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회관 첫 민간인 관장 예정자, 문화계 반발
부산일보 박세익 기자 2013-07-03 [11:05:31] | 수정시간: 2013-07-03 [14:49:14] | 2면
박성택(58) 전 예술의전당 사무처장이 부산문화회관의 첫 민간인 관장 예정자로 결정됐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를 둘러싼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시 인사위원회는 개방형 직위로 전환된
문화회관장직에 대한 첫 채용 시험에서 1987년 서울 예술의전당에 입사해 지난해 1월 사무처장직을 퇴직한 박성택 씨가 최종 합격했다고 2일
공고했다. 3명의 최종 후보 가운데 시장의 낙점을 받은 박 임용 예정자는 신체검사와 신원 조회 등에 결격 사유가 없으면 조만간 문화회관장으로
정식 임용될 예정이다. 박 씨는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85년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광고디자인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2010년에 추계예술대학교 대학원 예술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박성택 전 예술의전당 사무처장
'조직 운영 부실' 지적된 사례에
"市고위직과 지연·학연" 구설도
그러나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역 사회에서 뜨거운
논란을 빚고 있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과 관련, 박 씨가 최근 부산시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언행을 보여 왔고, 지역 연고가 없는 박 씨가
500명에 달하는 시립예술단을 이끌며 부산문화회관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종합
감사에서 예술의전당 사무처장으로서 조직 운영 등에 대해 총체적인 부실이 지적된 전력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지역의 한 예술인은
"문화회관장 누구, 비엔날레 운영위원장 누구 하는 이야기가 떠돌았는데 그게 현실이 되고 있다. 시청 고위직 인사와의 지연 학연 등을 통해 사람을
정해 놓고 채용을 진행한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며 "임용 예정자는 예술의전당에서 전문성과 능력 부족 등으로 사실상 밀려난 인물이라는 평이
많다. 보다 참신한 인물로 발전을 꾀할 수 있을 텐데 정말 답답하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부산시립예술단지부 관계자는
"부적절하게 문화회관장을 임용한 사실이 만에 하나라도 드러난다면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채용과 관련한 내용은 비공개 사안"이라면서도 "문화회관장 최종 합격자와 관련된 정부 감사 결과는 '주의' 정도로, 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문제였고, 관련 소송도 승소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징계 등의 결격 사유가 없어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성택 씨는 "이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일들로 사람을 매도하고, 지역 문화계가 거기에 휘둘리는 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일과
관련된 요구로 서로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세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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