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George Orwell, Eric Arthur Blair 1903-1950)
그에게 평생의 업은 작가였다. 그러나 그는 영국 식민제국의 경찰 홈 따기 일꾼, 접시닦이 서점 직원, 막장 광부, 임시 교사, 농사꾼, 잡화상, 방송작가, 종군기자 등 수많은 직업을 거쳤다. 이는 안정적으로 글을 쓰기 위한 소득원이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또 한편으로는 편하게 사는 것에 대한 남모를 죄의식 그리고 사회 밑바닥 구성원들의 삶을 모르고서는 결코 글을 쓸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가장 낮은 곳, 가장 험한 곳, 가장 위험한 곳에 스스로 걸어 들어갔으며 그 체험을 통해 인간성의 심연과 시대의 흐름을 통찰했다. 전체주의와 파시즘의 위협 속에서 자유와 진실 그리고 인간성을 지켜내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정치적 행위로서의 글쓰기'였다. 그에게 모든 글쓰기는 프로파간다였으며 거짓과 위선에 대한 비판은 '지적인 정직함'의 문제였다.
평생을 투쟁적으로 글쓰기에 매진했던 그는 폐병으로 숨지기 직전까지 침상에서도 글쓰기에 매달렸고, 소설 『1984』의 타이핑 작업을 하느라 건강이 크게 상해 결국 숨지고 말았다. 그 소설에 나오는 낯선 용어들을 오자 없이 제대로 타이핑할 수 있는 사람은 조지 오웰뿐이었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살았다는 말조차도 그에게는 너무 평이한 표현이다. 총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전장을 누볐고 스스로 지하갱도로 걸어 들어갔다. 그는 가장 힘들게 살고 싶어 했고 또 그렇게 살았다. 그러지 않고서는 그런 작품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흔여섯에 생을 마감한 그는 자신에 대한 어떤 전기도 쓰지 말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