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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예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三道軒정태수
박주열님의 작품세계
박주열 <訥言敏行>, 52㎝ x 60㎝
인사말 한국서예대학파시각전에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論語 學而篇 첫 장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아니하면 또한 군자답지 아니한가. 제 생각에 이 문장의 요는 성내지 않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게끔 하지 못한 나 자신을 반성하고 자기를 계발하고 노력해서 남이 알아주게끔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성낼 일이 애초에 사라질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한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그러나 모든 사람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욕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저는 행복합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알아줘서가 아니라 적어도 한명은 나를 알아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경력이라고는 없는 저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신 석지 김응학 선생님께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아낌없이 지원해주고 지도해 주신 효산 손창락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대를 졸업해서 갑자기 서예를 하겠다는 저에게 이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신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 부모님과 누나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실력과 짧은 준비 기간 탓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를 도와주는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작품 준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고마운 분들께 보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2011년 2월 16일 초헌 박주열 올림
Greeting words of appreciation Thanks for inviting me to this exhibition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This sentence comes from the first part in the Analects of the Confucius. It says "If a person doesn't get angry though others don't recognize his or her values, would he be like a 'Gunja'(a man of virtue in Confucianism)?". The most important thing in this sentence is not "not to get angry". Why don't you make others appreciate you by examining yourself about developing yourself and striving harder? Then, there should be no events that make you angry. It would be very satisfying that everyone appreciates me, but it's excessive greed. However, I am very happy while writing this essay because I think at least one person recognized my value although everyone didn't do that. The one is my professor, Eunghak Kim also known as Seokji, who recommended me, someone who doesn't have any career in calligraphy field, to join this exhibition. I would like to express my gratitude to him. Also, I would like to give thanks to my mentor, Changlak Son also known as Hyosan. Last but not least, I would like to thank my parents and sister who always support me both materially and spiritually. I had quite a hard time to organize this exhibition due to my immature skills and the short period to prepare, but I could complete the task because there were many people who supported me. I'm going to finish this essay promising that I will do my best on the way I have chosen for everyone who helped me. 16th Feb 2011 Juyeol Park a.k.a. Choheon
전시평문
‘格과 無格’의 書藝美 - 初軒 朴柱烈의 서예전에 부쳐 -
벨이 울렸다. 初軒 朴柱烈이 전시작품을 준비하면서 序文을 부탁하는 벨소리이다. 평소 그는 서예전공자들을 위하여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터라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이번 전시는 잡지사의 주관 하에 젊고 유망한 작가들을 발굴하여 기획ㆍ전시하는 자리다.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서예학을 전공하면서 나와 첫 인연이 되었다. 朴柱烈은 참신하고 부지런하다. 그리고 유가적 정감이 깃들어 있는 대학원생이다. 그는 현재 학교의 행정조교로도 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늘 시간이 부족하고 몸은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도 이렇게 여러 작품들을 짧은 시간에 준비한다고 하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방학 중이라 다행이다. 나는 서예의 기초가 비교적 튼튼한 朴柱烈의 작품들을 보면서 작품의 평을 하기보다는 ‘格과 無格의 서예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格’의 書藝美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人格을 요구하며, 예술작품에도 藝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格’이란 무엇일까?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서예이든 회화이든 조각이든, 하나의 제작행위이다. 때문에 그 기본성격은 일종의 작위적 행위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서예의 경우에는 예술 중에서도 문자를 매개로 한 표현예술이므로, 더욱 작위성이 강하다 할 수 있다. 이 작위적 예술 활동에는 작위의 법칙이 있고, 또 格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서예술에 있어서 ‘기법’이라는 말은 단순한 테크닉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筆墨을 사용하여 천지조화의 운영, 孫過庭의 말을 인용하자면, 즉 ‘自然의 妙有’에 참여하여 천지자연의 理法을 인위적으로 종이위에 표현하는 법칙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필묵을 빌려서 인간계와 자연계의 궁극처인 진리를 물고 늘어져, 그것에 대한 체득을 종이위에 예술행위로서 표현한다는 의미이다. 전통적으로 한ㆍ중ㆍ일의 筆墨예술을 書藝ㆍ書法ㆍ書道라고 한다. ‘書技’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것은 깊은 사상적 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만약 이러한 사상적 뿌리를 무시한다면, 서예술은 단순한 장식적 기술이나, 페인트칠 작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예술에서의 格은 유가사상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서예도 마찬가지로 유가적 사고방식위에 성립되어 있기 때문에, 유가적 인식들을 무시하고 서예의 格을 고찰한다는 것은 곤란하다. 그렇다면, 유가미학에서 ‘格’의 예술적 특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는, ‘端麗’라고 하는 아름다움이다. ‘端’은 깔끔히 정리되어 있는 것이고, ‘麗’는 그 정돈된 모습이 기계적인 것이 아니고, 풍요로움과 윤택함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端麗’라는 것은 깔끔한 균형과 통일을 가지면서도 예술적 풍요로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典雅’라고 하는 아름다움이다. ‘典’이란, 법칙이 있고 반듯하다는 의미이며, ‘雅’라는 것은, 교양이 있고 세련되어 있으면서 촌스럽지 않다는 의미이다. 셋째는, ‘莊重’함이라고 하는 아름다움이다. 이것은 마음을 단속하고 자신도 모르게 옷깃을 바르게 하는 것과 같은 정신적 긴장을 수반하는 아름다움이다. 이상과 같이, 格의 서예술은 인간의 생활규범으로 질서 있는 유가적 교양, 또는 인격이 작품에 나타나는 미적 특징을 지닌다.
