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 바람 속에 술이 몇 순배 돌고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대박’이 제안한다
“1월에는 충무마리나에 방 잡아 한잔 하입시더 ‘해파남’ 니가 공지 올리거라이”
× ×
장소가 마리나리조트에서 수국도 작가촌으로 바뀌었단다
마리나 보다는 분위기나 경치나 모든 게 훨씬 더 낫다나?
‘물깃’님 ‘만복대’ ‘산돌이’ '뫼가람‘은 오전 10시에 출발하고
‘강산애’ ‘작은세개’ ‘아멜리아’와 나는 오후 4시에 출발한다
맛있는 것 다 먹어 버릴까봐 ‘작은세개’는 죽어라 밟아 댄다
보통 150-160으로 달려간다
출발 20여분 후 전주 진안간 도로에서 ‘만복대’에게서 출발 확인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원한의 웅석봉(태극종주때 야간산행으로 혼자 내려 온 기억...)을 스쳐 지나는데 또 전화가 걸려온다
“어디쯤이예요?” 착~ 가라앉은 게 술이 거나한 목소리다
“응 산청 지나가”
“누가 운전하는데 여태 거기와요? 빨리 오세요” 하고는 끊어 버린다
통영 시내로 나와서 횟집을 잡아 한잔씩 하고 있다는데 일찌감치 맛들이 간 것 같다
이윽고 통영시내로 접어들었는데 장소를 찾을 수가 있어야지...
횟집 주인과의 통화만도 3-4번 이상을 하고 길거리에 세워 놓고 물어보고....
헤맨 끝에 시계탑 오거리 부근에서 마중 나온 ‘만복대’와 횟집 주인을 만난다
그리고도 미로 같이 골목골목을 돌아 들어가니 에고 초행에 말 만 듣고는 찾기 불가능,
잔치방으로 들어서니 모두들 얼굴이 불그죽죽 하다
10시에 전주에서 출발한 팀 외에 ‘대박’ ‘실리’ ‘해‘씨 부부 ’치명타‘ 이렇게 9명이 모여 있다
상 위에는 온갖 해물이 망라되어 있고 방 이 구석 저 구석에는 빈 소주병 깨나 뒹굴고 있다
이쪽 지방에는 소주가 1병에 만원 이란다
그 대신 안주는 그냥 나온다니 어떤 게 이득인지는 곰곰이 한번 따져 볼 일이다
암튼 미리 정보를 받고 대포알 2개를 날진병에 살짝 넣어 갔으니 9만원은 이익 봤지???
그리고는 주인에게 너스레를 떨었지 후발로 도착한 사람들은 술을 많이 못한다고.....
대리운전을 불러 목적지인 수국도로 가는데 대리운전 기사가 좀 놀라는 기색이다
수국도 작가촌은 일반인들은 못가는 걸로 알고 있고 자기도 한번도 못 가봤단다
그리고는 우리를 작가로 보는 눈치다 흠...
수국도로 들어가는 다리 (‘작은세개’ 작)
차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 약 15분정도 걸어 섬으로 올라간 뒤 아담한 외딴 별채로 들어간다
베란다는 바다로 향해있지만 밤이라서 그냥 검은 빛만 펼쳐져 있다
뒤늦게 울산의 ‘지계주’님이 마지막으로 합류한다
모두 14명인가?
자 이제 할 일이 뭔가
금상첨화라 해야 할지 설상가상이라 해야 할지 비까지 부슬부슬 내려주네
조촐한 저녁
배 속이 안 좋아 술도 못 먹고 힘이 하나도 없는 ‘산돌이’
저 여자들은 뭐가 좋아서 저 난리지?
‘옳지 쭈욱 들이켜’ ‘치명타’에게 술 먹이는 ‘뫼가람’
전주에서 가져 간 이강주 2병, 동동주 1말, 양주, 소주 등등.....
몇 시까지 먹었는지 얼마나 먹었는지.....
모두 잠들고 난 뒤 ‘작은세개’ 디카로(내 것은 후레쉬 장착하기 귀찮아..)
곯아떨어진 모습들을 한 명씩 찍어 뒀는데 ‘작은세개’가 올릴 줄을 모르나 빨리 안 올리네
<잠 든 모습들>(사진에 빠진 사람들은 너무 엽기적인 모습이라 차마... 뺐음)
귀여운 ‘뫼가람’
누가 지 가슴을 더듬기라도 할까봐?
키키 꿈속에서 아마 시궁창을 헤매고 있을걸....
