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시험을 치르고 오랜 기다림 끝에 잡은 행운, 한국행! 이주노동자들에겐 한국행 항공편에 몸을 실으며 코리안드림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노동자로서의 삶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3D업종에서의 고된 노동 강도만이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시선이 결코 호의적이지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매년 이주노동자 수요에 대한 요구는 늘어나는 반면, 매년 의료와 복지 시스템은 늘거나 확대되지 않고 있다. 그 가운데 이주노동자 산업재해율이 내국인보다 갑절 이상 높은 현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방치할 것인가? 결코 그럴 수 없다.
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수의 비율을 뜻하는 재해율(Disaster rate)의 경우 2010년말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를 2천 4백만 명으로 놨을 때, 전체 업종은 0.70%, 제조업은 1.04%, 건설업은 0.65%이다.
반면 전체 노동자의 2.93%에 이르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산업재해율은 정확하게 통계가 잡히지 않고 있는데, 안전보건공단 2012년 1월 보고(vol.269)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자의 5%에 이른다. 단순노무직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의 97.2%가 제조업에 근무하고, 방문취업으로 입국한 중국동포들의 경우 46.5%가 건설업에, 38.5%가 서비스업에 종사한다는 점을 놓고 보면, 이주노동자 산업재해율은 내국인 노동자보다 평균 2-3배 이상이라는 유추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주노동자 산업재해율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금년도 외국인정책 시행계획에서 예산을 새롭게 편성했다는 말이 없다.
산업재해는 당사자만이 아니라, 그 가족의 생계와 행복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재난이다. 그런 면에서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입국 후, 조기 정착을 위해 실시하는 국내 취업 교육에서 산업재해 예방 교육을 좀 더 심도 있게 실시해야 하며, 주기적인 산재예방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이들의 사고가 언어소통상의 문제라는 점을 인지한다면, 한국어교육에 대한 투자 역시 중요하고, 산업현장에서의 어려운 안내문을 쉬운 말로 바꾸고, 이주노동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안내문에 현지어를 병기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령, ‘손대지 마시오’ 하면 될 것을, ‘촉수엄금’이라고 하고, ‘들어오지 마시오’ 하면 될 것을 ‘관계자외 출입엄금’이라고 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아무 쓸데없는 안내문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처럼 산업재해율을 낮추는 데는 관심과 배려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우리사회가 이주노동자 산업재해율 감소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