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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극단 '한울림' 대표 정철원의 예술 연극 바라보기 | ||||||
예술 연극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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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뮤지컬 공연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대형 기획사의 평행선상에는 일반 극단의 예술 연극도 존재한다. '만화방 미숙이'나 '김종욱 찾기'처럼 성공하는 극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극도 많은 것이 사실. 대구의 예술 극단 '한울림'의 정철원 대표가 예술 극단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아래는 정 대표의 발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최근 대구에 뮤지컬학과나 연극영화과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해당 학과 졸업생들은 대구의 연극팀에 잘 지원하지 않습니다. 대구에는 지속적으로 활동할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데다 연극계의 분위기도 서울의 스타 마케팅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죠. 관련 학과를 졸업한 후 꿈만 갖고 상경했다가 좌절해서 돌아온 청년들이 더 이상 대구 연극계에도 발을 담그지 않고 포기하려는 모습이 종종 보여 안타깝습니다. 연극인들은 대체로 경제적인 가치보다 예술적 가치관을 더 중요시해 극단에 머무릅니다. 때문에 극단 운영자로서는 함께하는 식구들에게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최소한의 기반과 월수입을 지원해줘야 하는데 충분히 챙겨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단원들을 잘 챙겨주기 위해서라도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고 관객도 많이 유치해야 겠다는 생각에 작품을 올릴 때마다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다만 지역에서는 날이 갈 수록 배우와 스태프 등 전문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방송 배우를 지망하는 이들이 더 많아졌기 때문일까요. 연극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점차 줄어드나봅니다. 더구나 그들을 성장시켰을 때 그들이 과연 지역에만 계속 남아있을지도 걱정입니다.
오늘날은 더이상 가치관만으로 살아갈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현대의 예술 연극으로는 고수익과 흥행을 확신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대형 극단이든 소형 극단이든 모든 연극 극단은 관객을 통해서 모든 경제활동을 합니다. 다만 대형 극단은 기획사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홍보나 관객 모집에 많은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소형 극단은 그렇지 않지요. 그래서 오직 작품만으로 승부를 걸면서 발품을 팔아 홍보해야 합니다. 더구나 관객들은 대체로 유명작에 더 관심을 갖습니다. 우리의 작품이 좀 더 뛰어난 내용으로 관객들의 앞에 나서야만 흥미를 끌겠지요.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더 힘쓰고 있습니다. 한편 대구에는 자생 기업체가 예전만큼 많지 않습니다. 대다수 기업의 매상은 대구가 아닌 서울로 유입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구나 여건상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해 줄 사회적 기업이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외국의 여러 나라들처럼 기업에게서 후원을 받기를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까지는 운영 여건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겠지요.
이렇듯 따져 보면 연극계는 그렇게 여유로운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버티기 힘들다고 해서 놓아버리면 진정한 예술은 사라집니다. 게다가 다양한 종류의 문화가 공존하며 경쟁해야 우리나라의 문화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수의 지역 극단들과 달리 ‘한울림’은 대체로 자생력으로 운영되는 극단입니다. 지원을 받아 공연을 하게 되면 의존성이 너무 높아져 나중에는 스스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원을 받더라도 경쟁력 있는 작품으로 심사를 받아서 인정받은 후에 지원받는 편을 택하며, 가능하면 어떻게든 공연을 만들어서 초청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상연하는 극의 종류는 매우 많습니다. 뮤지컬, 아동극, 오페라, 연극 등을 다양하게 공연하기 위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단원들이 항상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만 해서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좀더 나은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가진 공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려 합니다. 홍보를 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홍보물 게시판에 포스터를 붙이거나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줍니다. 지금은 인터넷 홍보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넷 홈페이지나 커뮤니티 등에서 무료 홍보를 할 수 있어서 관객 유치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루트를 통한 홍보를 합니다. 사실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희의 방향점은 분명합니다. 돈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를 만들어서 돈이 나를 쫓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와 극단의 목표입니다. 극단 ‘한울림’은 순수 예술을 넘어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 합니다. 어렵더라도 지속적으로 활동해야만 예술이 발전할 수 있으며 스스로도 산업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아직은 미진할 지 모르지만 우리 극단은 목표에 맞게 어느 정도 자리잡아가고 있는 극단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예술 극단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지역민들께서 극단과 연극인들을 응원해 주시고 성원을 아끼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갈수록 발전하는 연극으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