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방임이 최고의 정책
강남지역의 부동산, 아니 그 중에서도 극히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 연유를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신기록 경쟁이나 하듯 자고 나면 가격이 널뛰듯 뛰어오르는 것을 보면서 다른 지역의 국민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길게 보면 그 거품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은 낭패를 볼 것이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순진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몇 년 지나면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해본다. 행정도시 건설에 따른 정부의 주요기관들이 충청권 일대로 이전하고, 공기업들의 지방분산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강북지역의 하이 서울 정책에 의한 집중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강남권의 사회적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가격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지금 목매고 투기에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판교신도시 같은 대단위 도시를 만드는 데에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강북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강북 지역의 주택들은 도시개발제한정책에 묶여서 제대로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계천변을 중심으로 한 종로 일대와 강북구 및 강동구, 마포구 및 서대문구 등을 중심으로 한 강북 일대, 영등포구 및 강서구 등에 대한 재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도시정비에 따른 도로정비, 자립형사립학교 등의 조건이 갖추어지면 강북에 대한 수요증대로 강남의 상대적 우월성은 많이 낮아지리라 본다. 사실 대한민국의 좋은 대학들은 대부분 강북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수 고교가 강남 쪽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강남으로의 쏠림현상이 심각해지고 이로 인한 부동산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니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북개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리라 본다. 강북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동시에 강북에 연계되는 남양주, 구리시 및 의정부 및 포천 일대, 부천 및 안양권 일대를 중심으로 한 한강이북과 이남의 수도권개발이 함께 이루어지면 더 없이 좋으리라 싶다.
그러한 개발정책의 성공사례로 일산신도시 및 분당신도시를 들 수 있다.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한 일산의 쾌적한 생활환경은 종로구, 마포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생활권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고, 중앙공원 및 율동공원을 중심으로 한 분당의 쾌적한 주거환경은 버스전용차선제의 개선과 더불어, 강남과 서울 중심지로의 이동성이 높아지면서 수도권에 아주 높은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급자족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고급스러운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강북에 위치한 산들의 일정구역을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원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있고, 과감한 자연녹지의 해제가 필요하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하여 알레르기성 거부반응을 보일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합리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냥 접근 불가능의 임야로 방치해 둘 것이 아니라 일부를 개발하면서 나머지 부분에 대한 공원근린생활시설로의 개발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하여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보장이 이루어진다면 국가 전체의 입장에서는 훨씬 효율성이 높아지리라 본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강남 지역의 교육수준 및 소득수준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사회지도층에 속한 것으로 분류되는 직업군도 상대적으로 높은 거주분포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부모 세대의 집중현상이 자식 세대로 대물림되는 사회적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있다.
정부도 별의별 정책을 다 내어놓지만 백약이 무효인 현상을 보면서, 강남의 아줌마들의 승리라고 헛소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문득 무대책이 상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정부여, 앞에 한 내 말은 모두 헛소리이니, 강남의 아파트 값이 오르든 말든 자유방임주의로 나가기 바란다. 아파트 값이 10억을 하든, 100억을 하든, 들어가서 사는 사람들이야 돈 있는 사람들이 들어가 사는 것이니 그냥 제 돈 내고 들어가 살게 내비 두어 버리면 자기들끼리 사고 팔든, 팔고 사든 무슨 상관인가 말이다. 돈 많은 사람(?)은 13억 나간다는 강남의 33평형 아파트에서 살게 그냥 두고, 가난한 사람(?)은 5억 나가는 강북의 50평형 아파트에서 살게 그냥 두면 된다. 삶의 질이야 어디 33평이 50평을 따라오겠는가 말이다. 그렇게 자기들끼리 값을 올리고 올리다 지치면, 내려가지 않겠는가 말이다.
머리 터지게 머리 써서 비싼 돈 주고 좁은 집에서 살려고 발버둥치는 바보들이 넘쳐나고 있는 대한민국은 정신병 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중증이다. 강남에 살지 못하면 세상경쟁에서 뒤쳐지는 듯한 집단불안증 증세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철저한 자유방임만이 오히려 제 풀에 지치게 만드는 특효약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으니, 걱정은 걱정이다.
정부는 철저하게 방임주의로 나가, 값이 오르면 세금만 더 거둬들이면 된다. 돈 가진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15평짜리 아파트를 10억에 사고 팔든, 20억에 사고 팔든 그냥 쳐다보고만 있으면 부동산문제는 저절로(?) 해결되리라 본다. 집 없는 서민들이 언제 한 번 편안하게 두 다리 뻗고 잠 들 수 있는 내 집 마련의 꿈이 실현되려나 답답할 뿐이다.
시사법률신문 129호 게재
첫댓글 어록114. 집 없는 서민들이 언제 한 번 편안하게 두 다리 뻗고 잠들 수 있는 내 집 마련의 꿈이 실현되려나 답답할 뿐이다. <자유방임이 최고의 정책>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