‘無格’의 書藝美 다음은 ‘無格의 格’, 즉 老ㆍ莊的 고찰방법으로, 불균형의 균형, 素樸, 稚拙, 飄逸, 奔放, 自由自在 등이 거론될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유가적 ‘格’이 意志的, 理智的 요소를 강하게 갖고 있는 것에 반해서, 老ㆍ莊的인 ‘無格의 格’은 정감적, 정서적, 직관적 요소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불균형의 균형은 정돈되지 않고 형태가 무너져 있으면서 언발렌스 하게 비뚤어져 있지만, 그것은 단순하게 무너져 있는 것이 아니고 무너지고 비뚤어져 있는 과정중에서도 조화와 통일이 있다. 또한 무너지고 비뚤어진 것이 정돈되어 있는 것으로서는 표현할 수 없는 경지, 혹은 그것 이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는 破格의 아름다움이 있다. 여기에는 외형상의 언발렌스를 유지하는 창작자의 내적생명의 긴장과 충만함이 모든 예술적 가치를 결정한다. 둘째는, 소박과 치졸, 언뜻 보면 유치하게 보이고 졸렬하게 보이지만 그것은 단순한 유치, 단순한 졸렬이 아니고, 이른바 인위적 작위와 분별을 떨쳐버리고 인간의 근원적 자연성의 발로로, 격렬한 反俗의 정신과 엄격한 자기 부정을 거쳐 자기의 본래성으로의 복귀를 통해 이루어지는 아름다움이다. 美와 醜, 巧와 拙, 完全과 不完全이라고 하는 것까지도 잊고, 있는 그대로를 표출하는 老子가 말한 ‘어린애의 마음’으로 표현하는 고차원적 예술의 아름다움이다. 셋째는, 표일, 분방, 자유자재, 어떤 것에도 붙잡힘이 없고, 힘을 주거나 부자연스러운 것이 없으며 구애됨이 없다. 요컨대, 老ㆍ莊에서 말하는 無心, 自得의 경지에서 예술미로 표현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장식된 ‘飄逸’은 이미 ‘표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표일’이 참으로 ‘표일’일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무심한 ‘표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고, 창작자의 全人格에 관계되는 문제이다. 여기서 初軒 朴柱烈에게 한 마디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格’보다도 ‘無格의 格’이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無格의 格’은 사상적으로 노장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지만, 노장사상은 원래 인간의 作爲보다도 無作爲를 중시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것을 예술과 관련지어 形으로 말하자면, 형이 있는 것보다 형이 없는 것, 인위적인 표현보다는 표현의 배후에 있는 것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그것은 필연적으로 상징적 표현수법을 취하고, 그 상징성이 매우 철저하다는 것이다. 원래 서예는 그 자체가 다양한 색채를 버리고, 墨 한 가지 색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미 일종의 상징적, 추상적 성격이 내포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格’의 예술로부터 ‘無格의 格’의 예술이 되려면, 더욱더 이러한 경향을 강하게 갖추어야 한다. 오늘날 ‘現代書藝’는 그 표현방법이 ‘無格의 格’인 서예술로 하나의 극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이 ‘現代書藝’를 포함한 ‘無格의 格’의 서예술에 대해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그것이 ‘格의 예술’을 전제로 삼아 존재해야 한다. 이것은 格의 부정이 格의 준수보다 더욱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格의 부정은 창작자가 진실되고 충실한 내적 용솟음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단순한 허세이거나, 아니면 공허한 혼자만의 만족으로 끝나는 것이다. 동양사상사에서는 규범적 유가사상과 반규범적 노장사상이 서로 相反相成하면서 학문과 문화예술전반의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는 것처럼, ‘無格의 格’은 ‘格의 예술’과 서로 함께하여야 비로소 두드러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순한 破格은 이미 破格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하겠다. 끝으로, 예술의 기법은 누구에게나 전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玄妙之技’라는 서예는 작가의 정신적 깨달음을 통해야만 비로소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할 때, 나는 初軒 朴柱烈에게 그 길이 때론 至苦至難의 오랜 시간을 요구하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불투명에서 열리는 무한의 해체를 위해서 한 시대의 안목에 순종하지 말고, 또 하나의 破格을 여는 初軒 朴柱烈이 되기를 기대한다. 짧은 준비기간 작품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다시 한 번 전시를 축하한다. 2011년 2월, 自心樓에서 成均館大學校 儒學大學院 書藝學專攻 主任敎授, 金 應 鶴
프 로 필 初軒 朴柱烈 1984년 부산 출생 아호: 初軒(초헌) 학력 1997. 2 부산 동성초등학교 졸업 2000. 2 부산 부산진중학교 졸업 2003. 2 부산 동래고등학교 졸업 2010. 2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공학과 졸업 현재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동아시아사상·문화학과 서예학전공 석사과정 주소: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1가 16-4번지 101호 휴대전화: 010-5375-5775
Coming Soon^^ 박주열님의 작품세계방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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