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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과학 수사대 별순검]
씬1. 프롤로그
# 순검청 안 마당
웅장한 순검청의 대문안으로 쑥 카메라 빨려들어가면, 순검청 앞마당에서
조총 사격 연습을 하고 있는 너댓명의 순교 무리가 보인다.
그들을 스쳐서 순검청 베란다를 보면, 법률 한사람이 한지로 덮혀있는 항아리에서
조심스럽게 법물을 뜨고 있다.(항아리를 덮고 있는 한지에는 한자들 쓰여있다)
< 그 모습이 풍속화 느낌으로 스틸된다. >
총순(off) 예기에 베인 시신의 상처는 오래되면 피부가 뼈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벌레도 먹지 않는다.
# 순검청 안.
카메라 이제 청사 대청마루를 지나 좌측에 있는 시체 검시실로 쑥 빨려들어간다.
검시실 안에는 시체 한구가 전라의 상태로 침대위에 놓였다.
법률에게 법물을 받아든 홍법률이 시체에 법물을 바르고 검안기록서에 기록한다.
< 그 모습이 풍속화 느낌으로 스틸된다. >
총순(off) 하루밤이나 하루낮이 지난 후에 인체의 아홉구멍에서 혈즙이
흘러나오면 서망초에 중독사한 것이다..
# 순검청안. 검시실
검시실을 빠져 나온 카메라 실험실로 쑥 빨려들어간다.
실험대와 시체 해부도, 각종 실험기구들이 있는 실험실 내부의 모습.
그 가운데 법률 한사람이 현미경에 렌즈를 갈아끼우고 있다.
그리고, 다른 법률에게 받은 액체에 다른 법물을 떨어뜨리면 액체의 색깔이 바뀐다
그 결과를 들고 보는 법률의 모습
< 그 모습이 풍속화 느낌으로 스틸된다 >
총순(off) 이 모든 것이 증수무원록에 기록되어 있는 바. 이것은 간괴한 꾀로
사람을 죽이고 남에게 타살되었다 거짓으로 고하는 자!
# 순검청 안에서 밖.
법률이 결과를 들고 나와 수배자 몽타주같은게 붙어있는 청사 중앙을 가로지른다
청사 중앙에서 수배자 몽타주를 붙이던 순교를 지나쳐, 청사 밖으로 나가면
외국인 학자가 순교를 맞는다. 그 모습 뒤로 별채 앞에서 곤장을 맞고 있는 죄수가
보인다. < 그 모습이 풍속화 느낌으로 스틸된다 >
총순(off) 권력을 앞세워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는 관리..
그 모든 불온함으로부터 백성을 구하기 위함이니..
# 순검청. 안채.
카메라 이제 안채로 향하면 안채 대청에 앉아있는 총순과 4명의 수사대원
보인다. 수사대원은 총순의 이야기를 듣고 있고, 총순은 증수무원록과 시장을 들고
있다. 진지한 수사대원들의 표정, 표정에서..
홍익(off) 우리 별순검은 반드시 그 뜻을 헤아려 맡으바 임무를 수행해야 할것이 다!
<< 타이틀 조선 과학 수사대. 별순검 >>
씬2. 명월관 마당 (밤)
보슬비가 내리고 있는 명월관 마당.
상반신을 드러낸 두명의 남자가 서로를 노려보며 서있다.
다음 순간 바로 날카로운 공격에 들어가는 한남자.
얼굴을 맞은 상대편 비틀하며 몸의 중심을 잃으면
구경하고 있던 구경꾼들의 함성이 터져나온다.
‘잘했어, 한방에 보내!’ ‘그 따위로 할거면 집어치워!’등 지껄이며
손에 돈을 쥔채 비단옷을 입고 자기선수를 응원하고 있는 별감들과 기생들...
흡사 현재의 K-1 경기장 같은 분위기다. 왁자 시끌벅적, 질펀한 사람들의
모습속에 언뜻 언뜻 보이는 남자. 아주 묘한 느낌의 송별감이다.
더욱 격해지는 대련 속에 사람들의 흥분도 점점 드세지는 가운데,
한쪽에서 한남자(김인규)가 울그락 불그락한 표정으로 무리들을 빠져나오는게
보인다. 사람들의 함성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는 않지만 어딘가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김인규 매일 뜨는 해라고 다같은 핸줄알아?! 네놈 머리위 해도 언젠가
떨어질날 올거다 이놈아!! 일개 중인놈 주제에 어디 양반한테!! 퉤이!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명월관 처마밑을 빠져나가는 김인규.
씬3. 순검청 안 (밤)
순검청의 처마밑으로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그 사이로 아주 심각한 눈빛을
교환하고 있는 둘, 달환과 서은이다. 달환의 귀에는 맥진기가 꽂혀있다.
달환 (호기심 가득한 표정)얼른 대답해봐!
서은 ..!
달환 너, 나 좋아하지?!
서은 (순간 난감한 표정이다가, 냉정해지며) 아뇨!
달환 (잠시 충격)흣!.. (쩝 입맛 다시고 맥진기를 서은의 팔에 꾸욱 누르며)
니가 하는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곰방 알수가 있지~
하고,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맥을 듣고 있는. 서은도 긴장된 표정인데.
그때, 누군가 달환의 머리를 툭 친다.
달환 아~ 누구야! 이 중요한 순간에! (보면, 웅비가 한심하다는 듯 보고
있다)
웅비 헛짓 고만하고 퇴근하지?!
달환 (정색하며)이게 왜 헛짓입니까? 맥진기 성능 시험하고 있는 중인데!
달환, 계속 이 맥진기가 범인을 잡을 때 어쩌고 궁시렁대는 것을 웅비, 무시하고
비옷 챙겨들고 나가는데 한쪽 구석에 사율이 희미한 등불 아래 현미경을 들여다
보고 있다. 사율쪽으로 걸어가며..
웅비 어이~ 사율이 오늘 당직인가?!
사율 (예의상 고개만 살짝 들었다가 다시 현미경을 들여다 보는)..
웅비 못말린다는 듯 픽웃고 사율의 책상위에 뭔가를 두고 나가며) 달환아~
비도 오는데 한잔 생각 없느냐~!
한잔?! 달환 눈이 반짝하더니 황급히 비옷을 들고 ‘형님이 사시는 겁니까’등등의 얘기하며 웅비를 따라 나간다. 사율, 웅비가 두고간 천에 싸인 것을 펼쳐보면,
먹음직한 한과 몇 개가 쌓여있다. 사율, 피식 웃고는 다시 몰두하는
그사이, 서은은 달환이 던지고 간 맥진기를 제자리에 넣고 자기 비옷을 들고 나서
려다가, 사율쪽을 보고는 살며시 놓고 나가는데.
사율 (고개도 들지 않은채)... 곧 그칠 비다... (차갑다)
서은, 얕은 한숨 쉬고는 놨던 비옷을 다시 들고 나간다.
씬4. 인서트 (밤)
먹구름이 몰려가고 처연한 빛의 달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뭇잎에 툭 툭 떨어지는 마지막 빗방울.
씬5. 한성 거리일각 + 명월관 안 (밤)
#거리일각/ 비틀 비틀 술이 취해 걸어가던 김인규.
담벼락에 서서 오줌을 갈긴다. 그런 김인규 뒤로, 검은 그림자가 슉~! 지나간다.
그 느낌에 김인규의 오줌발이 뚝 끊긴다. 김인규, 휙 돌아본다.
#명월관 안/ 두명의 대련자들 주고받는 공격이 치열하다.
#거리일각/ 철퍽철퍽 비 웅덩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정신없이 걷는 김인규.
거의 뛰는듯한데.
#명월관 안/ 대련자들 공격이 더욱 거세어져간다.
응원하는 사람들의 거친 표정... 그리고 여전히 여유롭게 술을 마시는 송별감...
#숲속일각/ 마주보고 서있는 김인규와 남자의 발. 김인규의 겁에 질린 얼굴...
침을 꼴깍 삼키더니 천천히 발을 떼서 앞을 가로막고 있던 남자를 지나쳐
앞으로 걸어간다. 남자도 김인규가 간쪽으로 돌아선다.
남자, 품속에서 뭔가를 슉! 꺼내 내리꽂으려는데...
#명월관 안/ 싸우고 있던 남자, 회심의 발차기로 상대방의 얼굴을 턱! 가격한다.
상대방 피를 토하며 나가 떨어지고. 그사이로 보이는 송별감의 빙그레 웃는 모습.
#숲속일각/ 나무가지와 풀들위로 투투둑 튀는 핏방울.
김인규, 무릎을 푹! 꺽고 그대로 앞으로 엎어진다.
김인규의 뒷목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닥으로 고여 가는데, 그 앞에 지키고
서 있는 남자의 발. 그의 발 가장자리로 흘러나온 피가 돌아나가는데
늘어뜨린 남자의 팔뚝에 문신 보인다.
씬6. 저잣거리 (아침)
따각따각, 사령 “전령이요”외치며 급하게 말을 달려가고 있다.
씬7. 순검청 근처 동네 일각 (아침)
슉슉 말보다 더 힘차게 뛰고 있는 발. 보면, 달환이다.
덜 매어진 도포의 옷고름을 매면서.
