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의 지류인 미호천은 천연기념물 454호, 멸종위기 1급 어류인 미호종개의 고향이다. ‘미호종개’라는 이름은 1984년 미호천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붙여졌다. 미호천의 고운 모래톱에서 살던 미호종개는 수질 오염으로 멸종 위기를 맞았다. 미호천이 깨끗해지면 미호천의 모래사주에서 수많은 미호종개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미호천은 금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생태하천으로 다시 태어난다. 1962년에 건설된 고정식 콘크리토보인 작천보를 친환경 가동보로 개량하고 30만 평방미터의 생태공원을 만든다. 생태공원은 다양한 수생식물의 군락지, 작천보에 막혀 단절된 물고기의 이동통로를 복원하기 위한 자연수로식 어도, 어도와 연계한 생태교육시설 등으로 꾸며진다. 또 미호천 오염원인 하천 주변의 농경지를 없애고 산책로, 갈대숲, 운동장 등을 갖춘 90만 평방미터의 테마공원과 6.7킬로미터의 자전거길 등 주민 휴식공간을 만든다.
금강 살리기 사업 10공구인 이곳은 2011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충북도청 하천시설팀 최광성 주무관은 “미호천과 무심천의 합수머리인 까치내는 옛날부터 지역민들의 휴식공간이었다”며 “작천보는 오래된 데다 콘크리트 고정식이라 오니가 퇴적된 상태인데 가동보로 바꾸면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강 본류에는 금남보, 금강보, 부여보 등 3개의 친환경 가동보가 설치된다. 가동보는 보의 일부 혹은 전체를 움직여 물의 높이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가동보의 수문은 홍수 때 퇴적물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금남보는 수문을 가로로 눕히는 전도식, 금강보와 부여보는 수문을 들어올리는 승강식으로 만들어진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장재덕 계장은 “보를 만들면 물이 썩는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수질오염은 갈수기에 문제가 되는데, 보를 만들어 물그릇을 키우면 가물어도 일정한 유량을 확보할 수 있어 오히려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동보는 바닥에 쌓이는 퇴적물을 주기적으로 방류하기 때문에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보에는 강의 상류와 하류를 이어주는 작은 생태하천이 만들어져 물고기길로 활용된다. 생태하천에는 작은 여울과 소가 배치되고, 평상시 보 상류에 있는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기능을 한다.
특히 부여보 인근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진 합제공원,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여미공원의 강수욕장, 물억새가 군락을 이루는 연화공원,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원앙둥지 등 4계절별로 특화된 생태테마공원이 조성된다. 강변을 따라 달뿌리풀, 꽃창포, 꼬리조팝 등 우리 꽃과 갈대, 버드나무, 소나무도 군락을 이룬다.
금강보가 들어설 공주 부근의 강변에는 흰목물떼새 서식지, 공주 습지 비오톱(Biotope·생물서식공간), 수질정화습지, 꾀꼬리와 원앙 비오톱 등을 조성해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강으로 만든다.
금강 하류인 충남 서천에는 2012년 국립생태원이 문을 연다. 국립생태원은 기후, 생태계 등 환경변화 연구의 중심기관으로 멸종위기종 등 생태자원의 보전과 복원을 연구하고, 교육 및 전시 활동을 벌이게 된다.
여기에는 생태연구센터, 생태교육센터, 생태체험관, 멸종위기종센터, 물순환센터 등의 시설과 함께 습지생태원, 온대숲, 한반도숲, 생태연못 등이 들어선다.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금강 하구에는 조류생태공원이 만들어진다. 해마다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와 장관을 이루는 이곳에는 현재 조류생태전시관 등이 설치돼 있는데 철새관찰학습원, 탐조대, 수생식물원 등이 확대 조성된다. 철새탐조대에서는 가창오리, 청둥오리, 혹부리오리, 기러기, 재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백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처럼 금강 살리기 사업은 수질 개선과 생태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질 개선을 위해서 보 설치 상류지역,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나 총인(TP·물 속에 포함된 인의 총량)이 높은 지역은 중점관리유역으로 선정해 관리한다.
COD, TP뿐 아니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높은 갑천(BOD 6.6)과 미호천(BOD 5.1)은 최우선관리그룹이고 금강 공주유역과 논산천은 핵심관리그룹이며 영동천, 대청댐 상류, 대청댐, 대청댐 하류, 금강 하구언 등 5곳은 중점관리그룹이다.
이들 중점관리유역에는 당초 2015년까지로 예정된 환경기초시설 설치 등의 계획을 2012년까지로 앞당겨 조기 투자한다. 또 COD와 TP의 하천기준 마련, 환경기초시설 방류수 수질기준 강화, 보 상류 비점오염관리지역 지정 등을 통해 관리를 강화한다.
금강으로 오염물질이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3천4백42억원을 투자해 1백61곳의 하수처리장을 확보하고, 1백33개 마을 하수도를 정비하며, 6곳의 가축 분뇨 처리시설을 새로 만들거나 증설한다. 아울러 64곳의 TP 처리시설을 만들고 68개 하수관거(여러 하수구에서 하수를 모아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큰 하수도관)를 확대한다. 이 밖에도 78억원을 투자해 불특정한 경로로 발생하는 오염원인 비점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시설 3곳을 만들고, 5백99억원을 투자해 9곳의 산업단지 폐수처리 시설을 설치한다.
공사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대전 유성구에 수질오염통합방제센터를 두고 수질 원격감시체계(TMS·Tele-Monitoring System), 하천 수질자동측정망, 환경 항공감시를 통해 상시 모니터링과 신속한 방제 활동을 벌인다.
생태하천 복원은 수질 개선뿐 아니라 동식물의 생태계를 회복하는 길이다. 그래서 6천6백71억원을 들여 금강 50개 구간 1백99킬로미터를 생태하천으로 바꾼다. 생태하천 복원은 금강 본류뿐 아니라 8개 지천과 1개 도심하천에서도 이뤄진다.
농약, 비료, 축산분뇨 등이 흘러들어가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는 강변의 농경지를 정리하고 10킬로미터의 생태습지를 조성한다. 평상시 생태공원으로 개방되는 생태습지는 수질 개선과 함께 홍수가 발생했을 때 물을 저장해 하류의 피해를 막는다. 생태습지와 함께 수변에는 금강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 1급 어류인 흰수마자 등이 알을 낳고 살 수 있는 서식지와 횃대를 설치하고 모래·자갈밭을 조성해 새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만든다.
금강 살리기 사업은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것뿐 아니라 인공 구조물도 모두 친환경적으로 설치한다.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관찰시설과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하되 주변과 조화되고 경관을 손상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금강 살리기 사업 세종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감리단 박장환 감리단장은 “금강 살리기 사업은 생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아름답고 깨끗한 금강의 옛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이혜련 기자 /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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