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구간. 비로봉에서 약 10분간인 이 능선이 악마같은 칼바람 구간입니다.)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다.
사람과 사물, 현상이 그 시간속에 오고 갈 뿐이다." _법정스님_
이 해도 길끝 벼랑에 섰습니다.
시작이 반이고, 끝이 전부라며 맞이한 12월이 그저 공허 할 뿐입니다.
그래도 변치 않는건, 오지랖 넓는 우리들의 이바구에도 무심한 탄천만 여여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바라만봐도 행복하듯...
설산도 산님에게는 상상만하여도 즐거움입니다.
이 한해 산행의 추억들을 오래 기억하자 마음다잡아도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은 그 추억들을 망각의 늪으로 빠뜨립니다.
세월은...
그 어느 때나 흘렸고... 그 아무 때나 가 버립니다.
(작년 1월 정기산행 모습. 비로봉. 1439m)
소백산은
경북 영주, 충북 단양의 경계산이고 낙동강의 발원지 중 하나입니다.
태백산 겸룡소가 한강의 발원지이고 낙동강의 또다른 발원지가 태백산에 있다 합니다.
역시 큰 물은... 큰 산에서 시작하나 봅니다.
우리가 영.호남 할 때 영남(嶺南)은, 이 소백산에서 흘러 내리는
소백산맥의 남쪽, 즉,영(嶺)의 남(南)쪽이라는 뜻입니다.
밑에서 볼 때 봉우리가 크게(太) 흰(白) 눈모자를 쓴 산이 태백산(太白山)이고
태백보다 좀 작게 봉우리가 흰 눈모자를 쓴 것 같다하여 小白山입니다.
소백산 부석사가 건축 전문가들이 "가장 아름다운 엣건축물"로 선정 된 이유가
민족의 두 대간인 태백산맥과 소백산백을 앞 마당 정원으로 삼아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소백산에서 양 대간이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칼바람 능선에 적응하기위해 키 낮춘 나무들)
겨울산은 결코 얕볼 수 없는 대자연입니다.
산을 오를 때, 소백산 쯤이야 하고 무방비로 올랐다가
칼바람 능선에서 오만한 생각이였음을 뼈저리게 후회함니다.
위대한 자연앞에 순응하고 타협 할 줄 아는 지혜를 배워야합니다.
칼바람 능선은 오만함의 인간이 자연앞에 티끌도 아님을 증명 해 주는 실습장이기도 합니다.
겨울에도 눈꽃을 피우는 자연은 위대한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한 얼굴이지만, 자연은 우월함을 증명하 듯, 사 계절 네 얼굴을 보여줍니다.
(칼바람 구간. 작년 1월 정기산행 때의 모습)
덕유산 칼바람이 쌔다하니 듣고있던 백재기 전회장님께서
"반형이 소백산 칼바람을 아직 제대로 못 맞아 봤구먼.
덕유산 바람은 명함도 못 내 밀어"
제가 물었습니다. 왜 그 고통스런 경험을 또 하시고자 하냐고...
"그 바람을 한 번 맞아 봐야.. 어지간한 역경은 힘듬이 아님을 알지..."
아주 추운날은 아니였지만..
작년 정기 산행에 그 악마의 능선을 걸어 봤습니다.
최악의 날씨는 아니였는데도
노출된 얼굴을 칼로 도려 내는 아픔이였습니다.
거시기도 머시기하게 얼얼했습니다.
그 바람앞에... 제 존재의 가벼움을 알았습니다.
(비로봉을 오르는 구간. 이 때까지는 견딜 만 한 바람입니다.)
작년 1월 정기산행의 후기들을 보시면 참고가 될 듯 하여...
"칼바람 스승님께 절 하옵니다. 닭벼슬만도 못한 벼슬에 오만하고
한냥 되지 못하는 자존심으로 이웃에 아픔 주고,
저승가는 길 빈손일진데 돈푼이나 있다고 건방 떨었던 이 모든것들...
비로봉 칼바람 스승님께 비움의 미학을, 겸손에 덕을 배웁니다.
나태 해 지고 교만해 지려하면 소백산 링에 올라 피터지게 맞자.
영혼도 발 붙일 수 없게 휼룽한 패자가 되어보자.
후려치는 칼바람 피할 수 없어 즐기려하니
비로봉님의 바람앞에 볼따구 터지고 손마디 절단되고...
내년 이맘때 다시 비로봉링에 올라 허벌창 나게 맞겠습니다."(보리님 후기)
모두 칼바람에 혼비백산해서 줄행랑을 놓는 바람에 모델이 없더라구요.(청풍)
(칼바람 능선. 연화봉에서 비로봉을 오르는 구간)
칼바람을 맞고 왔더니 정신이 번쩍든다.
사진기 꺼내기도 힘들고 모델도 다 피난 가 버리고...(레온)
어찌나 칼바람에 눈보라가 치는지 뒤에 사람이 오는지 마는지
저만 살겠다고 어찌나 뛰었는지... (여름향기)
전부 칼바람에 온 몸이 베였나 댓글을 보면 사선에서 살아 온 전사처럼,
제 영혼에 나태 교만의 씨앗이 들면...
보리님 말씀대로 소백산 비로봉에 온몸을 사르겠나이다.(자작나무)
제 후기는 이렇게 쓰여져 있습니다.
'성난 바람소리, 눈모래 폭풍같은 칼바람
살을 애이는 강추위, 노출된 얼굴을 칼로 도려 냅니다.
악마를 만났습니다.
그 바람앞에 제 존재의 가벼움을 알았습니다.
바람이 아니였습니다. 나의 흔들림이였지...'
(작년 1월 정기산행시. 윤회장님이 끌고, 털보2가 타시고. 엄대장님이 속도 조절하고, 제가 스틱 모찌하고)
칼바람을 제대로 맞으려면 삼한 때 가야한답니다.
하지만, 요사히 날씨가 삼한 비슷합니다.
방한에 각별히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비록 능선은 악마 같지만, 먼 그대같이 애잔한 계곡은 적막하고 고즈넉합니다.
계곡을 숨 죽이고 조용히 걸으시면...
교감이 됩니다.
전, 그 느낌이 좋아서 한 번도 지대로 못 쉬고 산을 내려 올 때도 있습니다.
육신의 허물들을 칼바람에 다 터시고
우리를 달련시켜 주는 소백산에 힘차게 파고 들어보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