“ 딱 오분 남았다! 조달환! 너 살려면 뛰는 수밖에 없다! 뛰자!!!”
하고는 앞에 나타나는 장애물들을 휙휙 타 넘으며 바람을 가르는 말처럼 뛴다.
사율(off) 어제밤 묘시경, 송파나루 근처 마을에서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예기에 찔린채 숨져있는 것을...
씬8. 순검청 앞 (아침)
순검청 정문 앞에서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는 달환.
사율(off) 한 주민이 발견.. 관아에 신고하였습니다.
달환 살짝 삐뚤어진 모자의 창을 싸악~ 각 세우며 마지막 스퍼트를 내려는 순간.
사령이 말을 타고 와 멈추고 순검청 안으로 들어간다.
씬9. 순검청 회의실 밖 마당 (아침)
사령, 전령을 들고 회의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사율(off) 더 자세한 것은 현장에 가봐야 알 듯 합니다.
홍익(off) 그럼, 사율이 너는..
사령, 말소리가 들리는 회의실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 팔을 퍽 잡는다.
보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달환이다.
씬10. 순검청. 회의실 안 (아침)
모두 있는 가운데, 아침 조회를 하고 있는 분위기.
총순 (보고서 보면서)달환이와 송파나루로...(하다가 달환 자리 빈 것 보며)
달환이는 아직이냐!
하는 순간, 벌컥 문이 열리며 그때, 달환이 퍽 뛰어들어온다. 모두, 돌아보면
달환 (아주 당당하게 전령을 번쩍들고. 목청높혀)경상도 산청에서.. 전령입니
다. (분위기 싸늘하자, 특유의 웃음으로)사건이 터진 모양입니다.
여..여인네 사건인데.. 아무래도.. 은이가..
하는 동시에 사율이 달환에게서 전령을 탁 빼앗아 펼쳐든다.
웅비와 서은의 긴장된 표정에서..
씬11. 순검청 앞 (낮)
웅비와 서은이 말에 오른다.
서은 경상도 산청까지 오늘 안에 당도 할 수 있겠습니까?
웅비 (말의 목을 탁탁 치며)어떠냐.. 자신 있느냐.. (말반응)한번 달려볼까나!
하더니 힘차게 말을 달리기 시작한다. 서은도 뒤따라 출발한다.
씬12. 몽타쥬
/ 저잣거리(낮)
웅비와 서은이 탄 말이 저잣거리를 달려간다.
총순na 목을 매 자결한 것으로 판명난 딸의 죽음에 의혹이 있다하여
그 아비된 자가 삼험을 의뢰했다.
/ 산속일각(낮)
한적한 산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고 있는 웅비와 서은.
총순na 아비된자는 평소 며느리를 못마땅히 여기던 시어미와 난봉꾼인
그 남편되는 자가 심히 의심이 간다고 하니...
/ 시골길일각 (낮)
평화로운 시골길을 웅비와 서은이 말 달린다.
총순na 그럴 만한 정황이나 증거가 있는지 찾아내어..
/ 강가근처.
강가 근처를 말 달리는 웅비와 서은.
총순na 한치의 의혹도 없도록 하고 혹, 억울함이 발견되면 망자의 한을
달래주고 오도록 하라...
씬13. 골목 일각 (김인규 사건 현장. 낮)
멈춰선 말에서 뛰어내리는 사율과 달환. 사건현장쪽으로 걸어가면
미리 와 있던 순검 한명이 두 사람을 맞이하며 상황을 전달한다.
순검1 뭐, 법물 한방울 안 썼습니다. 딱 한방, 단칼에 보냈더라구요..
순검의 말 그대로 뒷목에 선명한 칼자국 있는 김인규의 시체 앞에 쭈그리고
앉은 달환. 사율은 시체 주변을 느린 걸음으로 살피고 있다.
달환 (도포 안에서 줄자, 돋보기며 꺼내 시체를 면밀히 살피며)어떤 놈인
지 칼쓰는 솜씨며, 급소 찾아내는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구만..
거기다 간댕이가 배밖에 나왔나봅니다. 바로 옆이 인가인데 말이죠!
사율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돌아보지 않고) 대담할뿐 아니라,
잔인하기까지 한 놈이다.
사율의 말에 달환 사율 옆으로 성큼 와서 선다. 사율의 시선을 따라 보면
깊이 패인 발자국이 있고, 그 가장자리로 피가 흘러 굳어있다.
< 플래시 컷 >서있는 발 주변으로 피가 흘러가는.
달환 피가 발자국 밖으로 흘렀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다는
얘긴데.. 아주, 뼛골에 사무치도록 나쁜 놈이구만.
달환의 말을 들으면서 사율은 계속 주변을 거닐고 있다.
달환 (시신을 이리저리 탐색하는) 가락지도 빼가고.. 전대도 가져갔는데...
반항의 흔적은 없다. 강도로 위장 해 볼 심사였다 이거지!
사율 (한곳을 내려다 보며) 둘은 한참을 마주보고 서 있었다.
달환, 사율이 있는 곳에 성큼 와서 사율이 보고 있는 마주선 발자국을 내려다본다.
< 플래시 컷 > 마주서 있는 김인규와 상대방(이춘길)의 발.
달환 (눈금자로 발크기를 재면서)진짜 강도라면 발자국이 패일만큼.. 말을
섞지는 않겠죠...
사율 그건 서로 아는 사이라는 말이 된다.
달환과 사율 서로 쳐다보며 시선을 교환하는. 사율이 먼저 몸을 일으키면
달환도 몸을 일으키며
달환 왜 죽였을까요?!
하는데, 포교 한사람이 달려온다.
포교 호패로 알아본바 죽은자는 액정서 별감 김인규라고 하옵니다.
사율 액정서 별감?!!(눈이 번쩍하는데서)
씬14. 궁궐 안 (낮)
카메라, 홍포를 입은 오별감의 뒤를 따라 궁궐 안으로 들어간다.
카메라에서 오별감 빠져나가면 우측으로 내관 둘이 들어온다.
내관들을 쭉 따라가면, 궁궐 곳간 앞에서 홍포를 입은 오별감이 거들먹거리며
상인들에게 물건을 받고 영수증을 내주고 하는 등 바쁜 모습에.
달환(off) 별감이라는 자들.. 함부로 볼게 아니더라구요.. 궁궐에 진상하는 모든
물품은 액정서에 있는 별감들이 맡고 있으니, 당연히 돈도 모이고,
권력도 들러붙고... 뭐.. 양반님네들까지도 이 별감들과 못 어울려
안달이라니.. 말 다했죠..
박내관과 내시가 오별감 쪽으로 다가서면 오별감, 박내관을 보고 반색하며.
오별감 어이구~! 박내관님!! 액정서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박내관 지나던 길이요..(인사는 받는둥 마는둥 아래위로 훑어보며)아니.. 그런데
오별감.. 이거, 홍포는 좀 너무하지 않소?!
오별감 (자신의 홍포자락을 휙 쳐보며) 너무 하다뇨?!
박내관 대궐 안에 주상 전하 말고 누가 홍의를 입을 수 있단 말요.
혹 윗분들 눈에라도 띄면 곤장 한 두대로 끝나지 않을 일이요.
오별감, 못마땅하다. 흣! 무시하고는 들어오는 상인들의 물건을 확인하며
괜히 큰소리친다.
오별감 고포 미역은 아직도 당도를 하지 않았느냐!!!
(물건을 나르던 평민들이 ‘예’ 라고 대답한다.)
에잇! 그놈들한테 전해! 이런식으로 하면, 거래처 바꾼다고!
박내관, 혀를 끌끌차며 가고 그런 오별감의 모습을 사율과 달환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오별감 옆으로 다가온다.
달환 이보! 순검청에서 와서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수다!
오별감 (휙 돌아보고 놀라) 아이고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진짜로 김별감이 죽었습니까?!
사율 (눈빛 빛내며)어제밤에 같이 있었다면서요!
오별감 (생각하는) 나뿐만 아니라, 다들 있었죠!
<플래시 컷> - 앞의 명월관 상황.
격투기가 벌어지고 있는 명월관. 오별감은 기생한명과 손을 잡고 응원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김인규의 옷깃이 스쳐 오별감이 슬쩍 쳐다보다 다시 응원한다.
송별감 옆자리에 앉는 김인규. (송별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오별감(off) 어젠 우리 별감들 승전놀음이 있어 모두 명월관에서 좀 과하다 싶을
만큼 먹고 마시고 했지요... 김별감도 술판에 있는걸 보긴 봤수다.
인터뷰하듯 별감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별감1 기생년 술 한잔 받아 먹으려고 하는데....
< 플래시 컷 >
별감1 기생 어깨를 휘감으며 “별님아 한잔 따라보거라~” 하면서, 술잔을 드는데
김인규가 드는 술잔에 별님의 손이 부딪히며 술이 밖으로 살짝 흐른다.
순간에 별감1이 김인규를 보는데. 송별감 얼굴에 술을 찌그린다.
별감2 아따, 김별감이 뭐에 그리 화가 났는지. 삿대질을 해대며..
< 플래시 컷 >
누군가를 향해 삿대질 해대는 김인규.
