 오르자 계단식으로 가설된 무대 위쪽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김연자가 ‘여러분(윤복희 히트송)’을 한국말 가사 그대로 부르며 나타났다.
폭발적인 성량이 그 넓은 극장을 단숨에 흔들었다. 노래에는 국경이 없다. 가슴이 뭉클했다. 일본의 중심부에서 한복에 한국말로 시작된 공연!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 중반부, ‘이별(패티김 히트송)’을 불렀다. 이번에도 한국말 가사였다. 곧 이어 무대 왼편에 정장차림의 키 큰 신사가 등장해 일본말로 노래를 이어 받았다. 바로 연극 검객상매(劍客 商賣)의 주연인 등전(藤田)이다. 그가 옷을 바꿔 입고 김연자를 위해 찬조 출연한 것이다. 등전은 일본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이다. 십수 년째 인기 드라마 수사극의 반장역할을 맡아 왔다. 그러니까 한국으로 보자면 최불암같은 존재이다. 그는 자기 노래 몇 곡을 부르며 김연자 스토리에 곁들여 자기 드라마 얘기를 구수하게 풀어냈다.
광주출신 김연자가 일본에 데뷔한지 15년, 그동안 그녀는 일본에 한국문화를 접속하는 최고의 대중 문화 사절이었다. 지난 4월에는 북한 공연을 성공시켜 남북 문화 교류 사절로 격상했다. 내년에는 3월 28일 저녁 광주비엔날레를 축하하는 전야행사의 하나로 광주문예회관에서 공연을 갖는단다. 그 때에 맞춰 ‘김연자와 함께 광주비엔날레와 제주도여행을’ 이라는 3박4일 코스의 관광상품을 만들었다. 수백명의 일본 팬들과 관광단을 이끌고 올 예정이다.
김연자 쇼의 피날레는 처음처럼 극적이었다. 한복을 다시 입고 나온 김연자가 자신의 일본 데뷔곡인 ‘아침의 나라에서’를 부른다. 88년 서울올림픽 초창기 주제가였다. ‘모이자 모이자 서울 코리아’를 열창하는 조그만 그녀의 모습이 마치 위대한 거인처럼 크게 보인다. 광주사람인 나만의 환상은 아니다.
출처: 군산신문
첫댓글 잘 읽고 가요.. 감사. ^^
오늘에야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