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진도 8코스 <운림산방↔죽림 보건소> 걷기
진도는 이름(珍島. 보배 섬)만큼이나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섬이며, 또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뛰어난 자연유산 등으로 이
름난 섬이다. 한반도 둘레길인 진도 구간 서해랑길에서는 이런 특별한 곳들을 어렵지 않게 둘러볼 수 있다. 지난 7코스에
이은 8코스에서도 이어지는 삼별초 유적지들은 놓칠 수 없는 명소들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진도를 찾는 당일 여행길은 결
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곳을 찾는 길은 남도 천리 해남 땅끝만큼이나 멀어서 왕복 10여 시간이 넘게 걸리고, 거기에 5~
6시간의 트레킹 시간을 더하려면 많은 체력까지 요구된다. 이런 불편함도 잊은 채 매회 기꺼운 마음으로 찾게 되는 건 바
로 진도의 이런 매력과 특별함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조선 후기 화가인 소치 허련(許鍊. 1809~1892)이래 5대 째의 화
맥(畵脈)을 이어오고 있는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진도의 대표적인 문화유산(국가 명승 제80호)으로 첨찰산 남쪽의 울창한
상록수림(천연기념물 제107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오늘날 이곳은 첨찰산 운림명승지구로 지정되어 전국에서 많은 사
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서해랑길 제8코스는 이곳을 들머리로 삼별초의 격적지와 유적지를 거쳐 임회면 죽림 해변으
로 이어진다.
지난 주말 일주일 만에 다시 진도를 찾았다. 휴가철인 7월의 마지막 주말이라서 그런지 곳곳의 도로가 정체되어 오후
1시에야 겨우 운림산방에 도착했다. 마침 올 5호 태풍 송다(SONGDA) 의 영향권에 접어든 날이라 이곳은 한낮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들머리로 들어서서 지정 트레일을 조금 바꿔, 침계리 삼별초 왕온의 묘부터 찾았다. 지난 7코스 기행에서
도 언급했듯이 삼별초는 1270년 고려 왕손 승화후(承化侯) 왕온(王溫)을 왕으로 옹립하고 관부(官府)를 설치해 이곳 진도
로 와 새 정부를 수립했었다. 그리고 왕성(용장성)과 산성을 축조하고 여몽(麗朦) 연합군을 맞아 대몽항쟁을 이어갔었다.
왕온은 당시 진도 남산 아래 능선(왕무덤재)에서 참패해 이곳에 묻혔다. 원래의 묘는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불과 20
여 년 전 이곳으로 옮겨 개축했다 전한다. 곡장(曲墻) 없는 묘(墓)는 규모도 작았지만 조그만 호석과 석인상이 지키고 있
어 그나마 초라함을 달래었다.
의신면사무소 소재지 돈지리를 찾았다. 이곳엔 지난 1993년 돌아온 백구(白狗)로 유명한 진돗개 백구상이 있고, 그를
기리는 백구문화센터까지 있다. 진도의 삼보(三寶)로 지정된 진돗개는 천성이 영민하고 충직스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견으로 오늘날은 세계적인 명견(名犬)으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어 돈지리 삼별초 궁녀 둠벙을 찾았다. 진도의
낙화암(落花岩)이라 할 만한 이 둠벙은 피난길에 오른 삼별초의 여기(女妓)등 궁녀들과 삼별초 군(軍) 부녀들이 만길재의
여몽 토벌군을 피해 이곳에서 몸을 던져 절개를 지킨 곳이다.
진도대로 만길재를 넘었다. 의신면 돈지리와 만길리를 경계하는 고개다. 그 옛날 삼별초 궁녀와 군 부녀들의 여한(餘
恨)의 눈물인가, 잿 마루의 빗방울은 봄날의 사풍세우처럼 흩날렸다. 만길리 앞 언덕을 넘어 원두 마을을, 송정리와 죽청
마을을 지나, 봉호산 북쪽 능선을 에돌며 매듭재와 무지개재를 넘었다. 그리고 마지막 진도 남쪽 임회면 죽림리를 찾았
다. 죽림 어촌체험마을로 유명한 죽림리 강계마을은 썰물 때 넓은 갯벌이 드러나는 해변 마을이다. 마을 동쪽은 봉호산
이 남쪽으로 늘어뜨린 산줄기가 바다에 연하고, 그 능선은 임회면과 의신면을 경계한다. 그리고 그 동쪽에는 의신면 금
갑리 금갑 포구(金甲浦口)가 있다. 이곳은 여몽 토벌군에 완패한 삼별초가 남은 70명의 군을 이끌고 제주도로 떠날 때
까지 머물던 곳이다. 시간에 쫓겨 금갑포를 직접 찾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카메라로 한 컷 담고 발길을 돌려 다시 죽림
해변으로 돌아와 일행과 합류했다. 트레킹 내내 내리던 비가 정작 끝날 시간이 되자 서서히 그치기 시작하였다.
