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살림터 축복식 인사말
찬미예수님!
반갑습니다.
저는 안동가톨릭농민회 회장 김병원 스테파노입니다. 예천풍양에서 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힘든 사람들 끼리, 지역에서 함께 나누고 섬기는 말씀을 행하려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만남을 축복해 주시러 오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안동살림터을 꾸려나갈 이상주형제님, 조봉경자매님, 강순자자매님과 오늘 열림을 준비해주신 자활공동체 형제자매님들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해 모내기를 하자마자, 자활공동체에서 생산한 우렁이를 우리 논 제초를 위해 방사했습니다. 어린이집 아이들과 자활공동체 형제자매님들과 함께, 구담에 있는 친환경유기농업 논에 손모내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곳 안동살림터의 열림 축복식은, 우리 가톨릭농민회에게 아주 특별합니다. 대략 3년에 걸쳐 경북안동자활후견기관과 농업농촌살림에 연관된 일들을 서로 도와 얻은 결실이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올해 2월 3일 농은수련원에서 농촌공동체 대표자들을 모시고, 경북안동자활후견기관과 농촌, 생명, 환경, 지역 공동체 살림 네크워크 형성을 위한, 사회적 연대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날 천주교 안동교구 사목국장 김학록 신부님과 현재 농민사목 전담신부이신 김시영 신부님께서 함께 하였습니다.
이후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여 오늘 문을 열게 된, 유기농산물 전문직판장 “안동살림터”는, 가톨릭농민회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사회 발전을 놓고 보더라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지역 자활을 농촌농민과 함께 하겠다는 농촌살림의 의미가 있고,
둘째, 땅과 자연과 사람을 살리는 바른 농법살림의 의미가 있고,
셋째, 해체 되어가고 있는 농촌, 농민과 지역공동체 살림의 의미가 있고
넷째, 낙동강 수계를 낀 우리지역의 환경살림의 의미가 있고
다섯째, 농민운동단체와 맺은 사회적 연대 협약에 따라, 지역민들에게 밥상살림을 비롯한, 모든 살림의 실천 장을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입니다.
현재, 자활공동체 지원의 제도적 한계로 여러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두 단체 가 서로 돕는 마음으로 힘을 모으고, 서로 겨루지 않고 힘을 합하여 서로를 살리는 상생 활동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안동을 포함한 북부지역은 안동댐과 임하댐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입니다. 지역민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와룡, 임동을 비롯한 골골이 가장 좋은 농지가 물속에 잠겼습니다. 임하댐 물은 황톳물이 되어 어디에도 쓸 수 없습니다. 북부지역 전역은 안개와 기후변화로 농사짓는데도 어려움이 큽니다. 이맘때면 새하얀 사과 꽃이 가득 하던 와룡, 북후, 녹전 등지에도 사과밭이 많이 줄었습니다. 엄마들은 늘 아이들 기관지 천식 때문에 애를 먹습니다. 한술 더 떠 수자원공사는 낙동강 오염이 농사 때문이라며, 댐 주변은 경작을 못하게 합니다.
가톨릭농민회는 낙동강도 살리고, 농부권도 지킬 수 있는 대안이 바로, 낙동강 수계지역을 친환경유기농업 지구로 조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농민들이 화학비료와 농약, 제초제를 쓰는 관행농법에서 땅과 환경을 살리는 친환경유기농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안동시가 농민단체, 농협, 수자원공사, 관련기관, 농민단체들이 협력하여 종합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체계적으로 종합 지원하여 생태, 환경, 낙동강 살림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유기농업지구를 조성하길 희망합니다.
많은 분들이 안동살림터에서 친환경유기농산물을 사주신다면, 자활공동체는 물론이거니와 친환경유기농업을 시작하는 농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안동가톨릭농민회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함께 사는 지역공동체 실현의 꿈을 경북안동자활후견기관 함께 이루고 싶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열심히 활동 하겠습니다. 늘 지역주민과 농민들 설득하고, 안동시장님과 시의원, 관련 업무담당자들과 기관, 단체의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농민들과 소비자들이 함께 나누고 섬기는 조직도 만들고 싶습니다. 다양한 대 시민 교육과 홍보를 하면서, 차근차근 이루어 가겠습니다.
끝으로, 자활후견기관과 사회적 연대 협약을 실천하는데 필요한, 바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자활공동체가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동의 이익을, 자기편의 이익보다는 지역공동체의 이익을 실현하는, 사회적 협동 기업체로 발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예를 들면, 학교급식공급센터 운영을 들 수 있습니다. 작년 안동의 시민사회단체들은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본부를 결성한 후, 5천여 주민들과 힘을 모아 학교급식비지원조례제정 청구를 하여, 조례가 제정 되었습니다. 시민단체들과 시의회, 담당실무자들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시 예산을 일부 확보하게 되어 조만간 학교급식재료의 일부지만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농산물과 친환경유기농산물로 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지역주민들이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것은, 자라는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는 학교급식이 갖는 공공성과 공익성이 중요함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을 안동살림터에서 감당해 주십시오. 정부의 복지정책과 연관된 자활공동체가 이런 공익적인 일들을 수행한다면 나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 아닐까요? 여기 오신 모든 분들도, 학교급식공급센터 만들기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오늘 우리 모두가 축복해 준 안동살림터가 지역사회에서 가장 어렵고 힘들게 사는 이들이, 농촌살림과 환경살림, 지역공동체 살림에 투신하는 터전이 되도록 알리고 함께 해 주십시오.
앞으로 가톨릭농민회는, 자활후견기관과 함께 상생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05년 5월 4일 11시
한국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본부 회장 김병원 스테파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