“ 당신 나 건들이면 좋을거 없을거야! 내일 궁에 들어가서 보자구~”
별감2, 삿대질 해대는 김인규를 보고는 누구한테 그러나 의아해 고개를 빼고
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송별감이 수건으로 얼굴을 쓰윽 닦아내고 있는게 보인다.
사율 (진지한 표정으로) 김인규와 싸웠다는 그자가 누굽니까?!
사율의 말에 별감2 머뭇머뭇하는데 마침 궁궐 안쪽에서 근사한 비단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송별감이 걸어온다. 송별감의 자태가 아주인상적이다. 별감2 반색하며
별감2 어이쿠.. 송별감님!! (하면서 괜히 사율을 한번 힐끔 본다. 저 사람이라 는듯)
사율 ..?!!!
달환은 이미 송별감 앞에 성큼 다가서 길을 막고 서 있다. 송별감, 뭐야 하는
표정으로 달환의 얼굴을 훑듯 보면, 달환의 뒤로 천천히 사율이 쪼듯이 다가온다..
사율 (아주 침착한)어제, 김인규 별감과 무슨 일로 다투셨습니까?!
송별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그리고 아주 차분한 어조로)그야... 남자들
술자리 안주꺼리 언쟁 정도였지요.
사율 ?!.. 그 안주꺼리의 주제가 뭐였냐는..(하는데)
송별감 (ol. 사율을 향해 고개 까닥하며)그럼, 전 경무사 어른과 오찬약속이
있어서..
하고는 사율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지나쳐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걸어간다.
사율, 송별감의 뒤를 보는 눈이 매섭다.
씬15. 저잣거리(낮)
부감으로 시끌벅적한 장터 풍경이 보이고 오고가는 상인과 사람들 속에서
사율과 달환이 걸어오고 있는게 보인다.
달환 김인규라는자, 평소 행실로 봐선 다른 원한 살 일은 없는 듯하고..
사율 ..?!
달환 아무래도 제느낌에 별감들 사이에 잇권 때문에 일어난 사건같습니다.
사율 형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사율 (수긍한다는 듯한 표정)너는 명월관으로 가 엊저녁 일을 좀더
소상히 알아보도록 해라..
달환, 네 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저잣거리 한쪽에서
“어이쿠 형님~~ 한번만 봐주십시오” 하는 소리 들린다. 사율과 달환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면 한 그릇상점에서 무뢰배들 세, 네명이 물건들을 집어던지고 행패를
부리고 있다. 사율 반사적으로 허리춤의 칼집에 손을 가져간다.
달환 (표정이 탁 굳어 사율의 팔 잡는다) 우리 소관이 아닙니다.
사율 (뭔가 알고 있구나..)?!
달환 (진지한)경무청 순교들 말로는 최근 종로 일대 무뢰배들의 횡포가
점점 심해지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보통이 아니라,
무뢰배 일당을 잘못 건드린 포졸하나가 완전히 병신이 됐다는 소리도
있고... 뒤에 별감들이 있다는 얘기도 있고.. 뭐...
사율 별감?!
하는데, 퍽! 하고 상인하나가 무뢰배에게 나가떨어진다.
그것을 보는 사율의 눈빛! 무뢰배들 상인을 한번더 치려고 하는데
한 놈의 목에 칼이 턱 들어오고... 보면 사율이다.
사율 여기는 너희들이 노는 곳이 아닌듯 헌데!!
무뢰배1 (야리며)허! 긴말도 싫고... 가든길 조용히 가슈! 그 희멀건 얼굴에
칼집내기 싫음?! 어!
사율 (고개를 살풋 꺽으며)내 저잣거리를 푸줏간 만들긴 싫다만...
살덩이들이 썰어달라 목을 내놓고 있으니..
하는 순간 무뢰배들 “뭐야! ~ 이건” 하면서 사율에게 다가오는데...
사율 순식간에 다가오는 두명을 발로 제압하고, 칼을 휙휙휙 돌리더니,
놈의 저고리와 바지 앞섶의 고름들을 툭툭툭 끊어버린다.
놈의 옷들이 하릴없이 푸르륵 쏟아져 내리는.
무뢰배 놈들, 슬금 뒷걸음 질 친다. 지켜보던 달환, 제법이네 하는 표정.
어느새 사율,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뒷짐을 지고 걸어가고 있다.
씬16. 산청 관아 외경 (밤)
자막: 경상도 산청군
관아 앞에는 말 두필이 묶여있고, 포졸 둘중 하나가 꾸벅꾸벅 졸고 있다..
씬17. 산청 관아 일각 (밤)
검안서를 보며 현감의 설명을 듣고 있는 웅비와 서은.
현감 몸종 달례의 신고를 받고 갔을 땐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습니다.
< 플래시 컷 >
콰광! 천둥 번개가 내리꽂히는 곳간.
번쩍하는 번개아래 겁에 질려 놀란 달례의 얼굴.
그 시선을 따라가면 서까래에 매달려 있는 희옥의 시신. DIS
검안서에 그려져 있는 희옥의 전신상.
웅비, 검안서 한 장을 넘기면 희옥의 얼굴과 목 부분에 해당하는 그림이 나온다.
< 이후로, 김희옥의 검안서는 웅비와 현감뒤로 오버랩되어 보여진다 >
현감 얼굴에 울혈은 없고 창백했으며..
/ 검안서 C.U 창백한 희옥의 얼굴.
현감 귀 뒤로 줄에 매인 듯한 검붉은 액흔이 남아 있었습니다.
/ 검안서 C.U 귀 밑까지 검붉은 두 개의 줄이 있는 목.
웅비 (생각에 잠겨) 그래서 자액으로 판단했다...
서은 (술술 외듯) 증수무원록에도 스스로 목을 매 자결한 자는 동맥과 정맥 이 동시에 막혀 얼굴빛이 창백한 게 특징이며 귀 뒤로 목을 맨 흔적을
볼 수 있다 했습니다.
웅비 목을 맸는데, 멍자국이 있었다는 건 무엇일고...
/ 검안서에 그려져 있는 팔과 다리의 검푸른 멍자국 DIS
/ 김희옥 시신의 팔과 다리에 있는 멍자국들.
현감 산에서 구른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서은 (보면)?
현감 종갓집에 시집와 대를 못이었으니 그걸 비관해 여러번 자결을
시도하였다고 마을 사람들이 증언하였습니다.
웅비 망자의 아비 말로는 시어미 성품은 못되고 남편은 난봉꾼이라던데,
그렇습니까?
씬18. 권씨 집 마당 (낮)
웅비와 은, 좀 당황한 기색이다.
카메라 돌면, 아주 기품있는 자태로 대청마루에 나와 서 있는 윤씨와 아주 정중한
태도로 대청마루를 내려서는 병국. 웅비와 은, 살짝 목례 나누는 세사람.
병국 죽은지 닷새가 지나도록 장례도 못치루는 것이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 하지만 어쩌겠소. 원한이 있다면 풀어야하고 죄를 진자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요.
은, 병국이 얘기하는 동안 집안 분위기를 아주 예리한 눈빛으로 살피고 있다.
은의 시선에 보이는 집안의 풍경은 우아하고 품위가 넘친다.
웅비 죽은 며느님이 호된 시집살이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들었습니다.
윤씨 (차분한)친정아비가 그러던가요? (한탄한듯)형편 어렵다하여, 쌀에
돈에 철철이 보내줬어도.. 고맙단 코인사 한번 못들었는데,
끝까지 그사람이...(얕은숨)
병국 (고개를 살짝 떨어뜨리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후...
웅비와 은, 윤씨와 병국의 태도에 잠시 숙연해지는데. 오작이 온다.
오작 나으리 검안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씬19. 권씨집 별채 (낮)
오작과 함께 희옥의 시신 앞에 있는 은. 발 건너편엔 웅비와 참관격으로 병국이
있다. 냄새가 역한 듯 코를 찡그리고 있는 웅비.
오작 (웅비의 행동을 보듯 기름담긴 종지를 건넨다)시신의 부패가 시작되어
냄새가 역한 듯 하오니 진마유를 바르시지요.
종지에서 진마유 (참기름)를 찍어 자신의 인중에 바르는 은.
조금은 역한 듯 코를 실죽이는 웅비.
은, 시신에 덮힌 천을 하나씩 걷어내고 상흔들을 살피기 시작한다.
은을 도와 시신을 요리 조리 돌려주는 오작.
은, 검안서에 그려진 그림들과 시신의 상흔들을 대조하며 살핀다.
얼굴, 목, 손등의 긁힌 자국 등...
꼼꼼히 하나씩 체크하듯 면밀히 살핀다.
웅비 (OFF, 발 건너편에서 묻는) 시신의 상태가 어떠하냐?
서은 초검, 복검때와 별반 다른 점이 없습니다... 다만, 시일이 오래되어,
멍자국은 사라졌습니다.
웅비 사라진 멍을 되살릴 수 있겠느냐?
서은 시신에 총백을 바른 후 초지게미를 덮어 한 시간쯤 후에 걷어내고
물로 씻어내면 멍자국이 다시 나타나게 됩니다.
웅비 (끄덕)냄새가 역하다하여 자리를 뜨는 일이 없도록 해라. 시작하여라.
