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자전거 여행
-언제:2011.3.17
-어디로:김포공항->공항철도->운서역->삼목선착장->장봉도
섬의 형태가 길고 봉우리들이 많아 이름이'장봉도(長峰島)'입니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약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섬인데 신도 선착장을 경유하다 보니
10여분이 더 소요됩니다.
인근 신도,시도,모도는 연도교가 연결되어 있는데 비해
장봉도는 홀로 떨어져있어 외로운 섬으로 알려졌지만
직접 들어가 본 장봉도는 안온한 느낌이었고, 수려하고 이국적인 풍경들이 매혹적으로 다가옵니다.
생각해보니 그럴만하다 싶습니다.
바로 옆 신도,시도,모도와 달리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손때가 덜 타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간직하고 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진 듯 보였습니다.
곳곳에 산을 파헤쳐 토목 공사가 한창 이었고,무엇보다 '인천만 조력발전소'로 명명된 조력발전소가
강화도~장봉도~영종도에 이르는 방조제를 건설할 계획을 한국수력원자력(주)와 GS건설이 추진 중입니다.
조력발전소가 장봉도와 인근 섬들의 부동산에 주는 가장 큰 영향은 무엇보다 접근성 개선을 들 수 있습니다.
발전소가 건설되면 방조제 위로 도로가 개설되어 배로 40분 걸리던 섬이
7분대 거리로 단축되고 배를 이용한 물류이동의 비 효율성이 육로로 가능해져
장봉도의 땅값 상승을 주도할 듯 한데
최근의 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 확대로
대체 에너지로 조력발전소가 떠오르면서 이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연평도 포격으로 이 지역 섬들의 부동산 거래가 주춤했지만
역설적으로 지금이 바로 투자의 적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김포 공항에 주차를 한 후 자전거 여행을 시작합니다.
인천 공항 철도는 맨 뒤쪽 네칸을
자전거 전용칸으로 운영하며 자전거 여행자들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운서역에 내려서 약 20여분을 내달리면
삼목 선착장에 닿을 수 있습니다.
삼목 선착장에 도착해보니 때 마침
'어촌정 주어항 조성공사 기공식 및 안전기원제'라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장봉도로 향하는 배 갑판위에서 바라본 장봉도
갈매기들이 화창하고 청명한 하늘위를 날며 배를 따라옵니다.
장봉도로 가는 배 갑판은 봄볕을 한껏 들여놓았습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쏟아지는 햇볕이 반짝거리는 잔잔한 바다는 봄바다의 분위기가 물씬납니다.
장봉도 옹암 선착장에 내리면 제일 먼저 인어상이 반깁니다.
옛날 장봉도 앞 날가지 어장에서
어느 어부의 그물에 인어 한마리가 걸렸는데
불쌍히 여겨 산 채로 놓아주었더니 그때부터 만선을 이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합니다.
옹암 해수욕장에도 봄기운이 완연해보입니다.
장봉1리로 가는 길가의 보리밭에도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말문 고개
옛날 이곳 장봉도에는 나라가 경영하는 말 목장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말들을 방목하기 위해 마성을 쌓아'말문 (馬門)'이라는 지명을 얻은 듯 합니다.
너무 힘을 내려고 애쓰는 바람에
네가 엉뚱한 길, 잘못된 세계로 빠져드는 것만 같아.
인간이란,
실은, 그렇게 힘을 내서 살 이유는 없어.
몹쓸 사람들은 우리에게 지나치게
부담을 주는 그런 사람들이야.
힘을 내지 않아도 좋아.
그냥 자기 속도에 맞춰
그저 한발한발 나아가면 되는 거야.
츠지 히토나리, 사랑을 주세요 中
말문 고개를 넘으면 주유소가 나옵니다.
장봉도에서 유일한 주유소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치고 올라가면 국사봉이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한들 해수욕장입니다.
국사봉 오르는 길 중 제일 가파른 길을 택했습니다.
자전거를 거의 끌고 올라갔는데 국사봉 정상 능선에서야
자전거를 타고 내달릴 수 있었습니다.
국사봉으로 오르는 산길
국사봉 도착 직전에 내려다본 장봉2리
국사봉 팔각정에서 내려다 보는 조망은 장봉도 여행의 하이라트입니다.
