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의 성난 사람들
한 소년의 살인사건에 대한 판결을 우해 12명의 배심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든 상황, 즉 증거와 증인이 확실한 재판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로 12명의 배심원들은 첫 투표를 하게 되는데 11명의 유죄와 1명의 무죄로 배심원들 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1명의 배심원들을 제외한 모든 배심원들은 아무 의심 없이, 그리고 한 생명의 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자각 없이 쉽게 유죄를 결정해 버린다. 영화의 진행은 이러한 배심원들의 생각을 뒤집어 가는데 있다. 주인공은 한사람 한사람의 생각을 뒤집어 간다. 확실한 증거와 증인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오점을 짚어가며 그것들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배심원들에게 상기시킨다. 배심원들은 편견과 안일함, 아집, 이기심 등을 가지고 적당히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사건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결국은 모든 걸 인정하고 무죄를 결정하게 된다.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 있고 우리에게 무엇을 느끼게 해주려 하는가? 법에 대한 허점 법정 공방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존엄성? 그것도 밑바탕에 조금이나마 깔려 있으리란 생각도 들지만 아니다. 생명을 다룬 배심원들의 판결에 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인간의 심리 변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건의 결말은 배심원들의 무죄판결로 결정되었지만 그 결정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모든 증거는 확실하고 증인 역시 거짓말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던 11명의 배심원들, 그리고 그 반증을 보이는 한 명의 배심원, 하나하나의 증인과 증거의 반증을 들 때마다 또 역시 하나씩 늘어가는 무죄를 선택하는 배심원들, 그리고 무죄를 선택하는 배심원이 늘수록 갈팡질팡 하던 아무생각 없는 배심원들.
결국 무죄로 확신이 선 배심원들의 쏟아지는 증거와 증인들의 오점들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유죄를 선택할 당시엔 보이지 않았던 적극성이 무죄를 선택하고 나서 보이게 되는데 과연 무슨 이유일까? 보이지 않던 증거와 증인들의 오류와 오점이 자신의 주장에 힘을 더하기 위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