서은 (당연한 말을 뭘.... 하는 표정)
씬20. 권씨집 별채 밖 (낮)
내빼듯 밖으로 나오는 웅비. 나옴과 동시에 숨을 푸아~ 내 쉰다. 약간의 몸서리를 치며 자리를 뜬다.
씬21. 권씨집 별채 (낮)
총백을 뜯어 한쪽에 준비해 두는 은의 손.
법물 상에 올려 지는 얇게 뜯어진 총백들.
서은 총백을 바르겠습니다.
은, 하나 하나 조심스럽게 시신에 총백을 붙인다.
초지게미 항아리를 가져와 손으로 만져 확인을 하고
서은 초지게미를 덮겠습니다.
총백이 덮힌 시신 위에 초지게미를 얻는다. 흐트러짐 없이 조심스럽게.
사뭇 진지한 은의 모습. 온몸 골고루 초지게미를 바르고...
한쪽에 놓아둔 모래시계를 뒤 짚는다. 모래시계에서 모래알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씬22. 산청 마을 일각 (낮)
마을어귀 큰 나무 아래, 평상에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새참을 먹고 있다.
그들 사이에 웅비도 함께 끼여 새참 한젓가락 거들고 있다.
마을 사람들 웅비에게 계속 뭐라 뭐라 하고 있는 중이다. 웅비, 이야기에 쏙 빠진
웅비 그래서요?
사내1 (고추장에 고추를 찍어 흔들며)그래서는 뭘 그래서여~ 죽는다고 산에서
구른 며느리 델구와서, 시어미가 몇날 며칠 병수발 하고 겨우 사람
만들어 놓으면 또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그랬다더만..
아낙1 (입에 상추쌈을 터질 듯 넣고) 얼라 못나으문 딱 죽고 싶지. 그맘 알지!
사내2 (탁주를 벌컥벌컥)그 집 마나님하고 서방님, 맘고생 수태 했을걸요.
웅비 (툭 내 뱉는)어이구~ 그럼 다들 잘 죽었다 했겠네요!
웅비의 말에 마을 사람들 순간 분위기 싸해지는. 웅비, 멋적게 해죽 웃는데
그때, 옆에 앉아있던 꼬맹이가 바가지에 담겨 있던 물을 주루룩 평상밖으로
버린다. 그걸 본, 아낙1 헉 놀라. 아이의 궁둥짝을 찰싹 패며
아낙1 아고, 이놈아!! 밥보다 귀헌 물을.. 시상에..
씬23. 권씨집 별채 (낮)
세워두었던 모래시계의 마지막 모래가 떨어지면. 발 밖에 웅비가 와서 앉는다..
웅비 큼! 정확하기가 칼날 같지 않느냐?!
서은 (뭔소리) 예에?!
웅비 (피식)아니다.. 멍자국이 나타났느냐?
은, 희옥의 시신 위에 얹혀진 초지게미를 조심스럽게 걷어낸다.
물로 씻어내면 시신 이곳 저곳에서 멍자국들이 보인다.
(이하 은이 말하는 내용에 따라 시체의 상흔들 컷컷으로 보이게)
서은 예.. 나타났습니다.
웅비 그럼 은쟁반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로 술술 읊어보아라!
서은 (정말 못말리겠다. 얕은 숨쉬며)좌 우 귀 뒤에 검게 피맺힌 액흔이
있습니다. 넓적다리에 피맺힌 자국이 있는데 불로 뜸질하여 생긴 흔적 과 같습니다. 드러난 멍자국의 모양은 작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크며
둥근 모양을 하고 있고..
웅비 (OL. 목소리에 힘이 들어 가 있다) 잠깐! 모양이 둥글어?!
서은 예.
웅비 어디, 어디에 있느냐.
서은 어느 한곳이 아니라 몸 전체 골고루 퍼져 있습니다.
웅비 (눈빛이 흔들린다)몸 전체라.... 또?!
서은 왼쪽 팔에 작은 상흔이 하나 있는데...
웅비 (조금 맘이 급한 듯) 있는데!
서은 크기는 작으며 무언가에 긁힌 듯 일정한 결을 갖고 있습니다.
웅비 결이라... (생각하는데)
< 플래시 백 >
검안서에 그려져 있던 긁힌 상흔이 있는 왼 팔(손)
웅비 ....!!(눈빛이 많이 흔들린다)
서은 ..? (왜 이리 조용한가...)
씬24. 순검청 안. 검시실 (낮)
김인규의 시신앞에 홍법률이 돋보기를 들고 상처부위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다.
옆에 달환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본다.
홍법률 (그림을 그리면서, 혼잣말) 뭘로 찔렀을고.. 폭이 약지 손톱만도 안되는데..
달환 신기하네.. 상흔만 갖고 예기의 모양을 어찌 그리 척척 그려내십니까?!
홍법률 (히뜩 돌아보며 돋보기를 눈앞에 가져다 댄다)
니놈 고 모가지에 난 손톱자국만 봐도 어떤 기생년이
할켰는지까지 알 수 있는데, 왜! 한번 맞춰볼까?!
달환 (헉, 목을 부여잡는다) 근무시간에 무슨 그런...
씬25. 순검청 안 (낮)
사율과 총순 홍익 이야기 나누면서 시체 검안실로 향하고 있다.
사율 (작은 책자하나를 건네며)달환이가 명월관 초선이 한테서 아주 재밌는
것을 입수해 왔습니다.
홍익, 받아들고 보면. 책자 앞에 한자로 우수고객명단 이라고 쓰여있다.
홍익, 피식 웃음 난다. 넘겨본다.
사율 성내 권력 서열은 본디 기생들이 제일 민감한 법 아닙니까.. 그런데..
장부를 보면 죽은 김인규의 재물이나 권세가 갑자기 급부상해 있습니다.
홍익 니뜻이 뭔지는 알겠다만.. 별감들의 조직은 위 아래로 끝을 알 수
없으니 신중에 신중을 기하도록 해라.
사율, 고개를 끄덕 한다. 총순 가고 사율도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검안소에서 홍법률이 고개를 불쑥 내밀며
홍법률 어이, 김순검님 일루 와봐봐!!
씬26. 시체 검안실 (낮)
사율의 예리한 표정위로,
홍법률 잘봐봐봐~~ 이게 말야. 보통 칼은 아닌 것 같애. 어떤 칼인지
알아보려고 내가, 온갖 종류의 칼을 다 대조해봤거든?! 그런데!!
달환 (흥미진진)!
홍법률 모르겠어!!
달환 (뭐야~ 하는 표정)
홍법률 (무시하고. 진지한)그래서 대충 그림을 그려봤는데... 요런 그림이
나오더라 이거야.. 함봐봐봐!
하고, 칼 그림을 보여준다. 사율, 칼 그림을 받아들고 고민하는.
사율 이런 칼은 어디서 쓰는겁니까?
홍법률 그건...
달환 (이번엔 아나? 하는 표정으로 홍법률 보면)
홍법률 모르지!
달환 (아~ 짜증나 표정인데)
홍법률 (진지하게) 근데 또 재미난걸 하날 발견했어...
사율 (눈빛 반짝인다) 재밌는거라뇨?!
홍법률 (사율의 손에 현미경을 탁 들려주며)한번 봐봐봐! 자네라면 내생각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율, 현미경를 상처부위에 갖다댄다. 홍법률 잘하고 있다는 듯 빙긋 웃는.
달환은 뭐가 있나 하는 표정으로 머리를 들이민다.
사율이 보는 현미경으로 보이는 김인규의 상처. 그런데 상처 가장자리에
뭔가 거뭇한게 있다.
사율, 다급하게 옆에 있던 한지를 찢더니 물에 적셔 조심스럽게 상처부위
위에 덮는다.
홍법률, 잘하고 있군 하는 표정이고 달환은 뭐야~ 하는 표정으로 머리를
들이미는데 덮힌 한지위로 검은 먹물이 조금씩 번져가고 있다.
홍법률과 사율, 그리고 달환 서로 헉해서 쳐다보는데서..
씬27. 대장간 (낮)
찌직~ 연기를 내며 불에 달궈진 연장이 물속에 담궈졌다 꺼내진다.
그위로 쿵쿵 연신 망치질이 시작된다. 카메라 빠지면 열기로 후끈한
대장간 안이다. 걸어 들어오는 사율과 달환의 모습에서..
홍법률(off) 검게 번져 나오는거야.. 뭐, 숯 일 수도 있고 먹물일수도 있고...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칼이 뭐에 쓰는 건지 알면 그 답은 바로
나올테지..
달환, 망치질을 하는 대장장이 앞에 불쑥 칼그림을 들이민다.
달환 이거, 엇다쓰는 연장이요?!
대장장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힐끗보며)뭐요! 일하는거 안보이오?!
사율 (달래듯)순검청에서 나왔소. 이런 칼 본적 있소?!
대장장이 (순검청이라는 말에 누그러지며)조각칼 아니요?!
사율 조각칼?!
하는데, 대장장이 부인이 박바가지에 밥을 쓱쓱 비비며 나와 털썩 앉으며
부인 (밥한입 넣고)조각칼이 조각칼이지 뭐요.. 사시게?! 그럼, 잘 찾아
왔네! 그런 조각칼, 우리집 양반만큼 잘 만드는 사람 이 한성바닥에
읍지싶어!
