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대종주 (화엄사에서 대원사)
대중교통을 이용한 지리산 종주.
50km 산행거리의 종주코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구에서
구례까지 가는 길과 시간이 만만찮다.
KTX로 오송가서 다시 구례구역으로..
구례에서 게스트하우스 1박 후
한밤 02시반에 택시타고 화엄사 입구에 섰다.
03시 화엄사를 기점으로 화대종주를 시작한다.
산속 짙은 어둠을 손전등 하나로
땅만 보고 걷는다.
3시간반 후 무넹기에 도착했다.
성삼재에서 오르면 가볍게 오를 거리를
엄청 힘든 코스로 올랐네.ㅠ
어둠에 길을 잃을 뻔해 수없이 확인하고
오르다보니 예상보다 늦었다.
여명이 밝아오는 코재를 지나면서
더욱 가파른 길을 오른다.
코가 땅에 닿을 만큼 힘든 재라해서 코재란다.ㅋ
무넹기에 당도하니 벌써 중천이다.
운해의 광경을 노고단에서 기지개를 켠다.
노고단에 올라 사방 뚫린 시야를 점검하고
오늘 나아갈 방향을 주시한다.
노고단고개,임걸령샘,노루목,삼도봉,
연하천대피소 지나서
벽소령대피소가 오늘의 종료점이다.
오늘 산행은 +22km 까지 걷는다.
2달전 반야봉 등정시 같은 종주길을
다시 걷고있다.
그땐 한여름..지금은 초가을.
벽소령의 보름달을 맞이해야 하는
목표가 있어서
벽소령까지가 오늘 산행길이다.
삼도봉.토끼봉.영선봉.형제봉.
넘어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며
벽소령대피소에 당도했다.
드디어 오늘밤 지리산5경
벽소명월을 맞이한다.
한밤에 벽소명월 보기위해
이곳에 1박을 정했다.
푸른 보름달이 궁금했다.
오늘 22km.15시간 산행.
둘째날)
어제 무리했나..
오늘 천천히 10km정도 걸어서
덕평봉. 칠선봉.영신봉.
세석평전.촛대봉.연하봉.지나
연하선경을 음미하며
장터목대피소까지 느긋하게 진행한다.
이른 아침 능선따라 구름 위를 걷는다.
제법 쌀쌀하다.
가을 단풍은 울긋불긋.. \
오색의 풍경을 담고 능산길을 오르고 또 오른다.
오늘 하늘 더없이 맑고 높다.
티없는 하늘아래 운해가 머물고 있고
세한 공기를 멋있게 들이킨다.
세석평전을 지나 촛대봉에서 갑자기 온 세상이
곰국으로 변해가는 운해가 덮었다.
아쉬운 기상으로 변했다. 곧
세찬 바람과 함께 운해를 걷어내고 있다.
가까운듯한 높은 천왕봉만
구름바다 위 떠있는 섬 같다.
엄청난 장관을 짧은 시간 펼쳐지고
다시 푸른 창공이 나타났다.
촛대봉,연하봉 지나
연하선경 길을 걷고 있으면서
아름다우 길임을 실감한다.
가을의 여유를 맛보며 종주능선을
올랐다 내려갔다 반복하기를 여러번..
장터목에서 여장을 푼다.
장터목에서 묵은 적이 있으니
낯설지는 않다.
내일 일출을 준비하며 일찍 잠을 청한다.
셋째날)
6시34분 일출시간 -2시간 전
천왕봉을 향해 오름을 시작한다.
어둡고 추운 가을 새벽.
비바람이 몰려와 일출은 없다.
랜턴 등 하나에 의지하고
온 세상이 암흑의 연막탄 속에
한걸음 한걸음씩..
6시 정각에 천왕봉에 올랐다.
'한국인의 기상이 여기에서 발원하다'
일출을 기다릴 조차..
세찬 비 바람으로 몸을 가눌기가 힘든다.
기대한 일출은 없고
차디찬 빗줄기와 어두운 여명을 맞는다.
두손 모아 잠시 기원한다.
거친 하산길 18km를 내려가는
힘든 11시간의 여정이 남아있다.
중봉.써리봉.치밭목대피소.유평리로 하산하는
끝도 없는 오르고 내리길 반복..
길고 긴 유평마을까지 비 맞으며 힘든 길을..
오색낙엽을 밟는 짧은 시기가
비바람에 의해 푹신하고 화려한 융탄자로 변했네.
50km 화대종주를 완성하고
돌이켜 보니
완주코스의 봉우리를 10개 넘어왔고
모두 정상을 찍고 능선길을 가는 코스였네.
푹 젖은 몸과 굵은 비 바람 때문에
돌아오는 일정을 수정하여
콜택시로 진주역 까지 가서 KTX로
귀가 길을 서두른다.
15+10+11=36시간. 50km 산행(2박3일)
\
첫댓글 사진만으로도 지리산 정기를 받은거 같습니다.
힘든 일정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