촬영, 2022, 07, 30.
▼진도 의신면 사천리, 운림산방
▼ 운림산방 운림지(雲林池)
▼운림 관광지구 주차장
▼제8코스 안내지도
▼첨찰산 쌍계사 일주문 앞, 제8코스 안내도
▼운림 관광지구 삼별초 호국역사 탐방길 들머리
▼의신면 침계리, 삼별초 '왕 온의 묘'
▼왕온 묘역 안내
▼ 왕온 묘(王溫 墓)
▼진도 지맥 왕무덤 재 / 왕 온이 여몽연합군과의 격전지로 여기에서 왕온이 잡힘
▼ 필자의 왕온 묘 방문 인증
▼진도 의신면 돈지리(면 소재지), 진도 소방서 의신 119 지구대
▼ 돈지리 마을 쉼터
▣ 진도 명견, 진돗개 '백구문화센터' / 돈지리.
1993년 진도 의신면 돈지리의 박복단 할머니가 5살 된 백구를 대전에 사는 분에게 입양했는데
그 7개월 후 백구는 300km가 넘는 거리를 되돌아 이곳으로 다시 찾아왔었다. 당시 충견 백구는
몹시 야위었었고, 이때의 미담은 도하 일간지에도 기사화되었었다.
▼ 돈지리 백구와 견주 박복단 할머니 기념상 / 돌아온 백구상
▼돈지리 앞들에서 뒤돌아 본 의신면 소재지
▼ 산별초 궁녀둠벙 언덕 가는 길
▼ 삼별초 궁녀 둠벙 / 진도 삼별초 궁녀 낙화암(落花岩)
▼진도 대로(18번 국도) '만길재' / 돈지리와 만길리 부락 경계
▼만길재 만길리 마을 표지석
▼만길리 입구
▼만길리 버스 정류장
▼ 의신면 만길리
▼만길리 앞 언덕길
▼ 만길리 원두 마을 들녘
▼원두 마을
▼의신면 송정리, 송정저수지
▼ 쑥부쟁이
▼ 송정리 마을 길
▼송정리 죽청 마을 배롱나무 길
▼목백일홍
▼ 밭벼/ 밭에 심은 벼
▼의신면 송정리와 임회면 명슬리 경계 고갯길
▼ 명슬리, 매듭재
▼임회면 용호리 삼거리, 이정목
▼용호리와 죽림리 경계 고개 / 무지개재
▼죽림리 무지개 골에서 본 강계마을
▼ 임회면 주변 관광지도
▼강계마을 홍주 탑과 봉호산 능선 / 능선이 임회면과 의신면 경계임
▼강계마을 언덕(금갑리 쪽) 펜션
▼ 임회면, 의신면 경계의 진도대로
▼ 금갑리 쪽 언덕에서 본 금갑포
▼임회면 용골산과 죽림리 해변 풍경
▼동백꽃 열매
▼죽림리, 강계마을 표지석
▼ 죽림리, 어촌체험마을 해변 - 1
▼죽림리, 어촌체험마을 해변 - 2
▼죽림 마을 갯 샘 표지
▼ 죽림 해변 갯 샘
▼죽림 해변
▼임회면 죽림리, 죽림 보건진료소
※ 서해랑길 진도 8코스는 의신면 사천리 운림산방 앞에서 임회면 상만리 국립 남도국악원 앞까지 이나
트레일 거리가 24km에 이르는 장거리라 이날은 무더위와 우천 영향으로 죽림 보건진료소 앞까지로
단축해 마침. 이곳까지의 거리는 16.5km다.
첫댓글 우중에 힘든여정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건안하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기원하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