‘만복대’ 손 저리겠다
끈끈한 울산, (쌍꺼풀 수술 후 잠이 들었는데도 저렇다 도둑은 안 맞겠네)
불을 껐는데 잠이 안 온다. 술이 덜 되었나? 뒤져보니 이강주가 좀 남아 있다
깜깜한 거실에 엎드려 청승맞게 몇 잔 기울이다 나도 잠이 든다
“기상!! 기상!!”
‘해파남’이 각오를 했는지 당차게 외치고 다닌다
하지만 모두 꼼짝도 안 한다
‘실리’가 가세를 하여 몰아 세워 보지만 아래 것들 보다 윗 분이 더 많을 걸 어떡하나
‘뫼가람’이 베란다로 나가 보더니 희색이 만연하여 부르짖는다.
“에이, 비가 오네”
그러자 자는 척 하던 군상들 너도 나도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비와??? 그럼 못 가겠네” 하며 모두 반가워하는 눈치다
바야흐로 산행 포기하고 술에나 젖자는 분위기다
맨 먼저 ‘지계주’님이 해장을 하자며 동동주 통을 찾는다
이 순간 ‘해파남’이 대강 자기 짐을 챙겨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빠져 나간다
그대로 있다가는 아침부터 술에 맞을 게 뻔하니 대피하자는 심산이겠지
그러다가 흐름이 바뀌는 불상사가 생긴다.
산행은 이미 물 건너갔다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잠을 자려는 ‘아멜리아’를 쫒아 다니며
“기상! 기상! 산에 가야지!! 빨리 일어나요” 하며 흔들어 대는 ‘만복대’에게 ‘아멜리아’가
앙칼을 부린 것이다
“가시지도 않을 거면서 왜 자꾸 그러세요!!”
순간 분위기가 머쓱해 진다
..................
...............................
‘강산애’와 ‘대박’ ‘실리’등이 절충안을 낸다
“산에 가든 안 가든 배는 한번 타고 봅시다”
“먹어도 섬에서 먹읍시다”
“일단 여기서 나가죠 ”
이리하여 라면과 맨밥으로 아침을 뜨는 둥 마는 둥 하고 행장을 꾸려 수국도를 떠난다
우리가 머물렀던 섬, 수국도 (왼쪽에 은은히 보이는 건물이 우리가 있었던 별장)
걱정스레 수국도를 걸어 나오는 일행
이때가 08:00경, 무심한 날씨마저 서서히 개고 있다
‘실리’가 전화를 해보더니 09:30에 사량행 배편이 있단다
09:10경 도선장에 도착
짐을 내리는 일행
선착장 주차장에 차들을 주차하고 모두들 매표소 대기실에서 걱정스레 서성인다
아마 인근에 대포집이라도 있었으면 모두 주저앉을 것에 올인!!!
배가 도착하고 모두들 체념상태로 배낭을 들쳐 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뺑돌거리며 배낭은커녕 신발도 샌들을 신고 있다 (마지막 순간에 신발만 바꿔 신었음)
‘실리’는 집에 일이 있다며 작별을 한다
배 안에서 훌라판이 벌어지고 다른 사람들은 뜨끈한 바닥에 등을 붙이고 모자란 잠에 빠진다
처량한 뱃고동 소리와 함께 정확히 40분만에 사량도에 도착한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앞에 버스가 떡 버티고 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하수구에 물 빨려
들어가듯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다
우리 머릿수를 카운터 하던 ‘해파남’이 1명이 모자란다네... 누군지 금방 파악이 안 된다
누가 없는지 서로서로 확인을 하는데, 이미 부두를 떠난 배 갑판 위로 멋지게 등장하는...
어리버리 넘버 투 ‘작은세개’ 화이팅!!!!!
한참을 정지해 있던 배가 하는 수 없는지 다시 부두로 돌아와 ‘작은세개’를 토해놓는다.
“아저씨 배 좀 돌려줘요“
“휴~ 다행이다” (배가 돌아오는 중)
보무도 당당 ‘끌끌 젊은 사람이....’ 뒷 편에서 혀 차는 소리가 들리네 들려...
산행 등기점인 돈지마을로 가는 버스 속,
해장술에 얼큰한 ‘지계주’님이 시시콜콜한 농 섞인 끊임없는 질문으로 버스기사를 괴롭히는데
나이 지긋하고 무던한 기사님은 싫은 기색 없이 일일이 답변해 준다
돈지마을에 도착
한가닥 희망이 스러진다. 거기에도 주저앉아 머무를 곳이 없었던 것이다
아마 순서를 매긴다면 가장 실망한 사람 1등이 ‘치명타’ 2등이 ‘만복대’ 순 일걸???
