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ankKZ0D1Isc?si=AIs7CvwqpvwIV-Kt
동백이 활짝
송찬호
마침내 사자가 솟구쳐 올라
꽃을 활짝 피웠다.
허공으로의 네 발
허공에서의 붉은 갈기
나는 어서 문장을 완성해야만 한다
바람이 저 동백꽃을 베어물고
땅으로 뛰어내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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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호(1959~ )는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다. 1987년 『우리시대의 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등이 있다.
낭송_ 정인겸 - 배우. 연극 '2009 유리동물원', '맹목' 등에 출연.
<배달하며>
남녘에서 올라오는 동백 붉은 꽃 소식에 가슴이 설레는 계절이 돌아오네요. 동백은 절정에서 모가지 째 뚝뚝 지는 꽃이지요. 동백꽃에서 자기를 아낌없이 통째로 내주는 자의 순정함을 느끼는 건 저만 아니겠지요. 무수한 시인들이 동백을 노래하지만 송찬호 시인이 그린 동백은 특별하지요. 동백이 불현 듯 사자로 솟구쳐 올라 허공에 네 발을 펼치고 붉은 갈기를 나부껴요. 저 얌전한 동백 어디에 사나운 기세로 포효(咆哮)하는 사자가 숨어 있었던 것일까요? 식물성에서 동물성에로 눈 깜짝할 새에 전화(轉化)하는 경이적인 상상력을 보여주는 시지요. (문학집배원 / 장석주)
출전_ 『붉은 눈, 동백』(문학과지성사)
음악_ 방유선
애니메이션_ 이지오
프로듀서_ 김태형
첫댓글 동백꽃에서 사지를 보다니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송찬호 시인이
'고양이 시진관'을 보내주었습니다.
초저녁 7시만 되면 불이 꺼지는 병실에서 나와 복도 간접조명 아래서 송찬호 동시집을 읽었습니다.
시인의 상상의 나라로 따라다니다 보면 아픔도 잊고 마냥 헹복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바람이 저 동백꽃을 베어물고
땅으로 뛰어내리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