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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망산(擧網山·1,184m)에 올라 한가위 보름달을 잡아보자. 높은 산과 고개가 많기로 이름난 함양에서 거망산은 억새로 이름난 산이다. 정상 일원과 북쪽 은신치로 이어지는 능선 곳곳의 억새 능선은 멋진 조망과 더불어 안락한 야영공간을 제공한다. 정상과 은신치 가까이에 샘이나 물줄기가 있어 식수 조달에 대한 부담 없이 야영을 즐길 수 있다.
거망산은 산 동쪽으로 흘러내리는 용추계곡의 명성으로도 인기 높은 산이다. 기백산~금원산 사이에 흘러내리는 용추계곡은 화림동(花林洞), 원학동(猿鶴洞)과 더불어 자연경관이 빼어나 예로부터 안의삼동(安義三洞·안의현의 3대 계곡)으로 불려온 곳이다. 용추계곡은 특히 너무나도 아름다워 진리삼매에 빠진다는 뜻을 지닌 심진동(尋眞洞)이란 옛 이름을 지니고 있다가 용추폭포의 명성에 의해 이름이 변한 것이다. 함양군은 용추계곡과 기백산을 함께 묶어 군립공원으로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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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망산과 월봉산 사이의 큰목치. 물줄기가 가깝고 안락한 초원 캠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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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망샘이나 은신치 부근 초원지대가 적격
서로 백운산에서 지리산, 북으로 월봉산에서 덕유산, 그리고 동으로 금원산에서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둘러싸여 멋진 조망을 자랑하는 거망산 산행기점은 다양하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용추사를 기점으로 태장골, 지장골, 불당골 등 능선 동쪽으로 형성된 지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코스들이다.
그중 정상으로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지장골 코스로, 용추계곡 버스종점(장수사 조계문)에서 용추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향하다 일곱번째 전봇대에서 용추계곡을 건너 지계곡으로 들어서야 한다. 뚜렷한 계곡길을 1시간30분쯤 따르면 정상 남쪽의 초원 안부로 올라선다. 거망샘은 안부 너머로 난 길을 따라 50m쯤 내려서면 나타난다. 야영지로는 안부나 정상 일원이 적당하다.
억새밭에서 보름달맞이를 즐긴 이튿날에는 곧바로 하산하기에는 허전할 것이므로 은신치나 황석산(黃石山·1,190m)을 잇도록 하자. 은신치로 향할 경우, 거망산 정상에서 1146m봉 북사면으로 이르는 구간은 잡목이 무성하지만, 남덕유에서 북덕유를 향한 장쾌한 능선이 가슴 설레게 하고, 잡목지대를 벗어나면서 매끈하게 뻗어 초원능선이 준마가 달리는 듯 펼쳐진다. 거망산 남쪽 안부에서 은신치까지는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초원능선이 끝나고 잡목숲을 거쳐 떨어지는 첫번째 안부인 은신치(은신치 입구 2km, 거망산 4.1km, 수망령 2.9km)에서 오른쪽(동쪽) 산길을 따르면 은신암을 거쳐 용추 자연휴양림 임도로 내려선다. 은신치에서 휴양림까지 약 1시간10분, 휴양림에서 용추사 일주문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거망산 남릉을 타고 황석산으로 가려면 제법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 거망샘 안부에서 황석산 북봉 직전의 억새밭까지는 오르내리막이 반복되는 능선길로 약 1시간 걸린다. 황석산 주봉은 북봉과 주봉 암릉은 모두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하여 오를 수도 있다.
암릉길은 아마추어라도 도전해볼 만한 쉬운 바윗길이지만, 도중에 확보물이 거의 없고, 간혹 로프가 매달려 있기는 하지만 너무 낡아 믿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암릉 산행을 목표로 할 경우 암릉산행 경험이 많은 사람을 동반하고 적어도 10m 길이의 보조자일을 휴대하는 게 안전하다.
황석산 정상에서 군립공원 주차장으로 내려서려면 정상에서 남릉으로 내려서다 우전 마을 하산길 갈림목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성문을 빠져나간 다음 능선길을 따르도록 한다. 능선길과 계곡길을 1시간30분쯤 따르면 수수밭 아래 연촌 마을을 거쳐 유동 마을 아스팔트길로 내려선다.
아스팔트길을 따르다 용추계곡 진입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200m쯤 나아가면 널찍한 주차장이 들어선 기백산 군립공원 주차장이 보인다. 황석산 정상에서 유동 마을까지는 약 1시간30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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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산 암릉을 오르는 등산인들. 뒤로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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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용추사행 노선버스는 거창을 출발해 함양 안의를 거친다.
안의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www.nambuterminal. co.kr, 02-521-8550 ARS)에서 1일 5회(08:40~17:50, 심야 22:00·23:00) 운행하는 함양행 직행버스(3시간, 요금 15,600원, 심야 17,200원) 이용 / 대구 서부시외버스정류장(053-656-2824~5)에서 1일 10회(07:24~17:58) 운행하는 전주행 직행버스 이용(1시간30분, 6,500원) /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에서 8~20분 간격(05:40~ 19:41) 운행하는 함양행 고속버스 이용(3시간, 12,400원) / 전주 공용버스터미널(063-270-1700)에서 30분 간격(06:29~ 17:25) 운행하는 함양행 직행버스 이용(2시간, 9,800원).
거창→용추사(유동·탁현) 서흥여객 버스종점에서 안의 경유 시내버스가 매시 50분 출발(07:50~17:50). 요금 2,500원. 안의 출발시각은 매시 30분, 요금 거창~용추사 2,400원, 안의~용추사 1,100원. 서흥여객 전화 055-944-3720.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흥여객 종점까지는 택시로 기본요금 거리다.
함양→안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60분 간격(07:55~21:20)으로 운행하는 거창행 직행 이용. 요금 1,800원. 전화 055-963-3281.
숙식
용추 자연휴양림 용추계곡 중류에 위치. 최근에 지은 산림문화휴양관은 시설이 좋은 편이다. 산림휴양관 내의 콘도식 12.5평형(12실)은 10만원이며, 산림취사도구를 지참해야 하는 산막은 5평형(11실) 5만원, 10평형(1실) 7만원, 18평형(1실) 15만원, 25평형(1실) 18만원. 오토캠프장 1만원. 예약은 전화를 통해 받는다. 전화 055-963-8702, 011-866-6096. 홈페이지 yongchoo.co.kr.
휴양림 입구와 시흥골 들머리 사평 마을 부근에 식당과 민박을 함께하는 집이 여럿 있다(지역번호 055). 휴양림 입구 휴양림민박 963-1860, 대추나무집 962-0220 / 사평 장수산장 963-8708, 황석산장 963-5337 / 장자골 천궁산장 962-0082 / 탁현 산성가든민박 963-9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