대장장이 (내심 흐뭇)밥이나 쳐먹으~
달환 (다급해진다)혹시 그럼, 이 칼쓰는 자들도 다 아시오?
대장장이 이 양반이.. 어디서 식은밥을 자시고 와 헛배부른 소릴 하시나.
한성 바닥에 조각질 하는 놈이 몇인데 그걸 내가 다 안단말요?!
대장장이의 말에, 사율과 달환 힘이 빠진다.
대장장이 그리고 그건 한번 사가면 10년이고 20년이고 쓰는 거라서
그 칼 팔아본지 오래 됐수다.
사율,달환 (난감한데)
부인 며칠 전에 이춘길네 봉삼이한테 내가 하나 팔긴 했는디..
사율 (눈이 반짝한다) 이춘길....?
씬28. 대장간 앞 (낮)
사율, 달환 다급하게 빠져 나가면. 대장장이 부인 나와서 하늘 한번 쳐다보고는
부인 (밖을 살피며)내일 비온다 비와~ 구름이 딱 비 구름이네
씬29. 산청 동네 주막 (낮)
웅비와 은 국밥을 먹고있다.
웅비 (은을 슬쩍 보며) 은아, 너도 시집가 애 못 낳으면 목매 죽을 것이냐?!
서은 그런 생각 한번도 해본 적 없습니다.
웅비 (집요하게 짓궂다)애낳을 생각을 안 해본게냐? 목맬 생각을 안 해 본게냐?
서은 (정말 못말리겠다)순검니임~ (하는데)
이때 한무리의 농사꾼들이 어깨에 농기구를 이고 지고 들어오면 그들에게 시선을
옮기는 웅비.
농군1 주모~ 탁배기 한사발 내오쇼!!
주모 (술상 내오며) 우째, 물대기는 끝났능교.,.
농군2 아따, 논에 물들어 가는거 보니 똥꼬까지 흐뭇허데
웅비가 농군들의 얘기에 솔깃해있는데 서은은 자기대로 웅비에게 얘기하고있다.
농군과 서은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농군의 말이 더 잘들렸다가 은의 얘기 가 더 잘들렸다가...
서은 나으리, 김희옥은 아무래도 자살이 분명한듯 하옵니다. 그러니 이만
마무리하고 올라가지요. (하는데)
군1 (탁배기 한사발 들이키고) 옆짝 동네는 논이 쩍쩍 갈라져 난리라는데...
농군2 아고 ~ 우리도 권대감네 저수지 아니였음 이 가뭄에 절단났제..
웅비 (그 소리에 눈빛이 살짝 달라지는데)..
서은 아내와 며느리를 잃은 가족들의 상심이 큰데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
지어주는 것이 도리인 듯 싶습니다.
웅비 (생각하느라.. 대답이 없는데)
서은 (딥 채근하듯) 그렇지않습니까, 네?
웅비 (흠칫했다가, 괜히 농하는)조잘조잘 내 앞에선 말도 잘하누만 어찌
사율 앞에서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느냐?
서은 (당황해 놀라고 얼굴 빠알게 진다)!!!
웅비 (니 맘 다 안다는 듯 웃고는) 배나 채워라! 가볼 데가 있으니..
웅비, 국밥을 후루룩 마시고는 일어나가고,
은은 숟가락으로 애궂은 국밥만 휘휘 젖는다. 내 맘이 들켰나...
씬30. 이춘길의 집 앞 (낮)
손짓하는 남자. 그집을 향해 걸어가려는데, 집 앞에서 짐을 수레에 싣고 있는
일꾼들 앞으로 이춘길과 송별감이 나란히 서 있다.
얼른 몸을 숨기도 두 사람을 지켜보는 사율과 달환.
송별감 이춘길의 등을 툭툭 쳐주고 이춘길의 어깨 인사를 받으며 빠져나가는게
보인다. 이춘길은 집으로 들어가고...사율, 눈빛이 매서워진다.
씬31. 이춘길의 작업장 (낮)
작업장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사율과 달환.
희미한 불빛아래 쓰윽쓰윽 칼이 갈리고 있는 듯한 소리 들린다.
사율과 달환 안으로 들어서면 춘길이 뭔가 작업을 하고 있고
그옆에 봉삼이 서서 땀을 뻘뻘 흘리며 춘길이 덥지않게 부채질을 해주고 있다.
2층 작업장으로 향하는 계단에 서서 난관 사이로 둘을 훔쳐보는 사율과 달환.
이춘길 뭔가를 들어보이는데... 번쩍 번쩍 빛나는 조각칼이다.
사율과 달환의 표정이 확 변한다.
춘길, 그 조각칼로 아주 섬세하게 먹을 조각하기 시작하고.
사율의 시선에 이춘길의 칼과 칼에 긁히는 먹의 검은가루가 눈에 확 들어온다.
< 플래시 백 >
조각칼 끝에 묻어있는 먹가루. 김인규의 목에 들어가는 순간,
그 먹가루가 상처 가장자리에 묻는.
2층 작업장으로 쳐들어 오듯이 올라오는 사율과 달환.
이춘길 놀라 보는데
달환 (큰소리 치는) 당신! 칼솜씨 한번 좋으시네~!!
사율, 춘길을 노려보고 춘길도 지지않는데서.
씬32. 순검청 안. 취조실 (낮)
거만하게 의자에 기대앉은 이춘길. 사율을 노려보고 있고
사율도 절대 지지않을 표정이다.
이춘길 (시선 하나도 피하지 않고. 잘근 잘근 씹듯이) 삼일내로 주상전하 쓰실
용문벼루 완성해야하는데.. 이거.. 사람 곤란하게 허네...
사율 송별감과 다투고 나오는 김인규의 뒤를 밟은건 바로 당신이었어.
이춘길 (당당히) 보셨소!!
사율 (무시하고)얼마전부터 김인규가 당신이 진상하는 붓과 벼루 단가가
너무 쎄다고 당신 심사를 건드렸거든.
씬33. 궁궐일각 (낮. 회상)
다투고 있는 듯한 이춘길과 김인규.
김인규 다른 사람들 보다 세배나 비싸다는게 말이 안된단 말이지 내 말은.
이춘길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거야.
김인규 어쩌긴.. 조정이 안되면 다른 거래처를 찾아야지!
씬34. 순검청 안 (낮)
종이에 담배입을 넣고, 쑥 말아서 종이 끝에 혀로 침을 쓰윽 바르는 이춘길.
그 모습이 능글맞고 기분 나쁘다.
이춘길 (손가락에 담배를 끼우며) 상상력이 좋으시구만...
사율 (무시하고) 승전놀음을 하던 당신은 김인규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뒤를 따랐지.
씬35. 몽타주 (5,7씬과 같은. 회상)
비틀거리며 걷는 김인규의 뒤를 밟는 이춘길.
그리고 숲속에서 딱 마주보고 서 있는 이춘길과 김인규. 그위로
사율(off) 당신은 함부로 나대지 말라고 김인규에게 경고를 했겠지.
이춘길 한번만 더 까불면 국물도 없어!
사율(off) 하지만, 양반출신인 김인규도 녹녹한 상대는 아니지.
김인규 중인놈들 주제에 양반한테 어디 하대야! 내일 궐에 가서 네놈들
하는 짓 고대로 형조판서께 고할테니 그리 알아!
하고, 이춘길을 지나쳐 간다. 이춘길, 순간 입술이 실룩 하더니
주머니에서 조각칼을 꺼내 김인규의 뒤통수를 향해 날린다.
씬36. 순검청 안 (낮)
이춘길, 입가가 잠시 실룩한다. 사율, 회심의 미소를 쓰윽 짓는데.
이춘길 (다시 야리며 사율의 얼굴에 바짝 갖다대고) 고것이 당신 소설 끝이요?!
재미읍따! (하며, 의자 깊숙이 앉아, 다리를 책상위에 올려놓는다)
사율 (인상이 확 구겨진다)!
이춘길 여기 게신분들, 증거 귀신같이 찾아낸다는 별순검 아닌가?
(버럭)그럼, 증거를 대야지. 내가 김인규를 죽였다는 증거를!!
씬37. 순검청안 검시실 (낮)
조각칼을 무슨 액체속에서 꺼내며 유심히 들여다보는 달환과 홍법률.
조각칼, 변화가 없다.
달환 (눈짓으로 아니냐고 물으면)
홍법률 (아니라고 고개 흔든다)
달환 (돌겠다) 아니, 이렇게 하면 틀림없이 혈흔이 드러난다면서요.
왜 안나오는거에요?
홍법률 그건 말야!
달환 (급하다)예!
홍법률 이걸로 안 찔렀으니까 안나오는거지.
달환 (컥! 뭐야 정말!!! 돌겠다!)
씬38. 순검청 밖 (낮)
순검청 문을 빠져 나오고 있는 이춘길. 캭!~ 퇫!하고 가래침을 탁 뱉는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홍익, 사율, 달환을 향해 야비한 미소를 찍
날린다. 이춘길이 나오는걸 보며 기다리고 섰던 봉삼이 황급히 뛰어온다.
이춘길 (큰소리로) 봉삼아!! 칼 챙겨라!!
하면 봉삼, 달환에게서 칼을 빼앗듯 가져가고...