국사봉에서 내려다 본 장봉2리와 왼쪽 끝 야달 선착장
국사봉에서 내려다 사염,아염,날가지
국사봉에서 바라본 북쪽 방향의 강화도 마니산은
장막을 친듯 일어서있습니다.
국사봉에서 내려다본 장봉2리와
동만도 서만도가 보입니다.
동만도와 서만도,
그리고 장봉도의 끝자락 '가막머리'가 보입니다.
섬이 길고 봉우리가 많다하여 붙여진 섬 이름처럼
뒤로 모도,시도 신도까지 바다위에 장대하게 누워있는 형상입니다.
국사봉 정상에서 자전거는 잠시 숨을 고릅니다.
국사봉 소경
국사봉 정상 팔각정 앞에서 셀프 타이머 촬영
국사봉에서 하산중에
장봉2리 마을 앞 해변
장봉2리 선창에서 바라본 야달 선착장
산 기슭에는 호텔이 들어서고 있는것으로 보입니다.
장봉2리 마을
곧 꽃망울이 터질 기세입니다.
야달 선착장에서 바라본 사염,아염,날가지
야달 선착장
바다 건너편 영종도가 보이고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은 사염입니다.
야달 선착장
야달 선착장 앞의 사염과 아염 그리고 날가지 섬
야달 선착장
평생을 이곳 장봉도에서 살고 계신다는 할머니들께서는
장봉도가 살기 좋은곳이라고 귀뜸해 주시면서 포즈를 취해 주셨습니다.^^
온화하신 미소가 흡사 장봉도와 닮았습니다.
포도밭에도 가지 치기를 끝내고 봄 채비를 합니다.
이제 곧 따뜻한 봄 해풍이 불어오고 한여름이 되면
포도 나무에도 포도가 주렁 주렁 매달릴것입니다.
땅에 봄기운이 감돌자 일손도 덩달아 바빠집니다.
장봉도를 일주하는 버스입니다.
옹암 선착장에서 장봉 4리까지 수시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새순이 돋아 나고 있는 마늘 밭
장봉4리 마을
진촌 해수욕장 소경
진촌 해수욕장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해를 보면 해를 닮고
너를 보면 쓸쓸한 바다를 닮는다
신현림·시인/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중에서
진촌 해수욕장
건어장 해변
건어장 해변의 자갈밭
존재하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해서
떨쳐 버리기 위해서 여행한다.
스스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저쪽까지를 탐험할 필요가 있다.
-폴 모랑
건어장 해변에서 바라본 동만도 서만도
한들 해수욕장
약 400m정도의 해수욕장 길이에 해송이 울창하게 우거져있고
고운 모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에 오면 마음이 고요해진다고 하여 '한들'이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하는데
모래밭에 앉아 한참 바다를 바라 보니 맘이 평안해졌습니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여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한들해수욕장의 고운 모래 사장
엉금 엉금 다가 와서 친한척을 합니다.
인적을 찾아 보기 힘든 텅빈 한들 해수욕장에서 종일 외로울 듯 했습니다.
장봉1리
구름다리
구름 다리
물살이 센지 다리가 출렁였습니다.
정자에 가만히 앉아 건너편 모도와 강화도 마니산을 바라보니
생각보다 지척입니다.
모도~장봉도간 연도교의 건설 계획이 추진중에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 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영종도 인천 국제공항을 힘차게 이륙한 비행기들은
바로 이곳 장봉도 상공에서 선회를 합니다.
그래서인지 비행기 조종사들이 제일 가보고 싶은 섬 중의 하나가 장봉도라는
소문이 있다고 합니다.
구름 다리 너머 강화 마니산이 장막을 친듯 솟아 있습니다.
옹암 선착장의 인어상
탐스러운 젓가슴을 드러낸 채 한 겨울 삭풍을 견뎌냈습니다.
장봉 바다역에서 마지막 배<p.m 6시>표를 구합니다.
잘 알다시피 삼목 선착장에서는 표를 끊지 않고 바로 승선을 합니다.
자전거 승선 비용 3천원,1인 5천5백원<왕복 배삯>
장봉도에서 막배를 타고 뭍으로 나오는 배위에서 바라본
바다는 한바탕 색조의 향연을 펼쳐보입니다.
몇년전 이탈리아 카프리 섬에서 나폴리 항으로 배를 타고 나오면서
보았던 지중해의 보랏빛 낙조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는 감격을 선사해주었습니다.
