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지나며 어깨·무릎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명절 때는 관절에 부담을 주는 일이 평소보다 몇 배 늘어난다. 여성은 무거운 음식 재료를 나르고 쪼그려 앉아 전을 부치거나 제사 음식을 준비한다. 쪼그려 앉으면 무릎관절은 평소보다 7배가량의 하중을 받는다. 남자들은 고향집에 내려가기 위해 7~8시간 이상 같은 자세로 운전한다.
성묘를 갈 때도 주의해야 한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산에 오르다 심장에 무리가 가기도 하고, 잘못 넘어져 근육이 찢어지기도 한다. 명절 스트레스도 한몫한다. 긴장한 상태로 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취하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나이가 들어 아픈 것 아닌가.
“대개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물론 나이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오십견이라는 말도 있듯이 관절은 오랜 세월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닳는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결국 뼈와 뼈가 만나 주변 조직을 망가뜨리고 통증을 유발한다. 심하면 관절이 굳어져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관절을 갑자기 무리해서 사용해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꼭 명절이 아니더라도 평소 안 하던 운동을 시작했거나, 등산을 갔다가 무리해서 정상에 오르느라 삐끗한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관절이 아픈 것을 당연시 하면 안 된다.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흔히 무릎 통증은 퇴행성 관절염, 어깨 통증은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어깨나 무릎이 아프다고 해서 다 같은 병이 아니다. 관절 통증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무릎 근육에 염증이 생겨 부었을 수도 있고, 연골이나 연골판이 찢어진 경우도 있다. 어깨는 회전근개(힘줄)가 파열된 경우가 많다. 관절염 혹은 오십견이려니 하고 병원에 방문한 환자의 70%는 다른 병으로 진단받는다. 만일 3개월 정도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어깨 질환은 만세를 할 수 있는지로 구분한다. 오십견은 어깨 통증과 함께 팔을 마음대로 들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스스로 팔을 올리면 어깨 선보다 높이 들어 올리지 못한다. 남이 들어 올리려고 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회전근개가 파열된 경우엔 남이 팔을 머리 위로 올리면 들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팔을 들어 올리지는 못한다.
무릎은 다리 모양과 특정동작을 했을 때 아픈지 안 아픈지로 구분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앉아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 한다. 상태가 심해지면 다리가 O자로 굽는다. 연골판이 찢어진 경우에는 무릎을 비트는 특정 동작을 했을 때 근육이 무엇인가에 낀 것처럼 아프다. 예를 들어 연골판 앞쪽이 찢어지면 무릎을 펼 때, 뒤쪽이 찢어지면 구부릴 때 통증을 호소한다.”
-명절 때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한 시간에 3~5분 정도 전신 스트레칭을 하면 된다. 단순하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크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머리부터 시작해서 목→어깨→팔→허리→무릎→발목 순으로 경직된 몸을 풀어준다. 중요한 점은 자주 사용했던 근육과 반대 방향으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운전을 하면 정면을 주시해야 한다. 목·어깨 부분은 앞쪽으로 경직돼 있다. 무릎은 의자에 계속 앉아 있어 구부려져 있는 상태다. 이럴 땐 목은 좌우로 움직이고 어깨는 등 방향으로 펴준다. 무릎은 일어서서 쭉 펴주는 식이다. 굳이 전문적인 스트레칭을 하지 않아도 자주 스트레칭을 하면 관절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옆에서 봤을 때 귀에서부터 시작해 다리 쪽으로 일직선을 그린다고 생각하자. 귀를 지나 어깨관절의 중앙을 거쳐 무릎과 발목뼈를 통과하는 것이 좋다. 이때 턱은 당기고 등은 쭉 편다. 어깨는 좌우 같은 높이가 되도록 하고 목은 수직이 되도록 한다.”
-관절 통증 때 치료는 어떻게 하나.
“크게 운동치료와 약물·주사 치료로 나뉜다. 운동치료는 약해진 근력을 강화시켜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 약물·주사 치료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활용한다. 대개 운동치료를 받으면서 동시에 약물·주사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운동치료는 뻣뻣해서 움직이기 힘들 때 의식적으로 어깨·무릎 운동을 한다. 3개월 정도 꾸준히 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하지만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다. 정상적으로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더라도 다시 재발할 수 있다. 관절에 부담을 주거나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약물·주사 치료는 극심한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사용한다. 초음파를 보면서 통증이 심한 부위에 주사를 맞으면 통증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근육이 찢어졌다면 근육과 근육을 결 따라 꿰매주는 수술을 한다. 관절 상태가 보존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