춘길 거들먹거리며 옷소매를 걷어부치고 가는데 춘길의 팔뚝에 문신이 보인다.
춘길의 뒤모습을 보는 사율의 얼굴에 낭패감이 어린다.
홍익 (야단치는)네 언제부터 사람부터 잡아들이고 봤느냐..
사율 (고개를 떨군다) 확신이 있었습니다.
홍익 확신으로 범인을 만들라고 배웠느냐...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하면
눈앞에서 봤다해도 범인이라 할 순 없는 것이다.
사율 (할말 없다) ......
씬39. 순검청 안 (낮)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순검청 풍향계가 샤르륵샤르륵 돌아가고 있다.
그 아래,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채 깊은 시름과 상념에 잠겨있는 사율...
씬40. 윤씨네집 곳간 (밤)
달빛이 스며드는 고요한 곳간. 웅비와 서은, 뭔가를 바라보며
서은 저걸 뭐에 쓰려고 하십니까?
웅비 너도 은근히 성미 급한 데가 있구나.
두사람 시선 따라서 보면 서까래에 두개의 통나무 매달려 있다.
서은, 고개를 갸웃하는데 웅비가 통나무 하나를 뱅뱅 돌려 꼬기 시작한다.
서은 점점 알수 없는 표정되는데..
웅비 잘 보거라. 이제 내가 사람 목매듯 툭 놓아볼테니.
웅비, 통나무를 툭 놓으면 꼬인 통나무, 두루룩 육중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웅비 자, 이제 볼 것이 있다.
서은 ???
<화면 바뀌면>
가로지른 서까래 위쪽으로 쓱 올라오는 웅비과 서은의 얼굴.
서까래 위, 먼지가 뿌옇다.
웅비 뭐가 보이느냐.
서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
웅비 남의 신방 훔쳐보듯 눈에 불을 키고 봐 보거라!
은, 신경을 써서 서까래 위를 살핀다.
웅비가 말을 시작하면 화면 3분할된다.
왼쪽은 서까래를 보며 설명하는 웅비의 모습.
상하 2분할 된 오른쪽 상단은 통나무의 움직임으로 생긴 여러 줄의 흔적들이
있는 서까래. 하단은 흔들리는 통나무의 모습.
웅비 살아있는 자가 목을 매면, 발버둥을 치는게 이치지.
그렇다면, 당연히 서까래 위에 이런 여러 개 줄의 흔적이 생기지
않겠느냐..하지만...
카메라 옆으로 이동하듯 오른쪽 화면에 서은의 얼굴이 나타나고
왼쪽 상단은 흔적 없이 줄만 매달려 있는 서까래.
하단은 움직이지 않고 매달려만 있는 통나무의 모습이 보인다.
서은 (가만히 놔둔 통나무 줄 위를 보며. OL)죽은 자는 움직임이 없을테니
흔적이 하나밖에 생기지 않겠지요..
웅비, 희옥이 목을 매었던 서까래로 시선을 옮긴다.
웅비 그래. 저것이 바로 김희옥이 목맸던 흔적인데....
카메라 빨려들 듯 서까래로 향하고... 며칠이 지나 얕은 먼지가 쌓였지만
아직도 목을 매었던 줄자국이 남아있다... 한 줄이 명확하다...
서은 (다급하다) 순검님 생각엔 그럼, 누군가 김희옥을 죽이고서 서까래에
매달았다는 겁니까? 하지만 시신에 남은 흔적은 분명 자살한 것이
아닙니까?
웅비 (돌아보며) 혼절한 사람을 맨 것이라면 어떡하겠느냐?
서은 !!!
씬41. 몽타쥬
/ 권씨 집 앞 (낮)
권씨 집을 향해 가던 웅비, 달례 내외를 앞세우고 집을 나서는 윤씨와 병국을 발견 하고 슬쩍 몸을 숨긴다. 일행이 사라진 후 권씨집으로 들어가는 웅비.
서은 (off) 순검님은 언제부터 김희옥의 죽음이 자살이 아닐수도 있다고
의심하셨습니까?
웅비 (off) 온 몸에 있는 멍이 의심스럽지 않더냐?
/ 돋보기를 들고 곳간 주변을 살핀다.
웅비(off) 어딘가를 구르다 든 멍은 상체에 집중되어 있으나, 김희옥은 전체에
퍼져 있고... 모양 또한 맞아서 생긴 것에 가깝다.
/ 돋보기를 들고 사랑채 주변을 살핀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툭! 버선발이 뭔가에 걸린다.
웅비(off) 그런데 서까래 줄의 흔적이 내 심증에 확신을 갖게 해주었지.
서은(off) 만약 맞아서 생긴 멍이라면 누가 김희옥을 때렸을까요?
버선발을 빼는데 이때 눈에 들어오는 붉은 색의 실.
문지방의 가시들 돋은 곳에 걸려 있다. 웅비, 눈빛이 무섭도록 빛난다.
씬42. 사랑채 (낮)
웅비 앞에 옷보따리 하나가 툭 던져진다.
웅비, 올려다 보면 냉랭한 표정의 윤씨, 자리에 앉는다. 그 옆으로 앉아 있는 달례 내외도 보인다.
윤씨 (이죽거리는) 죽은 아이 옷보따리까지 보자하시니... 이거 원! 며칠만
더 있으면 죽은 아이 살려라도 내시겠소!
웅비 (빈정이 섞인)그런 재주까지야 있을라구요.
옷 보따리를 풀어보는 웅비. 버선, 치마저고리, 웃저고리 등이 나오는데 붉은 색의 웃저고리를 먼저 짚어 살펴본다.
윤씨 (약간 풀어져 앉으며 농담조로)그네들한테 몸 맡겨 놓은 죽은 아이가
속이 터져서라도 벌떡 일어나고 싶지 않겠습니까!
웅비 아이구! 그러면 여기 놀라서 대신 황천 갈 사람 있을텐데 그러면
안되지요.(계속해서 웃저고리 여기 저기를 살핀다)
윤씨 (어이가 없다)허!
웅비. 저고리의 양팔을 잡아 허공에 펼쳐드는데
까실한 아사천으로 된 저고리의 소매자락의 올이 풀려 바람에 포실포실 흔들린다.
< 플래시 컷 >
끌려가며 문지방을 지나던 희옥의 저고리 소매, 가시가 돋는 부분에 걸려 투툭!!
몇가닥의 올이 뽑힌채 끌려가는 희옥의 저고리 소매.
저고리를 내려놓고 버선을 집어드는 웅비
웅비 (냉랭하게)마님 시신을 처음 발견했을 때, 옆에 고무신이 있었더냐?
달례 (떨리는 목소리)그... 그게 그러니까... 없었습니다요.
옅은 미소 띠며 힐끗 버선을 보면... 때가 묻지 않고 깨끗하다.
< 플래시 컷 >
누군가의 등에 업혀 흔들흔들거리고 있는 희옥의 하얀 버선발.
그대로 곳간에 내려지는 희옥. 하얀 희옥의 버선발이 흔들거린다.
웅비 댁네 식솔이 이게 답니까?
윤씨 네...(하는데)
달례남편 (동시에) 아뇨...
웅비 (달례남편보면)
윤씨 수월이라는 계집아이가 하나 있긴 한데...몸이 좀 아파서
제집 에 보냈습니다요.
순간, 윤씨와 웅비의 눈이 딱 마주친다. 윤씨의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빛.
웅비 (윤씨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은채. 씹듯)외갓집을요?
씬43. 이춘길의 집 앞 (밤)
이춘길의 집 담벼락 밑에서 달환은 호박잎에 싸인 주먹밥을 먹고 있고
사율은 이춘길의 집 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달환 (주먹밥 우적우적 씹으며)이렇게 지키고 있으면 뭐가 나오긴 나올까요?
사율 순검청에 들어왔을 때.. 제일 먼저 듣고 가슴에 새긴 말이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라는 것이었다.
달환 그 흔적을 이미 다 지워버렸으면요?
사율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우리는 그걸 찾아내야해.
하고 눈빛을 빛내는데, 쫙 빼입은 이춘길이 집에서 나오는. 순간 둘 몸을 숨긴다.
이춘길, 마을 어귀를 향해 빠져나간다.
사율 너는 여기서 집안 동정을 살펴라.. (하고 나서는데)
달환 (사율의 어깨를 잡으며)한살이라도 어린 제가 몸쓰는 일 하겠습니다.
하고는 소매자락에 입을 쓰윽 닦더니 이춘길이 빠져나간 어둠속으로
쓱쓱 사라진다. 사율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작업장 안으로 눈을 돌린다.
씬44. 마을일각 (밤)
유유자적 마을길을 걷는 이춘길. 그뒤를 따라가는 달환.
이춘길, 달환이 따라오고 있다는걸 안다. 야비한 미소를 찍 날리고는
요리조리 힘든 길로만 걷는. 달환, 정신없이 따라가는데 순간 눈앞에서 이춘길이
사라져 버렸다.달환, 이자식 어디갔지?...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등뒤에서 슉슉! 소리가 들린다. 뒤로 돌아보는 순간 달환의 얼굴로 검은 발길이
날아든다.
퍽! 가격을 당하고 쓰러지는 달환.
