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캐럴 드웩. (2017). 『 마인드셋 』스몰빅라이프
목사로 살다 보니, 여러 교인들을 상대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반갑고, 어떤 사람은 오래 기억된다. 개중에 안타까운 사람은 도무지 변화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오랜 세월 동안 말씀을 들었으니 생각과 태도가 바뀔 만도 한데, 요지부동인 경우를 보면 설교를 듣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싶다. 하여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넌지시 알리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
스텐퍼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그 이유를 ‘마인드셋, 마음가짐’에서 찾는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마음가짐, 곧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이 있다. 이 둘은 정확히 이분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뒤섞여 있으되, 어느 쪽의 경향이 더 크냐의 문제이다. 고정 마인드셋은 지능과 재능은 정해져 있고 때문에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마음의 태도이다. 그래서 성장의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하고, 자신의 부족함과 허점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기에 도전과 역경을 쉽게 포기하고 노력을 하찮게 여긴다. 비판에 대해서는 무시하게 되고, 남의 성공에 대해서는 위협을 느낀다. 결과적으로 현재 수준에 정체되어 있고, 자신의 잠재력을 사장시키고 만다. 반면에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지능과 재능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결과에 앞서 배우는 과정을 즐긴다. 도전과 역경에 맞서 싸우며, 목표를 향한 노력의 가치를 인정한다. 비판을 통해 배우고 다른 사람의 성공에 대해 교훈과 영감을 얻는다. 이들은 결국 잠재력을 발휘하여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 저자는 고정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도 얼마든지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할 수 있다’는 식의 구호와 조언을 갖다 붙인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333), 즉 세계관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이다.
책을 읽으며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뀔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했다. 마인드셋과 신앙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찾아보았으나, 놀랍게도 그런 자료를 찾을 수는 없었다(내가 연구해볼까?).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성경은 그리스도인에게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자라갈’(엡4:13) 것을 요구하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시는 하나님’(빌4:13)에 대해서도 말씀한다. 또한 ‘믿음에는 능치 못함이 없음’(막9:23)을 강조하지 않는가? 그러니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성장 마인드셋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긍정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는 내게 안타까운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어려운 생활을 좀 더 개선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변하려 하지 않고, 도전하려 하지 않는 태도를 만날 때 그러하다. 약간의 노력이면 될 일을 포기해버려서, 여전히 어려움 속에 사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깝지만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믿음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며,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사랑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장 마인드셋을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 않지만, 목사인 나는 어렴풋이 그것이 무엇일지 아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자신을 참되게 사랑하게 된다면, 성장하길 원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고양된다. 그리고 그러한 사랑은 우리 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