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선수처럼 되고 싶어하는 축구부원들에게 무조건적인 공부 강요가 아닌, 왜 영어를 배워야하는지 가르쳤어요.” ‘학업성취도 향상도 우수학교 100곳 선정 결과’에서 영어 1위, 국어 2위, 수학 3위를 차지한 신평고등학교 유세환 교장의 이야기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중학교 3학년 과 고등학교 2학년 때 치루는 시험으로, 전국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성적 향상도를 평가해 영역별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일 발표했다. 신평고 2학년 학생들은 각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 전국 일간지에서 일제히 보도하는 등 화제의 고등학교로 주목을 받았다. 학교 설립자의 손자인 유세환 교장은 2009년 10월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물리학과 교수직을 내놓고 신평고 교장으로 부임했다. “부임해보니 아이들에게 꿈이 보이지 않았어요. 학업에도 관심이 덜했고요. 그래서 변화를 모색했죠. 오후 5시 이후면 하교했지만 10시까지 교육 및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어요. 권위를 내세우고 강압적으로 하기보다는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했죠. 선생님들에게도 엄하게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다르게 해달라고 주문했고요.” 일반 학생은 물론이고 운동을 하느라 공부에는 소홀하기 쉬운 운동부원들에게도 학업병행의 필요성을 공감토록해 학업분위기를 조성해 나갔다. “처음에 운동부 같은 경우에는 수업에 들어가면 잠만 잤어요. 그래서 분위기를 잡기 위해 인성교육부터 시작했죠. 축구부원들은 대게 박지성 선수처럼 되는 걸 꿈꾸잖아요.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너희들이 축구를 해서 프리미어리그를 간다고 하면 영어 인터뷰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죠. 선생님들이 교육할 때도 아이들 수준에 맞고 재밌게 가르치려고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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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 학생끼리 서로 돕는 학교 교사가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열정을 갖고 가르치기도 하고 학생들끼리 도우미제도를 운영해 시험기간 같은 때 서로 가르쳐주고 배웠다. 박소희 학생은 “정규 수업이 끝나도 멘토 선생님들이 빵도 사주시면서 지도해주셨다”며 “한 번 설명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때까지 가르쳐주니 좋았다”며 멘토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유지혜 학생은 “도우미 제도가 시험 기간에는 특히 잘 이뤄지는 것 같다”며 “특정 과목을 잘하는 학생들이 준비한 자료로 수업도 하고 시험도 보면서 함께 준비한다”고 말했다. 신평고는 매달 셋째 주 수요일에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동아리를 선택해 활동한다. 지난 8월 축제는 동아리 발표회로 정하고 1년 동안 활동한 동아리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무대를 가졌다. 최창엽 창의재량부장은 “자신들이 직접 동아리를 선택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좋아하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며 “동아리도 운동, 춤, 등산에서부터 봉사, 진로탐구, 학술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신평고의 변화는 유 교장 곁에서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학교 운영위원, 선생님들의 노력도 한 몫을 담당했다. 최익남 운영위원장은 “미국에서 생활하셨던 분이 오는 것이라 처음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며 “막상 보니 인자하시고 다양한 분야에서 믿음이 가도록 잘했다”라고 믿음을 내비쳤다.
인터뷰 | 최익남 운영위원장
“더욱 발전하는 신평고”
신평고가 모교이기도한 최익남 운영위원장은 신평고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너무나 좋죠. 제 모교이기도 하지만 제 자녀도 지금 다니고 있기에 더욱 즐거운 것 같아요. 교장선생님이 오시면서 학교가 더 활기차지고 즐거워져 이런 성적을 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최익남 운영위원장은 학교가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욱 발전했으면 했다.
■신평고등학교 운영위원 ▲최익남 위원장, 홍맹선 부위원장, 김미애, 김미숙, 이종현, 김정숙, 유세환, 최춘태, 최창엽 위원
인터뷰 | 유세환 교장
“특성을 살리는 교육”
미국에서 활동하다 신평고에 정착하고 있는 유세환 교장은 외국 생활의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신평고를 졸업하기도 했고 이곳 학생들과 마음을 공유하고 싶었죠. 신평고 설립자 손자이기에 그 분 취지도 알아보고 싶고 사람답게 학생들을 키워보고 교육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오게 됐어요.” 유세환 교장은 앞으로 다양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공부하고자하는 학생은 공부로 밀어주고 운동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그 방면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기 싫은 것 시키면 어떤 것이든 잘 되는 것이 없게 되거든요.”
인터뷰 | 박소희(2년)·유지혜(2년)학생
“금요일이 기다려져”
꿈이 간호사여서 생물동아리에 가입한 박소희 학생과 취미생활을 위해 밴드에 가입한 유지혜 학생은 신평고의 동아리 운영에 만족감을 표했다. “동아리 활동은 한 달에 한 번씩 꼭 해요. 매주 금요일마다 1인 1특기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저희도 그렇지만 친구들도 다 이 날만 기다려요. 한 주간의 피곤도 풀 수 있고 답답한 교실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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