검푸른 바다로 점점 내려 앉는 해가 사염과 아염,날가지섬 위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삼목 선착장에 도착 할 때쯤 해는 바다 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공항 철도 운서역에서 김포 공항 행 열차를 기다리며
귀가<공항 철도 자전거 전용칸>
단 하룻동안 장봉도를 다 돌아본다는 것은 역시 역부족이었습니다.
장봉도의 겉만 스쳐지나갔다고 표현하는것이 맞을 듯합니다.
다음 여행 때는 장봉도의 속살에 볼을 부벼 보고 싶습니다.
이 여행기의 지명등에 관한 자료는 정도령님<정중근 회장님>의 '장봉도 이야기'
라는 책자를 일부 참조했음을 밝혀둡니다.
-끝.
첫댓글 참 세상 하는거 처럼 사는군...
무쟈게 부럽습니당~ ^^;;
윤이사님 말씀대로 장봉도의 겉모습만 보고 왔을 겁니다.
등잔밑이 어둡듯이... 수도권에서 가까우면서 매력적인 섬입니다.
저의 경험상 섬은 최소 3번이상 들어가 보아야 그 진면목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1박을 하면서 낮과 밤, 썰물과 밀물때의 확연히 다른 새로운 세상을 보면 더욱 매료될 것 입니다.
저도 장봉도는 2번 들어가 보았는데... 3번째 여행은 윤이사님과 함께하고 싶군요...^^
윤이사님의 풍부한 감성으로 본 장봉도 여행기 잘보았습니다.
아침동산 정기산행을 장봉도산행으로 하면 조을거 같습니다.바다사진에서 봄이 날라오는걸 느낍니다.자알 보았습니다~~~~
카페지기님 카메라에 담긴 장봉도 참 좋습니다.....그 섬처럼 사람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칠년 그섬에 살아본 누군...몸서리치도록 장봉도 싫어 한답니다...ㅎㅎ
캔디님께서 7년이나 장봉도에서 사셨나보군요.!! 요즘 시골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 자주 듣습니다.특히 섬은 배타성이 심하지요.
무엇보다 사람에게 치이면 그곳이 싫어지기 마련이지요.^^ 캔디님께 위로 말씀 전해 드리세요^^
어쩜 섬 구석 구석을 이리도 열심히, 자세히, 꼼꼼하게 다니시고, 찍으시고, 엄청 부지런 하십니다.일 산으로 국화 따러 다닌적이 있습니다.
나도 처음에는 천국이 따로 없다하고, 낭만에 젖어, 행복에 젖어, 이나이에 무지 무지 낭만적으로 살았답니다.
섬처녀가 되어서, 섬 아줌마가 되어서 하루
진촌해수욕장에서는 까딱하면 물귀신 될뻔도 했지요. 냉철하고, 이성적인 친구 덕분에 물귀신 될 뻔하다가, 이 세상으로 환생했답니다.
이제는 원도 한도 미련도 없습니다. 그 세월을 보상받으려고, 이제는 해외여행으로 열심히 다니기로 했답니다.
진촌 해수욕장에서 물귀신 될뻔하셨다구요..ㅋㅋ 수심이 얕아 보이던데..혹시 수영에 젬병이신가요.^^ 사람은 누구나 한 두가지씩 잊지 못할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듯 해요.
캔디님의 장봉도에 얽힌 사연처럼요.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공지영의 시 한줄 남겨요.^^ "무엇을 잃어 버리는 것이 꼭 나쁜 일은 아니겠지요.기억 뒤로 세월이 덮이면
때로는 그것이 추억이 될테니까요.삶은 우리에게 가끔 깨우쳐 줍니다.머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이 주인이라고. <공지영/빗 방울 처럼 나는 혼자였다 중에서>
물이 들어올때는 무지 빠른 속도로 들어오는데, 난 천하태평이었지요. 나무위로 가야될 지경인데, 강아지를 두마리씩 끌어안고, 허부적 거렸으니, 얼마나 정신이 없었겠어요. 홀딱 젖은 옷을 입고, 한참을 뺑 돌아서 간신히 차로 왔답니다. 오는 도중에 운동화는 다 버리구요. 아찔한 추억이네요.
맞아요..바닷물은 의외로 들물때는 빨리 차오르더군요..여유 부리다가는 큰 봉변을 당합니다.저 역시 무의도 해벽 등반 갔을 때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