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본이 되는 태권V의 키에 대해서는 20~100m까지 다양한 설이 있었다. 우리는 김청기 감독이 주장한 ‘56m설’을 공식 채택하기로 했다. 태권V의 무게는 어디에도 공식 자료가 없었다. 우리는 한국의 첫 휴머노이드 휴보(HUBO)의 키(1.2m)와 무게(54kg)를 근거로 태권V의 무게를 계산했다. 약 5,600t이 나왔다. 태권V는 첨단 소재를 이용했을 것이며 훨씬 가벼운 무게로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가정에 근거해 5,600t의 1/4, 즉 1,400t을 태권V의 무게로 계산했다.
과학자들의 자문을 토대로 재료, 센서, 에너지원, 구동기, 시스템 디자인, 동작제어, 무기, 비행, 뇌파조종, 기지 등의 10대 기술을 선정했다. 다른 기술도 필요하겠지만 56m의 거대 로봇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이었다. 태권V는 다양한 태권도 동작을 소화해내고, 자유롭게 비행하며, 뛰고, 달리고, 공중 제비돌기도 한다. 내려치기 한 번에 적 로봇이 부서지고, 가슴에서 광자력빔을 발사한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때론 치밀한 논리와 계산으로, 때론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해 10대 기술을 완성했다. “태권V 10대 기술을 생각해 주세요”라는 첫마디에 황당하다는 웃음을 지었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꾸었던 꿈을 복원하기 위해 진지하게 매달렸다. 모든 이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태권V가 부활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이제 독자들이 1976년 시작된 상상을 즐기며 18층 건물 높이의 태권V를 신나게 조종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