그래도 혼자 잘 논다며 떨어지려고 하는 ‘치명타’를 ‘해’씨 부부가 잡아끈다.
돈지마을에 도착한 일행
10:45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들 마냥 산행을 시작한다.
무거운 발걸음
입에서 단내는 뿜어져 나가고 신선한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헛구역질과 함께 약간 정신이 맑아진다
그래도 모두들 힘이 들긴 드나 보다 거친 호흡에 조그만 골짜기 하나가 술 냄새로 진동한다
첫 번째 휴식 (뒤 편 가운데 머리를 감싸 쥐고 있는 ‘작은세개’가 애처롭다)
11:17 바다가 보이는 능선에 올라선다
이제 산행시작 30분이 조금 지났는데 물들이 쓰이나 보다
↑ ↓ 능선에 도착...
한번 쉬면 일어 날줄을 모르고 진행도 노닥노닥 완전 유람이다
나는 배낭도 없이 나섰는데 카메라가 목에서 대롱거리고 자세도 영 안나온다
하는 수 없이 ‘아멜리아’ 배낭을 빼앗아 맨다
경치를 감상하는 일행
1시간도 채 못 되어서 또 맥주와 홍주로 술판이 벌어진다
모두 홍어 속일 텐데 술잔만 디밀면 마다하질 않는다
하긴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술자리를 펼치니 아무리 먹어도 취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긴 하다
맥주에서 홍주로...
비교적 컨디션이 좋은 ‘산돌이’와 ‘아멜리아’와 선두로 출발한다
길을 잘못 들어...내려 갈 곳 있나???
‘해파남’을 필두로 몇몇은 내려오고 몇몇은 우회한다
12:27 지리산
일행을 기다릴까 하다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뭣해서 다시 출발한다
나중에 말을 들으니 지리산에서 햄 볶아서 양주를 깠다나???
코스는 점점 난이도를 더해간다
선두로 나선 ‘산돌이’와 ‘아멜리아’
<‘아멜리아’의 분투>
오르고...
내리고...
가마봉에 가까워 올 무렵 뒤편으로 ‘해’씨 부부가 달랑 둘이서만 따라 붙는다
30-40분 이상 거리까지 시야가 트여 있는데 다른 일행은 보이질 않는다
보나마나 있는 술 다 거덜 내고 탈출했겠지
<우리는 부부>
“냄편아~ 좋재이~~”
“저리 치라마 튄다”
“그만좀 무라” “내가 얼마나 무따고 흑~”
다정한 부부
오히려 ‘해파남’이 더 더듬거린다
에구 너무 멀리 잡았네
밧줄로 오르내리는 가마봉 부근의 난코스들을 ‘해질녁’과 ‘아멜리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쉽게 처치해 버린다
↑↓ 겁 없는 ‘해질녁’과 ‘아멜리아’
먼저 내려간 ‘해질녁’이 ‘아멜리아’ 사진을 찍어준다
평화로운 포구, 이런 포구가 몇 개나 있는지 기억도 안난다
14:17 돌 솟대가 있는 옥녀봉
처음에는 암벽이 있는 높은 봉이 옥녀봉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
정상 부근에 산불이 났었나보다 여기저기 아직 잔불이 남아있는 듯 하다
연기 나는 곳을 ‘산돌이’가 흙으로 덮는다.
잔불을 끄는 ‘산돌이’
우리 목적지인 금천 선착장이 바로 눈앞에 내려다보인다.
여자들만 찍어주고 자기는 차별한다고 울어대서 한 컷~
14:41 KT 사량지사 담 옆으로 내려오니 도로,
‘해파남’이 일행에게 전화를 해 본다
모두 탈출했으리라 생각하고....
‘뫼가람’과 통화가 되었다 선착장에 있는데 3시 배가 있고 다음 배는 5시 10분 마지막 배란다
우리는 돌멍게에 하산주는 포기해야 할 걸로 생각하고 부랴부랴 발걸음을 재촉하여 매표소에 도착하니 3시 5분전.... 그런데 ‘치명타’와 ‘뫼가람’만 보일뿐 아무도 없네
‘치명타‘는 무심히 길 따라 가다보니 도로가 나오더란다
바로 뒤이어 ‘물깃’님과 ‘대박’이 도착했다 다른 일행을 물어 보니 모른단다
완전히 뿔뿔이 흩어졌군
‘만복대’에게 전화를 해보니 어딘지 알지도 모르는 조그만 포구라나??