씬45. 송별감의 앞마당 (밤)
춘길, 마당안으로 들어서는데 기도로 보이는 두명의 건장한 남자가 춘길에게
90도로 몸을 숙인다. 춘길이 방문을 열면 술잔을 기울이던 송별감.
기생에게 눈짓주자, 기생 일어나 나간다.
송별감 반가운 듯 야비한 웃음을 살짝 흘린다.
씬46. 이춘길 집 앞 (밤)
사율, 이춘길집을 지켜보고 있는데 등불이 반짝 보인다.
사율, 흠칫놀라 보면 살금살금 작업장으로 내려오는 봉삼의 모습.
뭐지...? 싶은 사율.
씬47. 숲속일각 (밤)
달환과 검은 자객들과의 한판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달환의 몸놀림이 장난이 아니다.
씬48. 이춘길의 집 작업장 (밤)
작업장안을 들여다 보던 사율, 뭔가 이상한 듯 얼굴을 문틈으로 바짝 갖다댄다.
문틈으로 보이는 안에는 봉삼이 수상쩍게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살그머니 나무통을 밟고 올라선다.
사율 ?!!
나무통을 밟고 올라선 봉삼이 선반같은 곳 위를 더듬더니,
뭔가를 쓰윽 꺼내고 사율, 눈이 커지는데.
씬49. 숲속일각 (밤)
달환의 잽싼 발이 허공을 쓕! 가르더니 그 발에 자객이 턱 맞고 붕~떴다가
땅으로 내리꽂힌다. 나머지들 슬금슬금 도망가는데, 달환 한놈을 잡아
어깨를 퍽 꺽으며.
달환 누구냐! 너희 같은 쓰레기들을 보낸게!
씬50. 이춘길의 집. 작업장 안 (밤)
봉삼이 뭔가를 소중하게 품고 돌아서는데 사율의 손이 퍽! 하고 봉삼의 팔을
잡아 비튼다. 봉삼, 헉! 놀란다. 봉삼의 손에서 떨어지는 낡은 조각칼 한자루.
봉삼 자... 잘못했습니다요.. 훔칠 생각은 없었습니다요... 이걸 가지면
나으리처럼 큰 장인이 될 수 있을까해서...
사율 칼을... 훔쳤다는 말인게냐?!
<플래시 컷>숲속일각
봉삼이 나무를 해서 내려오고있는데, 이춘길이 옷가지를 불에 태우고는
칼을 보더니, 휙! 던져버린다.
봉삼(off) 새벽에 땔깜을 주어서 오는데.. 나으리 마님이....
뒷산 계곡에 버리시길래.. 주워서......(흑흑)
사율, 표정이 매섭게 빛난다.
씬51. 순검청 앞마당 (밤)
잡혀와 있는 이춘길. 횃불이 대낮처럼 밝혀져 있다.
이춘길 (비열한 표정으로) 나참 이거... 한번은 네놈 낯짝 귀여워서 봐줬지만
두번은 곤란하지! (큰소리 친다)내가 증거없이 사람 잡아들이지 말랬지!
사율 (매섭다)니 놈 떠들어대는 그 입, 한번에 다물게 해주지! 달환아!
달환 (여유있게 웃으며 칼을 이춘길에게 보여준다)
이춘길 (아니 저게 어떻게... 표정됐다가 이내) 저게 뭘 어쨌다는 거야?!
달환과 홍법률이 봉삼에게서 빼앗은 조각칼을 준비된 화로에 집어넣고
춘길 도대체 뭘하는거야? 표정되는데
사율 네놈이야 알리 없겠지만 이런게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의
몸 속에 한번 들어갔다 나온 칼은 아무리 닦아내도 흔적이 남는다.
이춘길 (살짝 눈빛이 흔들렸다가 이내 코웃음) 헛!
홍법률이 달궈진 칼을 꺼내더니 그위로 천천히 식초물을 붓는다.
사율 공부도 할겸 똑똑히 보거라! 달군 칼에 붓는 것은 식초물이다... 그리고...
칼에서 서서히 핏자국이 드러나는
<플래시컷>이춘길, 김인규의 목을 찌르고 뺀후 칼에 묻은 피자국
사율 저게 바로!!! 니가 죽인 김인규의 핏자국이다.
카메라, 칼에서 빠지면 대낮같이 밝은 순검청의 살벌한 분위기 그대로
전해진다. 이춘길의 놀란 표정.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사율의 표정에서..
씬52. 권씨 집 마당 (밤)
달빛아래 처연하게 드러난 권씨집. 카메라 달빛을 따라 내려오면, 윤씨방에 서책을
읽고 있는 윤씨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윤씨방 옆 모퉁이에서 웅비와 서은이 쓰윽
나온다. 숨을 죽이는 두사람.
씬53. 권씨집. 윤씨방 (밤)
단아한 손길로 서책을 넘기는 윤씨. 그옆 창문으로 검은 그림자 두 개가
쓰윽 지나간다. 책장을 넘기던 윤씨의 손길이 잠시 멈추더니.. 다시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는 그림자가 지나간 별채를 향해 고개를 스윽 돌린다.
씬54. 권씨 집 별채 안 (밤)
불이 꺼져 있는 방. 웅비와 희옥 들어와 작은 불을 밝히면
방 가운데 흰천으로 덮힌 채 누워 있는 희옥의 시신이 보인다.
웅비 (시신한테 말하듯)이보게 희옥. 지금 내가 보는 건 여자로의 몸이
아니니 용서해주시고 혹시, 분노하여 꿈에 나타나 괴롭히거나
그러지는말게..
서은 (이 상황에서도 농을 하는 웅비가 어이없는데)
웅비 자, 보자.
서은 (시신을 덮고 있던 천을 열어 젖히는)
웅비의 미간이 움찔한다. 하지만 빠르게... 프로페셔널하게 착착착 시신을 훑어보는 웅비. 웅비의 손놀림을 따라 서은도 눈빛이 바쁘다. 그러다 웅비, 희옥의 손부분에 서 멈칫한다.
웅비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는)집게 좀 주거라.
은, 재빠르게 집게를 건네면 웅비 상흔 속에서 뭔가를 꺼낸다.
손등 위 팔뚝에 박힌 작은 나무 가시다.
서은 나무가시..아닌가요?
웅비 (가시를 집어 들고. 회심의 미소)이게 바로 내가 듣고 싶어했던
사자가 남긴 마지막 증언이다!! (눈빛...)
서은 !!!
씬55. 권씨집 별 채 밖 (밤)
방 안의 불이 꺼지고. 스르륵 조용히 나오는 웅비와 은. 둘, 주변을 조심스럽게
나오는데, 달빛 아래 마당 한쪽 둘을 보고 있는 윤씨. 마치 저승사자 같다.
순간, 웅비와 은 헉!! 놀란다.
씬56. 순검청 감옥 외경 (밤)
카메라 사잿밥 바구니를 이고 가는 주모를 따라 들어가면
이춘길이 있는 감옥 앞에 비단 도포자루를 휘날리며 서 있는 남자. 송별감이다.
이춘길 (다짐하듯)딱 하룹니다 형님!
송별감 그래.. 오늘밤만 고생해라.. 내 다~ 조치해 뒀으니, 내일 아침이면
이 감방 문이 철컥하고 열릴 것이다.
이춘길 (거들먹)예!!
송별감 (순검청 쪽을 한번 휘~ 보더니 싸한 미소를 흘린다)....
씬57. 순검청 감옥 마당 (밤)
달환과 사율, 순검청에서 나오고 있다.
달환 (꺼억 트림하며)저놈 잡아넣고 나니 그제 먹은 주먹밥이 이제야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사율 형님!
사율 (생각에 잠겨)....그런데 뭔가 걸려... 왜.. 자꾸... 엄청나게 뒤엉켜
있는 실타래의 끝을 밟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걸까...
달환 (무슨 소린가..)예에?...
사율, 작게 고개를 흔들며.. 천천히 걸어가는데, 감옥쪽에서 비단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나온 송별감이 두사람을 스쳐, 순검청 문을 빠져나간다.
사율 !!(매섭고, 약간은 두려운거 같기도 한.. 눈빛..)
씬58. 순검청 감옥일각 (밤)
이춘길, 입 가득 닭다리를 넣고 우적우적 씹으며
이춘길 (밖에 간수에게)어이! 여기 짚새기 좀 바꿔주지! 당췌 냄새가 나서 원!
간수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 미친눔!!
순검청 지붕 위에 걸린 달이 유난히 밝다.
씬59. 권씨네. 사랑채 앞 (낮)
작은 괴나리 봇짐을 진 병국, 윤씨의 재촉을 받으며 다급한 듯 신을 신고 있다.
윤씨, 연신 주변을 살피는 분위기. 둘, 뒷문을 향해 발을 내딪는. 그위로
웅비(off) 네 이놈!!
병국, 휙 돌아보면. 웅비와 은. 그리고 뒤로 포졸들이 있다.
웅비 (벼락같이 호통친다)하늘이 무섭지 않더냐!!!
그 소리에 병국과 윤씨. 놀라 얼어붙은 듯 바라본다.
매섭게 쏘아보며 둘에게 다가서는 웅비
웅비 살 맞대고 산 부인 죽이고도 손 하나 안 떨리고, 밥숟가락이 쥐어지더 냐 말이다!!
