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체들이 일찌감치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려 잇달아 매장을 개설하고 본격 영업에 나섰으나 번번히 실패, 중국에서 속속 ?겨나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중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삼는다는 목표 아래 중국에 진출, 우리의 입맛을 전파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마케팅활동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중국인의 입맛에 적합한 메뉴를 갖추지 못한 데다 마케팅능력의 부재 등으로 `쓴맛` 만 보고 중국 시장에서 서둘러 발을 빼고 있다. 맥도널드와 피자헛, KFC 등 다국적 외식업체에 밀려 ?겨나고 있는 셈이다.
롯데리아는 중국 시장에서 참패를 겪은 대표적인 업체. 이 회사는 지난 1998년 베이징(北京) 등지에 매장을 개설하면서 중국을 전략 시장으로 설정, 수백여개의 매장을 확보해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마케팅능력이 부족해 매출은 갈수록 줄어들어 중국 진출 5년 만에 막대한 손실만 보고 손을 들어야 했다. 롯데리아는 베이징 등지에 6, 7개의 매장을 전개하다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롯데리아 인근의 맥도널드 매장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며 "롯데리아가 참패하고 돌아온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인들의 니즈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베이커리 전문업체인 고려당은 지난 95년 합작 형태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고려당은 베이징과 칭다오 등지의 백화점 매장에서 영업했으나 결국 파산하고 올해 초 합작했던 지분을 모두 뺐다.
부대찌개와 유황오리 요리로 유명한 놀부는 지난 2002년 11월 중국에 `놀부식품유한공사` 를 설립하고 웨이하이 시에 한정식 레스토랑인 `놀부명가` 1호점을 개설, 갈비와 유황오리 등을 팔았다. 당초 이 회사는 가맹점도 모집, 오는 2008년까지 500여개 매장을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영업 부진으로 놀부는 지난해 7월 국내 업체인 `이야기 있는 외식 공간` 에 중국 사업 일체를 매각, 중국에서의 외식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송가네왕족발` 로 유명한 송가네식품은 지난 99년 베이징에 1호 매장을 오픈한 이래 칭다오와 옌타이, 웨이하이, 다롄 등지에 잇달아 매장을 개설했다. 송가네식품은 족발의 본고장인 중국에서 우수한 맛을 인정받아 인기를 끌고 있지만 프랜차이즈사업은 중단한 채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통사업만 전개하고 있다.
한식 프랜차이즈업체인 JK푸드테크는 지난 2003년 8월 중국 베이징에 `콰이러코리아` 1호 매장을 개설했다. 불고기와 한정식 등을 판매하는 콰이러코리아는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으나 점포 확장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JK푸드테크의 장명선 사장은 "중국인들의 입맛이 다양해지고 있고, 오는 2008년 올림픽 등을 앞두고 있어 중국 외식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면서 "지금까지 국내 외식업체들은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지 못하고 한국 메뉴만을 소개하는 데 그쳐 매번 실패했다" 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지나치게 상류층만을 겨냥하고 고급화된 메뉴보다 좀더 대중화된 아이템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필요하다" 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