어차피 3시 배는 떠나가고 다음 배까지는 2시간이 넘게 남았으니 하산주 먹을 일만 남았군
술보다 잠이 더 좋은 ‘작은세개’
‘강산애’의 발악 (뭣 땜에 저러지??)
돌멍게와 키조개를 시켜 술판을 시작하는데 마지막 일행이 히치를 하여 합류한다
근데 공짜가 아니라 1만원을 주었단다 야박도 하지...
‘지계주’님과 ‘강산애’는 그야말로 만고강산 되어있다
산에서도 몇 바퀴를 굴렀는지 볼과 머리 속까지 상처투성이다
‘지계주’님 왈 “이런 거 올리지 마이소!” 오호라 하지만 저널리즘이란 게 어디 그럴 수 있나
“용서하십시오 계주님 광속단 식구들의 알 권리 때문에 부득불....”
돌멍게 껍질을 소주잔 삼아 건배~
해삼, 홍삼, 흑삼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아줌마
↑↓ 라면타임
라면을 마지막으로 하산주를 끝낸다
<‘지계주’님의 스페셜 스토리>
11:40경 씩씩하게 올라오시는 모습
“니 안인나나!” (어른 앞에서 버르장머리없이..)
15:30경 영광의 상처?
잃어버린 눈
맥주잔과의 맞절
퍼져가는 라면발
‘연행’ (모처럼 민중경찰이 본분을 다하나?)
돌아오는 배 속에서는 모두 곯아 떨어진다
선착장 주차장에서 또 한번의 해프닝이 벌어진다
어리버리 막내인 ‘해파남’이 키를 뒷좌석에 놓고 문을 잠가버린 것
‘뫼가람’이 젓대질을 해보지만 헛 일, 결국 보험사에 전화를 해서 서비스를 부른다
도산면 삼거리에서 맥주로 아쉬운 이별주를 나눈다
이번에 창원팀에게 너무 신세를 많이 졌다
그래서 3월 3째주에는 전주팀 주최로 개선골에서 흑돼지를 잡기로 약속한다
돌아오는 길에는 식구가 바뀐다.
뱃속도 안 좋고 애들 땜에 빨리 집에 가야한다는 ‘뫼가람’이 ‘작은세개’가 운전하는
우리 차로 오고 ‘강산애’가 ‘물깃’님이 운전하는 ‘만복대’차로 간다
돌아오는 길에 말 못 할 이유로 차 안에 싸늘한 침묵이 계속된다
그 정적을 전화벨이 깬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만복대’에게서 온 전화다
“동주형, 인월에 어탕집 상호가 뭐죠??”
참으로 요상한 놈들이다 ‘만복대’나 ‘산돌이’나 남원놈들이고 또 어탕을 좋아하는 놈들이
어탕도 싫어하고 집도 전주인 나에게 그걸 왜 물어??? 참내...
“두꺼비어탕이야!!!”
우리도 전주에 도착하면 하산주를 해야 할 건데 ‘뫼가람’ 뱃속도 안 좋다하고.....
그런데 마침 ‘뫼가람’이 먼저 말을 꺼낸다
“화심에서 순두부에 막걸리나 하고 갈까요??” 하하 지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누가 마다할까
배부른 화심의 두부집들은 9시가 조금 넘었는데 모두 문을 닫았다
하는 수 없이 아중리에서 두부김치에 소맥으로 하산주를 떼운다
‘뫼가람’과 ‘작은세개’는 디지게 맛 없는 콩나물국밥을 맛있게도 먹는다
첫댓글 잘 생긴 띨리 사진은 하나두 없다... ㅠㅠㅠㅠㅠ
음~~~~고민이네.영 아닌데 정말올려????
그 때 대화 내용이 그게 아니었는디!! [아찌:뭐 하고 있으요??],[나:아찌, 그냥 갈래요!!],[아찌:뭔 소리요! 빨리 내리이소.],[나:A!C! 그냥 되돌아 갔으면 쓰것고만^^*^^]
전 만복대님 덕분에, 못 먹는 술 안 먹고 ,인심 쓰고 일거양득이죠.
사량도.. 지리망산.. 아 가고 잡다. 가신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작은섹개님은 나이가 몇개인데 아직도 내리는 곳을 모르다니.. 에고.. 술이 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