병국 (눈을 희번덕거리며)뭣이라! 내가 마누랄 죽였다고!!
윤씨 (무서워진다. 아들 앞에 나서며) 저..저.. 저놈이. 며칠 온갖 잡짓을 다하
고 다니더니 고작 한다는 소리가.. 뭐라! 내 아들이 누굴 죽여!
웅비 (더욱 무섭게 호령하며) 망자가 한이 깊어, 구천을 떠돌다 한치
상관없는 내게까지 하소연하니! 그 처절한 사연 한번 들어볼텐가!!
병국과 윤씨의 무서운 표정위로. 콰광! 천둥이 치면.
씬60. 몽타쥬
# 사랑채 (밤)
마른 하늘에 천둥이 치는데, 그 위로 술 취한 병국, 희옥을 구타하고 있다.
손에 잡 히는데로 집기를 던지고 발로 차고.
그저 몸을 웅크린채 삭삭 비느라 정신 없는 희옥.
웅비(off) 그 날도 너는 평소처럼 술을 먹고 들어와 아내를 때렸다.
병국, 매달려 비는 희옥을 뿌리치는데 문갑 모서리에 머리를 찧고 쓰러진다.
희옥의 고개가 스르륵 떨어지면
당황해 집기를 떨어트리는 병국. 순간 눈에 살기와 광기가 어린다.
웅비(off) 그리고 혼절한 아내를 죽은 것으로 알고 너는 자액으로 위장해야겠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갑자기 뛰어들어오는 윤씨.
방에 펼쳐진 광경과 병국의 모습에 불안감이 온 몸을 감싼다.
반 미친듯한 모습의 병국, 희옥의 다리를 잡고 질질 끌면
윤씨도 어쩔 수 없이 따르듯 거든다.
끌려가던 희옥의 옷이 문지방 가시에 툭 걸려 실오라기 풀리고,
마루를 지나던 희옥의 손에 가시가 박힌다.
웅비(off) 그렇게 죽는 것이 억울했던 니 아내는 문지방에 흔적을 남겼다.
# 마당 (밤)
희옥을 어깨에 둘레메고 마당을 가로지르는 병국.
흔들리는 희옥의 하얀 버선발에.
웅비(off) 들쳐업고 갔으니 버선발에 흙이 묻을 리 없고
# 곳간(밤)
병국, 서까래에 줄을 매고 상자 (받침대) 내려오는데
서까래로부터 늘어진 줄, 팽팽한 채 미동 한번 없다.
웅비(off) 혼절했으니, 살아 자액한 것만큼 목 맨 줄이 흔들릴 리 없었겠지.
늘어진 희옥의 하얀 버선발 너머로 곳간을 나가는 병국과 윤씨.
씬61. 권씨네 집 앞 마당 (낮)
서로지지 않고 쏘아보고 있는 병국과 웅비.
어느 샌가 마당 안과 바깥 담장 너머엔 모여 구경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이 보인다. 모두, 세상에.. 진짜 죽인거야.. 등등 웅성대고 놀란 모습들이다. 갑자기 윤씨 나서며
윤씨 (무섭게) 누가 그걸 보았다더냐!!
웅비 (여전히 병국을 쏘아보며 외친다) 수월아~~~~~!!!!
사람들 틈에서 비집고 나와 모습을 드러내는 수월.
윤씨, 병국. 헉! 놀란다. 수월 겁에 질려 징징 거리며.
수월 마... 마님.. 어쩔 수 없었습니다요.
<플래시컷> 아내를 들쳐업고 가는 병국과 윤씨를 발견하는 수월.
그런 수월을 발견하고 놀라는 윤씨.
수월 제가 말하기도 전에 이분들이
모든 걸 알고 계셨습니다요. (두려움에 흐느끼며 주저앉는다)
수월의 말이 끝나자 말자 포졸들, 병국을 에워싸 포박을 하면 구석에서 놀라
구경하고 있던 마을 사람들 순간 죄진듯한 표정을 하며 슬슬 뒤로 몸을 사려
자리를 피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포박당한 병국이 웅비의 옆으로 스쳐가는데
웅비 (단호한)뼈 속까지 뉘우치고 반성해라. 그러면 니 아내도.. 눈물을
거두고 너의 죄를 잊어줄지 모르는 일!!
병국 (갑자기 키득댄다)지 알고 있는 게 단 줄 알고 잘도 씨부리는구만!
웅비 ?!
병국 (순간 웃던 웃음 멈추고) 내가 마누라가 죽은 줄 알고 그랬다고?
흣!(미친놈같은 미소를 지으며)매달 때.. 숨이 붙어있는거 알았어! 킥킥.
어차피 자액으로 위장할껀데 숨이 붙어있든, 끊어졌든 무슨상관이야?
윤씨 (놀라)벼.. 병국아.
웅비.은 !!!!!!!
병국 (실성해) 애도 못낳고 제 구실도 못하는 그깟년하나 간게
무슨 대수라고...(큭큭대는데)
참다못한 웅비. 병국에게 벼락같은 주먹을 날린다. 무너지듯 주저 앉는 윤씨.
윤씨 (파르르) 내.. 내 잘못이오. 저런 미친자식 나은 에미가 젤루 큰죄인
아니오! 그러니 날 잡아가시오! 나를 잡아가시오~
윤씨, 절규하는. 포졸들 냉정하게 병국을 끌고 나간다.
윤씨, 여전히 주저 앉은 채 흐느끼고 있다.
웅비는 여전히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은은 그저 믿을 수 없다는 표정.
그위로 윤씨의 절규가 이어지고.. 혼돈스러운 권씨집의 분위기 에서..
씬62. 순검청 안. 감옥일각 (낮)
감옥 앞으로, 사율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다. 그뒤를 달환이 따라오고 있다.
감옥안에는 이춘길이 등을 돌리고 앉아 있다. 사율과 달환, 감옥 앞에 서서
사율 니 죄가 무엇인지... 어제밤 달빛아래 꺼내 잘 살펴보았느냐..
이춘길 ....
달환 이 자식이!
하고, 달환이 감옥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이춘길의 머리를 퍽 치는데
순간, 이춘길 그 자세 그대로 쓰러진다. 달환, 놀라 벌떡 일어난다.
사율의 표정도 순간 굳어진다.
사율과 달환의 시선에 보면, 죽은 이춘길의 옆에 먹다만 닭뼈와 술병,
그리고 죽은 이춘길을 번갈아보는 사율의 표정. 무언가 알아채기 직전.
<플래시컷>송별감의 표정들(앞씬)
황망한 순검청의 분위기. 천천히 부감으로 보여지면서..
씬63. 산청 마을. 저수지 옆길 (낮)
햇빛을 받아 반짝 반짝 잔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저수지..
웅비와 서은. 그 저수지를 보고 서 있다.
서은 (심란하다)인간의 추악함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두렵습니다.
웅비 (얕은 한숨).... 김희옥의 억울함을 풀어 준 것으로 위안을 삼자구나.
(희옥에게 말하듯)부디 이승에서 맺힌 한 다 잊고.. 편하게 가시게...
서은 웅비를 물끄러미 본다. 웅비, 돌아서 묵묵히 말에 오른다.
서은은, 말을 끌고 천천히 걷는다. 웅비의 말도 서은과 보조를 맞춰 천천히 걷는다..
서은 헌데, 아직도 알지 못하겠는 것이 있습니다.
웅비 ..무턱대고 권씨 일가를 두둔한 마을 사람들 말이냐?
서은 ....(본다)
웅비 저 저수지가 누구의 것이더냐?
서은 ....(웅비를 본다)
웅비, 갑자기 말을 달린다. 서은도 말에 오른다. 달리는 두사람의 말.
웅비(off) 한 여인의 죽음 보고서도... 밥을 먹고, 자식들을 입히고.. 또 내일 아침
논에 물댈 걱정을 해야 하는 그것이.. 사람의 도리보다 더 앞서는 때가
있지 않겠느냐.
서은 ....!!
웅비(off) 만약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살아야 하는 게 죄이겠지.
웅비, 말에 속력을 낸다. 서은도 뒤따라 말을 달린다.
그렇게 달려가는 두사람의 모습에서. F.O
씬64. 저잣거리 일각(낮)
부감으로 장터 저잣거리의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그 사람들 사이를 사율이 분노에 찬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다..
달환(off) 이춘길은 송별감의 오른팔이었습니다.
그 뒤를 달환도 정신없이 따라오고 있는.
사람들을 헤치고 달려오던 사율이 뚝 멈춰 선다.
맞은 편 모퉁이에서 송별감이 돌아나오다 사율을 보고 역시 멈춰선다.
사율의 얼굴이 실룩한다. 송별감, 묘한 웃음 흘린다. 사율, 주먹이 쥐어진다.
사율(off) 네놈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이여서, 오른팔까지 그리 잔인하게
잘라내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반드시 찾을 것이다.
네놈 뒤로 보이는 그 검은 그림자를 말이다!!
송별감도 절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야릇한 미소를 띄며 사율의 시선을
그대로 받아준다.
그렇게 끊어질 듯 팽팽한 긴장감 속에 마주선 사율과 송별감의 얼굴에서..
첫댓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