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집 앞에서 도로에 떨어져 뒹구는 잘익은 돌배들을 줏다가 포기하고 펜션을 지나 용대정수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되돌아 철망 옆의 능선으로 붙는다.
군전화선과 흰줄들이 쳐져있는 흐릿한 능선 따라 첫 암릉지대를 넘고 다시 가파른 능선을 치고 노송들이 서있는 암봉으로 올라가면 밑으로 영실천과 용대리 일대가 훤하게 펼쳐지고 오른쪽 끝으로 도로봉이 올려다 보인다.
날파리가 없음에 안도하며 바위에 앉아 찬 막걸리 한컵 마시며 쉬다가 암릉지대들을 우회하며 표지기들이 간간이 걸려있는 능선을 따라간다.
고도를 높히며 옹색한 공터에 오래된 삼각점이 놓여있고 작은 정상판이 걸려있는 도로봉(827.3m)으로 올라가니 조망은 완전히 가려있어 실망이 된다.
완만해진 산길 따라 862봉을 넘고 북쪽으로 지능선이 길게 갈라지는 945봉에서 잘못 가다 돌아와 남동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꺽는다.
엇비숫한 봉들을 넘고 961.0봉에 올라 삼각점을 찾다가 포기하고 작년에 용대삼거리에서 거꾸로 진행했었던 무명봉으로 올라가면 반갑게 낯익은 납작삼각점이 놓여있고 용대리쪽으로 알만한 분들의 표지기 몇개가 걸려있다.
누군가 놓고간, 뜯지않은 햇반 두개를 집어넣고 흐릿한 바위지대들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넘어 가파르게 이어지는, 조망 가린 성하의 숲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그만 1283.7봉 오름길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벌써 16시가 넘었으니 백두대간에 붙어 황철봉과 울산바위를 지나 설악동으로 내려가는 것은 무리이고 저항령에서 길골로 떨어진다 해도 백담사에서 버스 시간을 맞추기 힘들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냥 용대삼거리로 하산하기로 하고 올라온 길을 한시간 가까이 되돌아 내려가 삼각점봉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지면 새마포산악회의 주황색 표지기들이 계속 붙어있다.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한동안 등로를 따라가다 787.6봉 갈림길에서 판단을 잘못해 용대삼거리로 이어지는 북서릉을 버리고 흐릿하게나마 족적이 이어지며 도로까지 거리도 짧은 북릉으로 들어간다.
흐지부지 사라지는 족적을 찾으며 지능선을 한동안 치고 내려가니 물소리가 들려오고 검은 바위들이 금방이라도 구를 듯 여지저기 산재한 좁고 험한 지계곡이 나타난다.
큰바위에 무릎까지 부딪치며 미끄러운 계곡을 긴장해서 통과해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56번 국도의 용대2교 쯤의 계곡으로 내려가면 곳곳에 피서객들의 텐트가 쳐져있고 차량들이 질주하는 도로가 바로 앞이다.
찬물에 얼굴과 흙 묻은 지저분한 손을 대강 딱고, 우여곡절 끝에 50여분이나 기다려 어둠에 묻힌 선바위 앞에서 택시를 만나 막히는 도로를 뚫고 원통으로 가서 7분 늦게 도착한 동서울행 마지막 버스를 운좋게 잡아탄다.
첫댓글 처음 들어본 내설악의 도로봉인데 홀로 긴시간 고생하셨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운좋게 택시타고 서울오는 버스를 잘 타셨습니다 ^^**
ㅎㅎ 운이 좋앗습니다. 아님 성남 가는 버스 타야지요...
고생하셨네요날씨때문인지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ㅜ
4일 연짱 산에 가니 힘도 빠지고...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