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 3시간50분가면 볼 수 있다
백령도
김선미 TRAVELER 객원기자
입력 2018.05.30
한반도 평화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백령도다. 서해 5도(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소연평도) 중 가장 큰 섬이자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 천혜의 자연을 품은 관광지인 동시에 군사적 요충지. 북한 황해도 장산곶과 불과 10여 킬로미터 거리다.
그간 백령도는 군사적, 지리적 특성상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섬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하루 3편씩 출항하는 쾌속선을 타고 3시간 50분을 달리면 서해의 숨은 보석을 만날 수 있다. 약 10억 년 전 강한 지각변동과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형상의 기암괴석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청정해역에는 멸종 위기에 놓인 천연기념물 331호 점박이 물범이 서식한다.
◇백령도 자연 관광지 Best 3
아름다운 해변과 어우러져 웅장하고 경이로운 풍광이 인상적인 두무진과 사곶해변, 콩돌해변은 백령도 천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두무진은 백령도 북서쪽 약 4킬로미터에 걸친 해안선을 따라 오랜 세월 파도와 비바람에 깎여 만들어진 규암 절벽이다. 높이는 50여 미터. 고려 충신 이대기가 쓴 '백령지'에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표현돼 있을 만큼 두무진은 기이한 풍경을 자랑한다. 선대암과 코끼리 바위, 형제바위 등 수많은 기암괴석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어 서해의 해금강이라고도 부른다. 두무진은 유람선을 타고 둘러볼 수 있다.
1 2 백령도 관광의 핵심, 두무진. 유람선을 타고 두무진의 기암괴석들을 둘러보면 백령도가 얼마나 아름다운 섬인지 알게 된다. 3 콩돌해변: 해안가의 자갈이 콩알처럼 작고 동그랗게 마모된 콩돌해변. 다른 해변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콩돌을 안고 빠져나가는 파도 소리가 경쾌하다.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된 사곶해변은 전 세계에 2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이다. 한때 군부대 비행장으로 사용됐다. 넓이 300미터, 길이 3킬로미터의 넓은 백사장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는 주민들의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콩돌해변 역시 피서지로 손색없다. 해안의 파식작용으로 마모를 거듭한 자갈들이 콩알만 해지면서 붙은 이름. 작고 매끄러운 돌을 밟는 것만으로도 신비한 기분이 든다. 형형색색 작고 둥근 자갈들은 약 1킬로미터 해안에 드넓게 펼쳐져 있다. 맑고 푸른 바다와 조화를 이룬 이색적인 풍광 덕분에 콩돌해변은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돼 있다.
◇백령도 역사 관광지 Best 3
백령도에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관광지도 많다. 우리나라 대표 고전 설화인 심청전의 무대가 된 곳도 백령도다. 심청이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와 심청이 환생했다는 연봉바위가 이곳에 있다. 심청각에 올라서면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동시에 보인다. 날이 좋으면 망원경 없이도 북한의 황해도 장산곶을 선명하게 조망할 수 있다.
4 사곶해변: 사곶해변은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다는 규조토 해변이다. 군의 천연비행장으로 쓰이다가 1989년 초에 군사통제 구역이 풀리면서 일반에 공개됐다.
또한 천안함 희생자 46명의 원혼을 기리는 위령탑도 이곳에 있다. 백령도는 2010년 3월 26일 우리 초계함인 PCC-722 천안함이 침몰하여 해군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된 슬픈 역사의 현장이다. 정부는 천안함 희생자 46명의 원혼을 달래고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이곳에 세웠다.
백령면 연화리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장로교회도 볼 수 있다. 백령도에 있는 모든 교회의 모교회 역할을 하는 중화동교회는 1898년에 문을 열었다. 당시 언더우드 목사가 중화동교회의 초대 당회장을 역임했다. 선교 역사박물관인 백령기독역사관이 바로 옆에 있다. 100년이 넘는 한국 기독교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